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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꾼 스윙 최호성, 일본 투어 헤이와 PGM 우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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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호성 [중앙포토]

최호성 [중앙포토]

‘낚시꾼 스윙’ 최호성(46)이 10일 일본 오키나와의 PGM 골프리조트 오키나와에서 열린 일본프로골프 투어 헤이와PGM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1타 차 선두로 최종라운드 경기를 시작한 최호성은 이날 4언더파 67타를 기록, 합계 14언더파로 3타를 줄인 이마히라 슈고에 2타 차로 우승했다. 우승 상금은 4000만엔(약 4억 2300만원)이다.

일본 투어 상금 랭킹 1위 이마히라의 추격에 최호성은 힘겨운 경기를 했다. 16번 홀까지 공동 선두였다. 그러나 17번 홀에서 최호성이 버디를 잡고 이마히라가 보기를 하면서 2타 차 선두가 됐고 마지막 홀에서 이를 잘 지켰다.

이번 시즌 일본 남자 투어에서 박상현, 황중곤에 이어 세 번째 한국 선수의 우승이다. 최호성은 2013년 인도네시아 PGA 챔피언십, 지난해 카시오 월드 오픈에 이어 일본 투어 통산 3승을 기록했다.

최호성은 지난해 6월 아시안투어 대회로 열린 한국오픈에서 우승 경쟁을 했다. 공을 치고 나서 때론 오른쪽 다리를 들었다가 무릎을 굽히기도 하고, 때로는 왼쪽 다리를 들고 한 바퀴 회전하기도 하고, 허리를 뒤로 90도 가까이 꺾으면서도 경기를 아주 잘했다.

아시안 투어가 트위터에 최호성의 특이한 스윙 영상을 올리고 미국 골프채널 등이 이를 받아 "세계에서 가장 이상한 스윙"이라고 여러 차례 보도하면서 전세계에 화제가 됐다. 저스틴 토머스(미국) 등 선수들도 최호성 따라 하기 동영상을 올렸다.

일본에서도 최호성의 인기는 높다. 이름에 호랑이 호(虎)가 들어가는 최호성은 일본에서 ‘한국의 호랑이씨(도라상)’라 불린다. 일본 닛칸스포츠는 “최호성이 티잉그라운드에서 티샷하기 전에 드라이버를 높이 들고 헤드를 바라보는 루틴은 야구 선수 이치로의 스윙 루틴처럼 개성적이고 유명해졌다”고 보도했다.

일본 골프의 전설이자 JGTO 회장인 아오키 이사오는 “우리 시대엔 멀리서도 누가 스윙하는지 알 수 있었는데 지금은 개성이 없어져 최호성이 더 특별해 보인다. 일본 선수 중에서도 최호성 같은 개성파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일본 골프다이제스트는 지난 해 ‘왜 호랑이씨는 일본에서 사랑 받는가’라는 기사를 썼다. 최호성의 독특한 스윙과 화려한 복장, 개성적인 캐릭터에 매료되어 경기장을 찾는 팬들이 많은데 어려움 속에서도 정통이 아닌 자신의 이론을 향해 돌진한 투지가 멋지다고 했다.

지난해 온라인 청원 전문사이트(Change.org)에는 최호성을 디 오픈에 초청해달라는 청원도 나왔고 올 초 미국 PGA 투어 페블비치 내셔널 프로암, 유러피언 투어 케냐 오픈 등에 초청받아 출전했다.

최호성은 올해 유명세에 비해 우승이 없어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다. 이번 우승으로 그 응어리를 풀었다.

성호준 기자
sung.ho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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