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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금강산 남측시설 철거 요구 일주일만에 '금강산 관광 홍보'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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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했다고 23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뉴시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했다고 23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뉴시스]

북한이 금강산의 남측 시설 철거를 요구하고 독자 관광 추진 의사를 밝힌 지 일주일 만에 금강산 관광을 홍보하는 안내문을 내걸었다.

북한의 조선금강산국제여행사 홈페이지 '금강산'에는 지난달 30일자로 '생태관광 전망이 좋은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 제목의 안내문이 게시됐다.

안내문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명승지를 보호 관리하는 데서 중요한 것은 명승지의 생태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원상대로 보존하는 것”이라는 발언을 먼저 소개했다.

여행사는 이어 “생태관광은 관광객들이 생태계를 체험하면서 생태환경 보호에 이바지하게 하는 관광”이라며 “대중화된 일반관광과는 달리 환경을 보호하고 지속적인 발전을 추구하는 관광활동 형식”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원산-금강산국제관광지대에는 생태관광을 위한 자연 지리적 조건과 환경이 천연상태 그대로 훌륭히 보존되어있다”고 덧붙였다.

금강산에 대해서는 “세계적인 명산”이라며 “하늘을 찌를 듯이 톱날처럼 솟아있는 각이한 기암들, 무지개를 이루며 쏟아져 내리는 무수한 폭포들, 다양한 동식물과 녹음이 어울려 한 폭의 그림과 같이 아름다운 훌륭한 생태관광지"라고 자랑했다.

이어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에는 각종 경제개발구 관련 법규와 환경보호 관련 법규, 세칙들이 제정돼 생태관광 개발과 운영을 위한 법률적 담보가 확고히 보장돼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을 대상으로 금강산 관광사업을 하는 조선금강산국제여행사가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를 자랑하고 나선 것은 김 위원장이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했다고 북한 관영 매체들이 보도한 지 꼭 일주일 만이다.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금강산이 마치 북과 남의 공유물처럼" 돼 있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일"이라면서 금강산 관광사업을 남측 아닌 북측 주도로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금강산관광에 대해서는 "남녘 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지 환영할 것"이라며 민간 차원의 방북 승인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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