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사용 꺼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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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우리나라 사람들은 해외여행 중 크레딧카드 사용을 극력 기피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크레딧카드 과다 사용으로 인한 과소비 풍조가 논란의 대상이 되고있지만 일단 해외에 나가면 신분 노출을 막기 위해 카드대신 달러화 현금을 사용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간편하고 도난의 위험이 적은 크레딧카드를 많이 이용하고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해외여행 때 정반대로 현찰을 좋아한다.
28일 한국은행조사에 따르면 작년 한해동안 출국자수는 72만5천1백76명에 이르러 이에 따른 여행경비가 13억5천3백89만1천 달러가 지출되었지만 이 가운데 크레딧카드 이용금액은 고작 7·3%인 9천8백86만4천 달러에 불과하다.
해외에 나가 1인당 평균 1천8백67달러를 썼지만 크레딧카드로 결제한 액수는 고작 1백36·3달러에 지나지 않는다.
이 같은 현상은 금년에도 계속되어 올 들어 7월까지 66만5천5백75명이 출국, 작년 한해동안 쓴 금액보다 훨씬 많은14억2천1백90만1천 달러를 해외에서 소비했지만 크레딧카드 이용은 1억1천8백47만3천 달러의 수준이다.
1인당 해외경비가 2천1백36달러로 크게 증가했으나 이 가운데 크레딧카드 비중은 8·3%인 1백78달러에 머물고 있는 것이다.
반면 외국인들은 올 들어 7월까지 1백54만2천4백97명이 우리나라를 방문, 20억4천1백66만6천 달러를 쓰면서 이 가운데 14·2%인 2억8천9백95만8천 달러를 크레딧카드로 결제했다.
한은 및 신용카드회사관계자는『우리나라 사람들이 해외에서 크레딧카드를 쓰는 경우는 항공권, 호텔경비, 간단한 기념품구입등 외에는 신분노출을 꺼려 카드를 사용치 않는다』고 밝혔다.
또 한국인들은 외국에서 크레딧카드로 고가 품을 샀을 경우 국내에 알려지거나 세원으로 포착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크레딧카드 기피에 한몫 거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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