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축구명가 재건 '리모델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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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축구 수원 삼성이 주말에 대형 미드필더 두 명을 영입했다. 22일에는 FC서울의 백지훈을, 23일에는 대전 시티즌의 대들보 이관우를 데려왔다.

"체질 개선만이 살길이다. 이를 위해서는 젊고 능력 있는 선수가 필요하고, 현대 축구의 흐름을 따라갈 수 있는 전술적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

독일 월드컵 방송 해설로 한 달 동안 자리를 비웠던 수원 차범근 감독이 복귀하자마자 팀을 확 바꾸고 있다. 차 감독은 7월 재개된 프로 경기에서 '포(4)백 수비'를 들고 나왔다. 2004년 수원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노장 선수들 대신 이현진.한병용.곽희주 등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팀을 꾸렸다. 포메이션을 바꾸고 두 번째 경기인 19일, 수원은 광주 상무를 상대로 3개월 만에 첫 승을 올렸다.

차 감독은 동계 훈련 때부터 포백 수비를 준비했다. 그러나 '빠른 발'을 가진 수비수가 없었다. 발 빠른 곽희주에게 기대를 걸었지만 지난해 하반기 골절상으로 출전할 수 없었다. "느린 수비로 채워진 포백은 자살 행위"라고 판단한 차 감독은 포메이션 변화를 곽희주의 회복에 맞췄다.

차 감독은 독일로 떠나기 전 이임생 코치에게 "포백을 집중적으로 훈련하라"고 지시했다. 포백은 공격형 전술이다. 양쪽 윙백이 수시로 공격에 가담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중앙 수비형 미드필더가 2선 저지를 확실하게 해줘야 한다. 그 역할을 김남일과 송종국에게 맡겼다. 바뀐 포메이션에서 김남일과 송종국은 공격형 미드필더 역할까지 수행했다. 그러나 수비 부담이 큰 그들에게 공격을 계속 맡길 수는 없었다. 이관우와 백지훈이 필요한 이유다. 이관우는 중앙에서 게임메이커 역할을 할 수 있고, 중거리슛도 위력적이다. 백지훈에게는 중앙과 측면 공격을 모두 맡길 수 있다. 수원의 '리모델링'에서 이제 남은 것은 '스트라이커'다. 수원은 브라질과 유럽에서 대형 골잡이를 찾고 있다.

차 감독은 "월드컵을 보니 여러 포지션에서 골을 넣는 팀이 좋은 성적을 냈다"며 "다양한 위치에서 다양한 능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현대 축구의 전술적 흐름을 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역할은 송종국.이현진.한병용 등이 맡을 것으로 보인다. 이현진은 측면 공격과 수비 모두를 소화하고 있다.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기용하는 송종국도 언제든 수비로 내릴 수 있다. 차 감독은 곽희주를 포백의 중심으로 이동시켜 '크게 키울' 생각이다.

강인식 기자, 유기웅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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