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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임신의 골든타임’ 놓쳤다고요? 우리가 연장해 드릴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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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단 난임 치료의 허브 지난해 국내 난임 인구가 20만 명을 돌파했다. 나이가 들수록 난자와 정자의 질이 떨어지고 기저 질환이 증가하는데, 초혼 연령이 높아지고 출산 시기까지 늦어지고 있다. 게다가 불규칙한 생활과 과도한 스트레스로 난임 고통을 겪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에 차의과학대학교 분당차병원이 지난 25일 경기도 성남시에서 난임센터를 확장해 새로 문을 열었다.

난임 치료 분야 명의 속속 영입 #환자 중심의 다학제 진료 도입 #배아 배양 30년 노하우 연구진

분당차병원, 아시아 최대 규모의 난임센터 확장 개소 분당차병원 난임센터가 지난 25일 문을 열었다. 국내 최고 난임 명의로 꼽히는 권황 소장과 송인옥·박찬·최동희 교수(왼쪽부터)가 새로운 난임센터 건물 앞에서 난임 치료 방향을 이야기하고 있다.

분당차병원, 아시아 최대 규모의 난임센터 확장 개소 분당차병원 난임센터가 지난 25일 문을 열었다. 국내 최고 난임 명의로 꼽히는 권황 소장과 송인옥·박찬·최동희 교수(왼쪽부터)가 새로운 난임센터 건물 앞에서 난임 치료 방향을 이야기하고 있다.

분당차병원 난임센터는 아시아 최대 규모(연면적 약 3300㎡)이자 국내에서 유일한 대학병원 난임센터다. 난임센터는 다양한 전공의들이 한데 모여 각종 난임의 원인을 다각적으로 분석하는 기법과 선진화된 기술·장비, 의료 서비스를 도입해 난임을 극복할 채비를 마쳤다.

이날 개소와 함께 국내 처음으로 난임 다학제 진료를 시작했다. 다학제 진료는 그동안 의료계에서 주로 암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해 온 방식으로 환자 중심의 진료법으로 꼽힌다. 이를 차용한 난임 다학제는 여성이 난임 외에도 갑상샘 질환, 심장 질환, 당뇨병, 자궁근종 등 여러 질환을 겪고 있을 때 특히 유용하다. 환자가 질환별로 해당 진료과를 일일이 발품 팔아 돌아다닐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분당차병원 난임센터 송인옥 교수는 “난임 여성이 갑상샘기능항진증이 있는 경우 내분비내과·난임센터·산부인과 전문의와 난임 부부가 한데 모여 갑상샘 질환과 난임을 안전하게 극복할 방안들을 논의하면서 아기를 건강하게 낳을 수 있는 해결책을 찾는다”고 설명했다.

아시아 최대급 분당차병원 난임센터

분당차병원 난임센터는 국내 난임 치료에 있어 내로라하는 명의를 전진 배치했다. 그중 한 명이 최동희 교수다. 그는 난임 치료 1세대 의사이자 1만 명 넘는 새 생명을 탄생시킨 인물이다. 최 교수는 “요즘 결혼을 늦게 하거나 결혼 후 아기를 늦게 가지려 했다가 임신의 골든타임을 놓치고 난임을 겪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20세 이상 모든 연령대 여성이 안고 있는 각종 질환을 세밀하게 검진해 건강한 임신·출산이 되도록 돕겠다”고 피력했다.

난임 치료의 대가로 불리는 명의 2명도 올해 이곳 의료진에 합류했다. 제일병원 난임센터장 출신의 송인옥 교수, 미즈메디병원 난임센터장을 역임한 박찬 교수다. 박찬 교수는 “반복적인 착상 실패로 몸과 마음 모두 고통을 호소하는 여성이 많다”며 “원인을 끝까지 찾아내 맞춤형 치료로 희망을 선사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와 함께 5일 배양 시스템을 국내에 정착시킨 권황 소장, 자궁내막이 얇아 임신이 어려운 여성에게 ‘자가풍부혈장술(PRP)’이라는 새 시술법으로 희망을 안겨준 김지향 교수 등 기존 의료진이 난임 치료를 이어간다.

세포 놔두고 배양액으로 유전자 검사

난자·정자는 채취 후 수정해 키우는 기술력이 난임 치료의 성공 여부를 가른다. 채취는 의사가 하지만 수정·배양은 연구원이 맡는다. 센터 연구실엔 배아 배양 분야에서 30년 이상 숙련된 노하우를 가진 석·박사급 연구원 30여 명이 포진했다.

기존엔 배아의 질을 판별할 때 배아를 찔러 일부 세포를 떼어내는 침습법을 사용했다. 하지만 이 방법은 태반을 작게 만들 수 있다는 위험성이 제기돼 왔다. 권 소장은 “우리는 첨단 시설을 활용해 배아 세포를 떼어내지 않으면서 배양액으로 유전자를 검사하는 비침습법을 국내 최초로 시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분당차병원 난임센터는 난임 부부의 심리적 안정을 돕기 위해 난임센터 내부 인테리어를 곡선형으로 디자인하고 따뜻한 색감을 적용했다.

이와 함께 내년 초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 개원하는 일산 차병원, 강남차병원의 산부인과·정신건강의학 전문의와 함께 태교연구소도 공동 운영할 계획이다. 난임 치료로 임신에 성공하면 태교·출산이라는 다음 단계까지 관리해 주는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병실료는 내리고 분위기는 집처럼"

인터뷰 - 이상혁 분당차여성병원장

이상혁 분당차여성병원장.

이상혁 분당차여성병원장.

병원이 난임 치료 분야에 투자하기란 쉽지 않다. 출산 기피 현상에 난임 환자까지 늘면서 산부인과에서 수익을 내기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하지만 분당차병원이 난임센터를 확장 개소하며 큰 걸음을 내딛고 있다. 난임센터를 이끄는 이상혁 분당차여성병원장(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에게 청사진을 물었다.

왜 난임 치료에 투자하나.
“내년이면 차병원 설립 60주년이다. 차병원은 그동안 난임·출산·여성 질환 분야에서 세계적으로 인정 받았다. 앞으론 여성의 삶의 질 향상에도 기여하자는 게 차광렬 차병원 글로벌종합연구소장(차병원 설립자)의 소신이다. 저출산 해법을 찾기 위해 난임센터의 연구력을 보강하고 첨단 치료법을 도입해 난임 치료 연구와 임상·교육을 한번에 진행하도록 대학병원 안에 난임센터를 만든 것이다.”
어떤 첨단 시스템을 갖췄는가.
“난임 분야에선 알람 모니터링 시스템을 국내 처음 도입했다. 배아와 생식세포(난자·정자)를 동결 보관할 땐 온도가 중요하다. 영하 196도에서 보관하는데 온도에 변화가 생기면 바로 알람이 울리는 시스템을 구축했다. 기존 침습적 배아 유전자 검사와 달리 비침습적 검사를 센터에서 국내 처음 시도한다. 난임 다학제 진료뿐 아니라 난임 예방, 난임 환자의 전반적인 관리 시스템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
차별화된 서비스는 뭔가.
“산과에는 지난 7월 제왕절개 보호자 참관 서비스를 도입했다. 분만실 공간 확대, 전 병실 비데 설치, 보호자 식사 제공 등 산모와 보호자가 편하게 지내며 출산할 수 있는 환경도 조성하려 한다. 유튜브에 난임 치료, 산모 태교법을 알려주는 채널도 열 예정이다. 산부인과 병동도 산모와 가족 친화적인 공간으로 재탄생한다. 이런 서비스를 누구나 대학병원에서 누리도록 병실료도 인하했다. 난임센터는 ‘난임은 있어도 불임은 없다’는 목표로 차별화된 시스템을 선보이겠다.”

글=정심교 기자 simkyo@joongang.co.kr, 사진=김동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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