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우승하고도 아쉬워한 신현수 "기록 나빠 아쉽습니다"

중앙일보

입력

3일 열린 2019 JTBC 서울마라톤 엘리트 국내 남자 1위에 오른 신현수. 오종택 기자

3일 열린 2019 JTBC 서울마라톤 엘리트 국내 남자 1위에 오른 신현수. 오종택 기자

한국 남자 장거리 간판 신현수(27・한국전력)가 JTBC 마라톤 국내부 우승을 차지했다.

신현수는 3일 서울 잠실~경기 성남 순환코스에서 열린 2019 JTBC 서울마라톤에서 42.195㎞를 2시간14분04초의 기록으로 통과, 국내 선수 중 1위에 올랐다. 2017년 준우승할 당시 세운 개인 최고 기록(2시간16분31초)을 넘어서며 10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 해외 초청 선수들을 포함한 순위는 9위다. 신현수는 "사실 본격적으로 마라톤을 준비한 건 이번 대회가 처음이다. 2년 전은 1만m를 준비하면서 테스트로 출전했고, 이번에는 6개월 동안 마라톤을 집중 훈련했다. 우승을 해 기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현수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1위를 했다는 기쁨보다는 목표했던 기록을 달성하지 못한 아쉬움 때문이었다. 신현수는 "도쿄올림픽 출전 기준기록(2시간11분30초) 진입을 목표로 했고, 자신도 있었다. 전국체전(1만m 금)에서도 성적이 좋아 기대가 컸다, 마라톤 데뷔전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했다"며 "30㎞ 구간까지는 페이스를 잘 유지했는데 마지막에 스피드가 떨어졌다"고 했다. 그는 "35㎞ 이후 페이스가 너무 떨어졌다. 훈련이 부족했다. 훈련량을 더 늘리고, 강하게 긴 거리를 준비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2019 JTBC서울마라톤 국내 남자부에 입상한 선수들. 우상조 기자

2019 JTBC서울마라톤 국내 남자부에 입상한 선수들. 우상조 기자

신현수의 안타까움 안에 책임감이 깔려 있다. 한국 마라톤은 아직까지 은퇴한 이봉주의 한국기록(2시간7분20초, 2000년)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오히려 '퇴보'하고 있다는 게 정확하다. 2010년대 이후 최고 기록은 정준혁이 세운 2시간9분28초이고, 나머지 선수들은 10분대도 깨지 못했다. 신현수는 "솔직히 워낙 한국 마라톤 선수들이 너무 못하고 있다. 창피하다. 그래서 내가 더 잘 뛰어야 다른 선수들도 자극받고,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내년에 열리는 도쿄올림픽에 대한 도전의식은 더 강해졌다. 신현수는 "이번 대회에서 기준기록 통과할 자신이 있었는데 부족하다는 걸 알았다"면서도 "하지만 내년 상반기에 한 번 더 기회가 있다. 지금보다 조금 더 노력하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각오를 드러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