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한·미 동맹 강화에 도움” 일본 “제대로 연장돼야”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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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2호 02면

고노 다로(河野太郎) 일본 방위상은 22일 “지소미아 종료 통보가 일시적으로 정지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지소미아가 제대로 된 형태로 연장되는 것이 중요하다. 한·미·일 3국이 연대를 해서 엄중한 안보 상황에 대응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일단 한국 정부의 조치를 환영하지만 대화를 통해 한·일 간 군사적 협력을 원상회복을 시키겠다는 것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이날 기자들에게 “한·일, 한·미·일 연대는 극히 중요하다. 한국이 전략적인 관점에서 판단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같은 일본 정부의 분위기를 교도통신은 고위 관료를 인용해 “일본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지만 대화는 해 나가겠다”는 의미라고 풀이했다.

미국의 전문가들도 한·일 정부의 발표에 안도하면서 환영하는 분위기다. 브루스 클링너 헤리티지재단 선임연구원은 중앙일보에 “지소미아는 더 효율적인 군사정보 교환을 통해 북한의 대남 위협을 억지하고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것”며 “동시에 주한미군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동맹의 충고를 수용한 지소미아 유지 결정이 한·미 동맹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클 오핸런 브루킹스연구소 선임연구원도 “지소미아는 과거 우리가 없이도 지냈다는 점에서 군사적 함의보다 정치적 의미가 훨씬 중대하다”고 설명했다. 또 “한국이 지소미아 유지 결정으로 한·미·일이 안보에 관한 한 분열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북한이 위험한 도발을 않도록 억지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태평양 안보 석좌은 “한·일 간 직접 정보공유는 미국의 강력한 동북아 안보시스템의 하나”라면서 “지소미아 종료를 하지 않은 것은한국은 물론 미국과 일본의 안보에도 도움이 되는 결정”라고 평가했다.

한편 향후 지소미아와 방위비 분담금(SMA) 협상, 주한미군 감축 문제가 모든 연계돼 있다는 시각에 대해선 엇갈린 분석을 내놨다.

클링너 연구원은 “지소미아 유지 결정은 한국이 미국의 거듭된 요청을 수용했다는 점에서 한국이 주한미군에 충분한 돈을 지원하지 않는다는 미국의 인식을 바꾸는데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전 손턴 전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은 “지소미아 문제는 정치적 측면이 강하지만 SMA 협상과는 별개로 두 문제가 연계돼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다만 “우리 대통령은 드라마로 가득찬 협상을 좋아하기 때문에, 합의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한·미 관계가 다시 정치적 시험대에 오르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크로닌 석좌는 “최근 한·미 간의 분담금 금액을 둘러싼 다툼이 북한에 잘못된 메시지를 줄 수는 있겠지만, 주한미군 철수로 이어질 것이란 전제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미군의 전방 배치는 미 행정부와 의회는 물론 양국 정부가 참여한 신중한 계획과 절차에 기반을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싱턴·도쿄=정효식·윤설영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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