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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장관 "성남시 어린이집 사건, 성폭력 아닌 성적 일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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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최근 논란이 된 경기 성남시 중원구 어린이집 사건과 관련해 ‘성폭력이라는 개념으로 접근하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을 5일 밝혔다. 관련 대책을 고민하고 있다고도 말했다.

“성폭력이란 용어 부적합..아동 보호 여지 없어져” #“유사 사례 발생 시 기관 교육 등 매뉴얼 만든다”

박 장관은 이날 오전 서울 정부청사에서 열린 관계부처 합동의 ‘K-뷰티 미래 화장품산업 육성방안’ 관련 브리핑을 한 뒤 기자들과 만나 “6세 미만 아동에 대해 성폭력이라는 용어 자체가 부적합하다”고 말했다. 박 장관은 “보건복지부에선 아동 보호에 최우선을 두고 가해자, 피해자가 아닌 두 아이의 심리적 트라우마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방향에 초점을 두고 대책을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어른에 적용되는 성폭력이라는 용어를 쓰면 아동을 보호할 여지가 없어진다. 그런 점을 조심히 해서 성폭력이란 용어를 쓰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다. 쓸 수 있는 넓은 범위의 용어는 ‘성적 일탈행위’”라고 재차 강조했다.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저작권자 ⓒ 1980-2019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출석해 답변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저작권자 ⓒ 1980-2019 ㈜연합뉴스. 무단 전재 재배포 금지.>

박 장관은 “사실관계가 중요하니 성남시 관계자들과 전문가 의견을 들었다”며 “그 과정에서 아이들의 성적 일탈행위 인식이나 대책이 참 부족하단 걸 알게 됐다”라고도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유사 사례가 발생할 때를 대비해 “아이들의 경우 어떻게 교육해야 할지 그런 일이 발생했을 때 기관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매뉴얼을 만들고 있다”며 “동네에서 (사건이) 일어났다고 해서 복지부가 빠질 문제는 아니고 부처를 망라해서 아동보호 차원에서 적극 들여다보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장관은 “발달과정에서 보이는 이상행동을 어떻게 적절하게 아이들을 보호하면서 대처할 수 있는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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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박 장관은 지난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성남 중원구가 지역구인 신상진(자유한국당) 의원이 사건 관련 복지부 대응 상황을 묻자 “사실을 좀 더 확인해야 한다”면서도 “어른들이 보는 관점에서의 ‘성폭행’으로 보면 안 된다. 아이들의 발달 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모습일 수 있는데, 과도하게 표출됐을 때는 어떻게 처리할 것이냐 문제가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실 확인 이후에 전문가 의견을 좀 더 들어보고 결정하겠다”고 덧붙였다. 박 장관의 이러한 발언은 “가해자를 두둔하는 것이냐”는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이어지자 복지부는 이날 오후 보도설명자료를 통해 “성남시 소재 어린이집 재원 아동 성 관련 사건과 관련하여 12월 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의 복지부 장관 발언은 이번 사건에 대한 장관의 견해가 아닌, 아동의 발달에 대한 전문가의 일반적인 의견을 인용한 것이며, 사실관계 확인 후 전문가의 의견을 듣고 결정하겠다는 취지에서 한 발언”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피해 아동과 부모, 그리고 사건을 바라보며 마음 아파하는 국민의 마음을 깊이 헤아리지 못한 발언으로 매우 죄송하게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황수연 기자 ppangsh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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