곡성군의원 2명 대낮에 심한 몸싸움…배경은 "돈봉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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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 10일 곡성군의회 정례회의 모습. [곡성군의회]

2019년 6월 10일 곡성군의회 정례회의 모습. [곡성군의회]

전남 곡성군의원 2명이 대낮 의원실에서 심한 몸싸움을 벌인 사실이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과거 '돈봉투'를 정당 관계자에게 전달했다는 얘기도 나와 사실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25일 낮 12시쯤 곡성군의회 무소속 A의원실에서 두 여성의원이 몸싸움을 벌였다. 몸싸움 당사자는 A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소속 B의원이다.

B의원은 "도당에 건넨 돈 봉투를 돌려달라"며 A 의원에게 거친 말을 쏟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A 의원도 이에 대응하며 말싸움을 했고, 두 의원은 멱살을 잡거나 밀어 넘어뜨리는 등 몸싸움을 하며 거센 다툼을 계속했다고 한다.

A의원은 2014년 새천년 민주연합 소속 비례대표로 군의원에 당선됐다. 당시 B의원은 민간인 신분이었다.

두 사람의 다툼 중에 등장한 '돈 봉투' 사건은 이때로 거슬러 간다.

당시 A의원은 B의원의 부탁으로 새천년민주연합 전남도당 관계자를 찾아갔지만 만나지 못했고, 사무실 책상에 책 선물을 놓고 나왔다.

이때 "책 선물 속에 돈 봉투를 끼워놨다. 그 돈 봉투를 돌려달라"는 것이 B의원이 주장이다. 그러나 A 의원은 "과거 도당을 함께 방문하기는 했지만 돈 봉투 사실은 몰랐다"고 반박했다. A의원은 "B 의원이 난데없이 돈 봉투를 돌려달라고 하면서 그 존재를 알게 됐다"며 "폭행 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사는 원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금품 전달 내용이 의원 간 다툼으로 드러난 만큼 이 부분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하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은 "(돈 봉투) 관련 일은 2014년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시절에 발생한 일로, 현재 민주당과는 전혀 관계가 없다"고 밝혔다.

A 의원은 2018년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지역구 군의원에 당선됐지만, 의장 선거 과정에서 같은 당 의원들과 마찰을 빚고 탈당해 현재는 무소속이다. B 의원은 민주당 소속 비례대표로 당선됐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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