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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홍콩, 나 아니었으면 14분 만에 없어졌을 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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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9일 G20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 6월 29일 G20 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했다.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홍콩 민주화 시위와 관련해 “내가 아니었다면 홍콩은 14분 만에 사라졌을(obliterated)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신이 아니었으면 홍콩에서 수천명이 죽었을 것이라며 무역협상을 지렛대로 홍콩에 중국군의 투입되지 않도록 역할을 했다고도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폭스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핵심은 합의에 이를 가능성이 아주 높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 부과로 막대한 세수를 거둬들이고 있다고도 언급했다.

그러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 대해 “그는 나보다도 훨씬 더 합의를 원하고 있다”면서 “나는 합의를 그렇게 간절히 바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가 사용한 평등(equality)이라는 단어를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나도 ‘이건 대등한 합의가 될 수 없다. 우리가 바닥에서 시작한다면 당신들은 이미 천장에 있다’고 시 주석에게 말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시진핑 주석은 이날 베이징에서 열린 신경제 포럼에 미·중 1단계 무역합의를 위한 조건으로 상호존중과 평등을 강조하면서도, 필요하면 보복 조치를 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도 “중국과의 협상은 매우 잘 되고 있다”면서 “내가 그 합의를 원하느냐 아니냐가 문제”라고 말했다.

미국의 무역압박이 홍콩 사태에 영향을 미쳤다고도 언급했다. 중국군이 투입되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지 않도록 막후에서 개입했다는 특유의 자화자찬식 발언인 셈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홍콩 외곽에 군대 100만명을 배치하고도 투입하지 않았다”면서 “내가 시 주석에게 ‘부디 그렇게 하지 마라. 엄청난 실수를 저지르는 것이다. 무역 협상에 엄청나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요청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이 (홍콩에) 진입하지 않은 유일한 이유는 무역 협상에 영향받기를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내가 아니었다면 홍콩은 14분 만에 없어졌을 것이다. 내가 아니었으면 홍콩에서 수천 명이 죽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만 최근 미 상·하원을 모두 통과한 ‘홍콩 인권·민주주의 법안’에 서명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우리는 홍콩과 함께 서 있어야 하지만 나는 시 주석과도 함께 서 있다. 우리는 역대 최대의 무역합의를 이루는 과정에 있다”면서 “시 주석은 나의 친구다. 놀라운 사내”라고 말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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