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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라도 죽일 생각"…중학생이 초등학생에 '묻지마 칼부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12일 14살 중학생이 하교 중인 초등학생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한 일본 아오모리현 하치노베의 길거리. [연합뉴스]

12일 14살 중학생이 하교 중인 초등학생에게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한 일본 아오모리현 하치노베의 길거리. [연합뉴스]

일본에서 10대 남자 중학생이 길거리에서 초등학생에게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학생은 누구라도 죽일 생각으로 범죄를 저질렀다고 진술해 일본 사회에 파장이 일고 있다.

13일 NHK등에 따르면 아오모리현에 사는 A군(14)은 지난 12일 오후 4시 40분께 아오모리현 하치노베 길거리에서 혼자 하교 중이던 초등학교 고학년 여학생 B양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B양은 목에 상처를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이날 A군을 살인미수 혐의로 체포했다. 조사 결과 A군과 B양은 서로 모르는 사이로 A군은 무차별적으로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밝혀졌다. A군은 경찰 조사에서 "죽일 생각이었다. 누구라도 좋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군의 집에서 발견한 커터칼 여러개 가운데 범죄에 사용된 것을 확인하는 한편 범행 동기와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미성년자 중학생이 아동을 상대로 묻지마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에서 일본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특히 일본 내 소년 범죄 처벌 관행 논란으로 번질 조짐을 보인다.

현재 일본에서 14세 이상은 형사처벌의 대상이다. 1997년 당시 14세였던 소년이 일으킨 '고베 연속아동살상사건' 이후 형사 처벌 대상을 '16세 이상'에서 '14세 이상'으로 넓혔다.

하지만 미성년자에게 갱생 기회를 주자는 취지로 흉악범을 제외하고는 보호관찰이나 소년원 송치 등 보호 처분을 내려 처벌에 관대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편 일본에선 지난 5월에도 50대 남성의 무차별 흉기 난동이 일어났다. 당시 범인은 등굣길 통학버스를 기다리던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흉기를 휘둘렀다. 이 사건으로 초등학생 1명을 포함해 2명이 숨지고 18명이 다쳤다.

조사 결과 범인은 은둔형 외톨이 성향을 가진 인물로 확인됐다. 일본 교육당국은 이후 등하굣길 안전 대책을 강화했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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