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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미세먼지 없는 세상 바라는 10대들 모여 원인부터 대처법까지 찾아봤죠

중앙일보

입력

유니세프가 주최한 ‘우리의 목소리-미세먼지 없는 세상을 위해’ 원탁 토론회에 소중 학생기자단이 참여했다. 왼쪽부터 박규리·양채연·홍예린·김나연 학생기자, 백서정 학생모델.

유니세프가 주최한 ‘우리의 목소리-미세먼지 없는 세상을 위해’ 원탁 토론회에 소중 학생기자단이 참여했다. 왼쪽부터 박규리·양채연·홍예린·김나연 학생기자, 백서정 학생모델.

창밖이 뿌옇게 보이던 주말 오후. 미세먼지 농도를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에는 ‘나쁨’이라는 글자가 또렷합니다. 지난 11월 2일 서울 마포구에 있는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는 미세먼지 차단 마스크를 쓰고 모여든 사람들로 북적였어요. 미세먼지 문제에 관심이 많은 전국의 만 12~18세 어린이·청소년 70여 명이 모였는데요. ‘우리의 목소리-미세먼지 없는 세상을 위해’라는 주제로 이날 오후 2시부터 진행된 원탁 토론회 참가자들입니다. 여기에 소중 학생기자단도 함께했죠. 김나연·박규리·양채연·홍예린 학생기자와 백서정 학생모델이 토론에 참여했습니다.

토론 진행을 맡은 최지원(왼쪽) 퍼실리테이터가 미세먼지 악화에 대한 생각을 묻자 양채연 학생기자가 "산업화로 인한 공장 증가가 원인"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토론 진행을 맡은 최지원(왼쪽) 퍼실리테이터가 미세먼지 악화에 대한 생각을 묻자 양채연 학생기자가 "산업화로 인한 공장 증가가 원인"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먼저 이기철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사무총장이 환영 인사를 건넸어요. 이 사무총장은 “대기오염은 모든 사람의 삶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고 있지만 어른들은 전부 자기 탓이 아니라며 떠넘기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어린이들은 어른보다 키가 작고 호흡이 더 빠르기 때문에 미세먼지로 인해 건강에 더 안 좋은 영향을 받게 된다”고 말했어요. “여러분은 미세먼지 문제에 책임이 없죠. 하지만 이 세상에서 오랫동안 살아나가야 할 사람들이기에 목소리를 더 크게 낼 수 있어요. 오늘 여러분이 낸 의견을 모아서 정부에 전달할 예정입니다. 거리낌 없이 의견을 이야기해 주세요.”

참가자들은 10개 팀으로 나뉘어 동그란 테이블에 둘러앉았어요. 각 테이블에는 한국 퍼실리테이터 연합회 소속의 토론 퍼실리테이터(회의·토론 등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돕는 역할)가 1명씩 자리했죠. 퍼실리테이터가 노트북을 이용해 토론 참가자들의 의견을 정리하고 분석실로 전송하면 분석실에서는 그 내용을 모으고 분석해 그 결과를 화면에 띄우기로 했어요. 토론에서 오가는 의견들이 실시간으로 공유되는 거죠.

10개의 원탁에 조를 짜서 앉은 참가자들은 미세먼지의 원인과 대응 방안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나눴다.

10개의 원탁에 조를 짜서 앉은 참가자들은 미세먼지의 원인과 대응 방안에 대해 각자의 생각을 나눴다.

첫 번째 토론 주제는 ‘미세먼지 농도가 심해지는 원인’이었어요. 먼저 한 사람씩 돌아가며 1분 30초 동안 자신의 의견을 말했죠. 다른 참가자들은 우선 말하는 사람의 의견을 경청해야 해요. 모두가 한 번씩 의견을 말한 뒤에는 자유롭게 서로 질문하거나 자신의 주장을 보충하는 등 이야기를 나눌 수 있죠. 9번 테이블에 앉은 김나연 학생기자는 ‘대기정체 현상’을 미세먼지의 주된 원인으로 지적했습니다. “여름에는 미세먼지가 심하지 않은 것을 보면, 가을·겨울에 북서풍을 타고 유입되는 미세먼지가 우리나라에 정체되어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문제를 일으키는 것”이라고 설명했어요. 3번 테이블의 홍예린 학생기자는 “중국의 화력발전소가 우리나라와 인접해 있어 영향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죠.

4번 테이블에서 토론을 펼친 양채연 학생기자는 “우리나라가 산업화하면서 공장이 많아진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어요. “과거 영국 런던에서 발생했던 스모그 사건도 공장이 배출하는 가스와 가정의 난방이 주요 원인이었습니다. 자동차로 인한 대기오염도 문제지만, 공장의 증가가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자동차 분야에서는 전기차·수소차 등이 개발되고 있지만 산업화로 인한 공장 문제는 대안이 없어 심각합니다.”

홍예린 학생기자가 테이블 퍼실리테이터에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다.

홍예린 학생기자가 테이블 퍼실리테이터에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다.

다른 참가자들도 각자 의견을 열심히 개진했어요. 미세먼지의 원인으로 ▶공장과 대형 선박의 폐기물 ▶중국의 산업 발전 및 사막화 ▶쓰레기 처리 소각장 ▶화력 발전소 ▶기후 변화 및 지구 온난화 ▶무분별한 일회용품 사용 ▶인간 편의 중심의 개발 ▶법안·규제 미비 등을 꼽았죠.

토론은 두 번째 안건으로 넘어갔어요. 의제는 ‘미세먼지에 대응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지역사회가 해야 할 일’,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우리 아동이 해야 할 일’이었어요. 6번 테이블에서 토론에 참여한 박규리 학생기자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더 협력해야 한다”면서 “공기의 질이 좋아지도록 국가 간 조약을 맺거나 약속을 정해서 구체적인 해결 방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죠. 7번 테이블에서는 백서정 학생모델이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놨어요. “시민들이 승용차보다 대중교통이 편리하다는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교통 시설을 편리하게 개선하고 캠페인도 펼쳐야 한다”고 덧붙였어요.

토론 참가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는 김나연(가운데) 학생기자.

토론 참가자들과 의견을 나누고 있는 김나연(가운데) 학생기자.

양채연 학생기자는 “미세먼지를 모아서 목걸이로 만들어 시민들에게 나눠준다면 미세먼지에 대한 인식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아이디어를 제시했어요. 김나연 학생기자는 “노후된 화물차와 트럭 등에 매연 저감 장치를 부착하도록 의무화하자”고 제안했죠. 전기차에 지원금을 주는 것처럼 이미 있는 차에 대한 지원도 필요하다는 주장이었어요. 어린이·청소년들이 실천할 수 있는 미세먼지 대응 방안으로 홍예린 학생기자는 “대중교통을 많이 이용하고 나무 심기 캠페인에 참여하면 좋겠다”고 말했죠.

두 번째 토론에서도 참가자들의 의견이 모였어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정부와 지역사회가 해야 할 일로 ▶대기오염 물질 배출 산업시설 관리 ▶주변국과 공동 협력 강화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신재생에너지 개발 ▶경유차량 운행 제한 ▶녹지조성 확대 ▶지역의 대기 질 관리 전문 인력 배치 ▶지역 내 대기오염 취약계층 지원 ▶관련 법안 마련 등이 거론됐죠. 또 우리들이 해야 할 일로는 ▶일회용품·플라스틱 제품 줄이는 등 소비문화 개선 ▶친환경 생활습관 실천 ▶지속적 캠페인 참여 ▶나무 심기 등의 방안이 나왔습니다. 이날 참가자들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 제시한 방안들을 각자 생활 속에서 실천할 것을 다짐하며 토론을 마쳤어요.

글=최은혜 기자 choi.eunhye1@joongang.co.kr, 사진=임익순(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김나연(경기도 이현중 1)·박규리(경기도 용인신촌중 1)·양채연(경기도 예당중 2)·홍예린(경기도 정평중 2) 학생기자·백서정(경기도 모현중 1) 학생모델

토론을 마친 후 참가자들이 다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 유니세프 측은 토론회에서 모아진 의견을 정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토론을 마친 후 참가자들이 다 함께 기념 촬영을 했다. 유니세프 측은 토론회에서 모아진 의견을 정부에 전달하기로 했다.

학생기자단 취재 후기
참가자들이 중1부터 고3까지 있어서 재치 있는 답변과 깊이 있는 답변을 모두 들어볼 수 있었어요. 미세먼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어 상당히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소년중앙 독자들도 미세먼지가 무엇인지, 얼마나 심각한지 알고 가벼운 것부터 실천해 나갔으면 해요. 김나연(경기도 이현중 1) 학생기자

토론에 참여하기 전 미세먼지에 관한 책도 읽고 신문기사나 동영상도 찾아봤어요. 직접 토론에 참여해보니 각자의 의견을 말하고 다른 참여자들의 다양한 의견도 들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제 생각과 다른 것도 있었고, 몰랐던 의견도 있었지만 토론을 통해 더 알아가게 되어서 보람이 있었습니다. 박규리(경기도 용인신촌중 1) 학생기자

많은 학생들이 다양한 의견을 내고, 평소에 생각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서도 많이 발표하여 새로운 인식을 갖게 해준 좋은 계기가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작은 목소리가 미세먼지가 없는 깨끗한 나라 만들기에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양채연(경기도 예당중 2) 학생기자

제가 낸 의견은 대중교통 이용하기, 일회용 제품 많이 사용하지 않기, 녹지대를 넓힐 수 있는 캠페인에 참가하기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뻔하고 당연한 내용이지만 가장 확실한 방법이 아닐까 싶었어요. 정말 뜻 깊고 흔치 않은 즐거운 기회였습니다. 홍예린(경기도 정평중 2) 학생기자

토론회는 생각했던 것보다 분위기가 훨씬 밝고 재미있었죠. 또래 아동들의 독특하고 새로운 생각을 공유할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십대 학생들이 생각한 것이 맞는지 헷갈릴 정도로 창의적이고 멋진 의견이 많이 나왔어요. 미세먼지 문제를 해결하려고 함께 머리를 맞댄 오늘을 잊지 못할 것 같아요. 백서정(경기도 모현중 1) 학생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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