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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김부겸 보낸 새마을운동 행사, 올해는 文 직접 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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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은 29일 “‘새마을운동’의 현대적 의미를 계승하여 발전시켜 나가자”고 말했다.

행사 직후 부산행 #모친 강한옥 여사 건강 위독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9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해 “새마을운동은 과거의 운동이 아니라, 살아있는 운동이 돼야 한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 대통령은 축사에서 “우리는 다시, 서로 돕고 힘을 모아 ‘함께 잘사는 나라’를 완성해야 한다”며 “상생과 협력, 국민통합과 주민참여의 주역이 돼주고, 미래에 대한 희망을 키워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이 새마을지도자대회에 참석한 것은 취임 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특히 “새마을운동이 조직 내부의 충분한 합의와 민주적 절차를 통해 ‘생명·평화·공경운동’으로 역사적인 대전환에 나선 것은 참으로 반가운 일”이라고 말했다.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관 주도로 시작된 새마을운동의 변화를 문 대통령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이다. 앞선 지난해 3월 새마을운동중앙회장에 진보진영 농민운동가 출신인 정성헌 회장이 취임한 게 한 요인일 수 있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 출범하고 나서 박정희·박근혜 전 대통령의 새마을운동이 ‘적폐’로 몰리고, ‘새마을’이란 글자를 다 떼겠다고 공무원 사회에선 소동이 벌어졌던 것을 고려하면 정치권에선 ‘격세지감’이란 얘기가 나온다. 지난해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이 이 행사에 참가했었다. 이를 감안한 듯,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전날 ‘해명’을 했다. 고 대변인은 “김대중 대통령, 노무현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 박근혜 대통령도 다 한 번씩 참석을 했다”며 “새마을운동이 기존 ‘빈곤 극복’ 차원에서 ‘생명살림운동’으로 전환을 모색하고 있는 상황을 격려하기 위해 참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박정희 전 대통령을 거명하진 않았지만 새마을운동은 상찬했다. “오늘의 대한민국 밑바탕에는 새마을운동이 있다”고 했다. 이어 “새마을운동으로 우리는 ‘잘살아보자’는 열망과 ‘우리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며 “우리가 기적이란 말을 들을 만큼 고속 성장을 이루고, 국민소득 3만 달러의 경제 강국이 된 것은 농촌에서 도시로, 가정에서 직장으로 들불처럼 번져간 ‘새마을운동’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200만 회원을 대표에 이날 행사에 참석한 새마을지도자들에게는 “공무원증을 가지지 않았지만, 가장 헌신적인 공직자”라며 “새마을지도자가 나서면 이웃이 함께했고, 합심하여 불가능한 일도 가능한 일로 바꿔냈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2007년 태안기름유출 사고, 2014년 세월호 사고, 지난 4월 강원도 산불 발생때 새마을회 차원의 자원봉사활동이 이뤄진 점을 언급하며 “지역발전의 주역이 돼주셨고, 국민이 아플 때 가장 먼저 달려와 손을 잡아주신 새마을지도자와 가족 여러분께 대통령으로서 깊이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나아가 “새마을운동의 전파로 우리는 경제발전의 경험을 개발도상국과 공유하면서, 잘 살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도록 돕고 있다”며 “앞으로도 국제사회의 책임있는 중견국가로서 지구촌이 함께 잘 살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해나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다음달 부산에서 한·아세안특별정상회의 및 한·메콩정상회의 개최를 앞두고 있는 문 대통령은 “역동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동남아 국가들과 다양한 ‘새마을운동’ 관련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9일 오후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전국새마을지도자대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한편, 문 대통령은 이날 행사 직후 건강이 위독한 모친을 뵙기 위해 부산으로 내려갔다. 부산 한 시내병원에 입원한 강한옥(92)여사가 최근 병세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성헌 새마을중앙회장도 대회사를 낭독하며 “(대통령) 모친께서 많이 위중하신 모양이다. 사모님은 일찍 내려가셨고 대통령도 행사 마치고 가셔야한다. 쾌유를 마음속으로 빌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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