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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 스윙’ 최호성 또 우승 낚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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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7면

독특하게 스윙하는 최호성은 일본에서 ‘한국의 호랑이씨’로 불리며 인기다. 이번 우승으로 일본 투어 통산 3승을 기록했다. [중앙포토]

독특하게 스윙하는 최호성은 일본에서 ‘한국의 호랑이씨’로 불리며 인기다. 이번 우승으로 일본 투어 통산 3승을 기록했다. [중앙포토]

‘호랑이씨가 오키나와에서 환희의 춤을 췄다’.

일본 JGTO 헤이와 PGM 챔피언쉽 #이마히라 맹추격, 접전 끝 정상에 #독특한 스윙 덕분 일본서 큰 인기

‘낚시꾼 스윙’ 최호성(46)이 10일 일본 오키나와 PGM 골프리조트 오키나와에서 열린 일본 프로골프 투어(JGTO) 헤이와 PGM 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최종 라운드에서 4언더파를 쳐 합계 14언더파로, 2위 이마히라 슈고에 2타 차로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4000만엔(약 4억 2300만원)이다.

일본 투어 상금 랭킹 1위이자 ‘미스터 일관성’ 이마히라의 추격에 최호성은 힘겨운 경기를 했다. 공동 선두이던 16번 홀에서 짧은 버디 퍼트를 넣지 못해 도망가지 못했다. 그러나 17번 홀에서 이마히라의 티샷이 러프로 가면서 안정을 찾았다. 최호성은 7m 버디를 잡아 2타 차 선두가 됐다. 노련한 낚시꾼은 마지막 홀에서 리드를 잘 지켰다. 2013년 인도네시아 PGA 챔피언십, 지난해 카시오 월드 오픈에 이어 최호성의 일본 투어 세 번째 우승이다.

최호성은 지난해 6월 한국오픈 당시, 공을 치고 나서 때론 오른쪽 다리를 들었다가 무릎을 굽히기도 하고, 때로는 왼쪽 다리를 들고 한 바퀴 회전하기도 하고, 또 허리를 뒤로 90도 가까이 꺾으면서도 경기를 아주 잘했다. 미국 골프채널 등이 “세계에서 가장 이상한 스윙”이라고 여러 차례 보도하면서 전 세계에 화제가 됐다. 저스틴 토머스(미국) 등 스타 선수들도 최호성 따라 하기 동영상을 올렸다.

일본에서 최호성의 인기가 높다. 이름에 호랑이 호(虎)가 들어가는 최호성은 일본에서 ‘한국의 호랑이씨(도라상)’라 불린다. 일본 골프다이제스트는 ‘왜 호랑이씨는 일본에서 사랑받는가’라는 기사를 썼다. 최호성의 독특한 스윙과 화려한 복장, 개성적인 캐릭터에 매료돼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많고, 어려움 속에서도 정통이 아닌 자신의 이론을 향해 돌진한 투지가 멋지다고 했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최호성이 티잉그라운드에서 티샷하기 전에 드라이버를 높이 들고 헤드를 바라보는 루틴은, 야구 선수 이치로의 스윙 루틴처럼 개성적이고 유명하다”고 보도했다. 일본 골프의 전설이자 JGTO 회장인 아오키 이사오는 “우리 시대엔 멀리서도 누가 스윙하는지 알 수 있었는데, 지금은 개성이 없어져 최호성이 더 특별해 보인다. 일본 선수 중에서도 최호성 같은 개성파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온라인 청원 전문사이트(Change.org)에는 최호성을 디 오픈에 초청해달라는 청원도 나왔다. 최호성은 올 초 미국 PGA 투어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암, 유러피언 투어 케냐 오픈 등에 초청받아 출전했다. 유명세를 겪은 최호성은 올해 우승이 없어 스트레스를 받았는데, 이번 우승으로 풀었다. 그는 “이마히라의 추격에 긴장도 했으나, 내 경기에 집중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은 “최호성이 우승 후 자신의 스윙만큼 독특한 춤을 췄다”고 보도했다.

◆살아난 김효주, 아쉬운 준우승

김효주(24)는 같은 날 일본 시가현 세타 골프장에서 벌어진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토토 재팬 클래식에서 스즈키 아이(일본)에 이어 준우승했다. 김효주는 최종라운드에서 6타를 줄였으나, 4타 앞선 채 경기를 시작한 스즈키를 따라잡지 못했다. 스즈키가 17언더파, 김효주가 14언더파로 대회를 마쳤다. 2016년 퓨어 실크 바하마 우승 이후 부진했던 김효주는 올해 6월 월마트 NW 아칸소 챔피언십, 7월 에비앙 챔피언십에 이어 올 시즌 세 번째 준우승을 기록했다. 스즈키는 올해 일본에서 6승을 수확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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