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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여성신문에 승소했으나 내 잘못 분명…배상액 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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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 [연합뉴스]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 [연합뉴스]

탁현민 대통령 행사기획 자문위원이 여성신문과의 송사가 마무리된 것을 알리며 “지난 2년간 내가 받은 모욕에 대해 ‘스스로 자초한 부분’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는 소회를 밝혔다.

탁 위원은 지난달 29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통쾌하기도 했고 이겼다는 생각도 들었고 어느 정도 복수했다는 생각도 들었다”면서도 “이 소송의 승소는 ‘사실’여부만가릴 뿐 내가 자초했던 ‘실수와 잘못’까지 사라지는 것은 아님이 분명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록 어떤 사람들은 그 실수를 과장하고 이용했지만 어쩌면 그 또한 내가 자초한 일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탁 위원은 2017년 7월 여성신문이 보도한 '제가 바로 탁현민의 그 여중생입니다'라는 제목의 기사에 대해 본인과 무관한 기사에 본인의 이름이 들어가 명예가 훼손됐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1심 재판부는 여성신문이 탁 위원에게 1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고 2심은 피고 측이 원고에게 500만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최근 여성신문이 2심 판결을 받아들임으로써 해당 사건은 종결됐다.

[탁현민 자문위원 페이스북 캡처]

[탁현민 자문위원 페이스북 캡처]

탁 위원은 이날 “2심 판결이 나고 판결문을 오랫동안 읽었다”며 “처음에는 내게 유리한 내용만 읽혔고 몇 번 더 읽으니 유난히 한 문장이 내게 들어와 박혔다”고 설명했다.

탁 위원은 판결문 내용 중 ‘그러나 스스로 자초한 부분도 있으니’를 거듭 소개하며 “여성신문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악의적으로 게시해 내 명예를 훼손하고, 그보다 더 많은 언론도 그러했지만 (중략) 그랬어도 나는 지난 2년간 내가 받은 모욕에 대해 ‘스스로 자초한 부분’이 있음을 부정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탁 위원은 “그래서 이제 나는 13년 전 내 실수와 의식하지 못한 채 뱉어냈던 말과 글들에 대해 다시 한번 사과드린다”며 “이렇게 사과함으로써 어떤 사람은 13년 전에는 몰랐던 것을 13년 후에 깨달을 수도 있다는 사람은 언제나 조금씩 나아질 수 있다고 말하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점점 극단적으로 치닫는 남녀 갈등의 문제 역시 양극단의 혐오의 말들보다는 그 중간 사람들을 믿고 서로 신뢰하는 것으로부터 출발한다는 생각도 해본다”고 덧붙였다.

탁 위원은 “여성들의 고난에는 남성들이 함께하고 남성들의 문제엔 여성들의 지지가 가장 큰 힘이 된다”며 “여성신문으로부터 배상받은 금액은 한동안 도왔던 여성 관련 단체에 보내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이 또한 사과이며 오래전 실수에 대한 반성”이라며 “내가 기억하지도 못한 채 했던잘못은 또 얼마나 많을까 싶어 더 부끄러운 저녁”이라고 덧붙였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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