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가구 보러 여성 집 들어갔다···흥정 중 살해한 20대 남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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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지방경찰청 전경. [사진 부산지방경찰청]

부산지방경찰청 전경. [사진 부산지방경찰청]

중고 가구를 사겠다며 여성이 혼자 사는 집에 침입한 뒤 여성을 살해한 20대 남성이 경찰에 잡혔다.

20대 남성 중고 소파 상태 보려고 30대 여성 집에 들어가 #가격 시비 붙자 화가 난 남성, 여성 때려 숨지게 해 #경찰 CCTV 추적 통해 남성 검거…살인죄로 구속

부산 부산진경찰서는 살인 혐의로 A씨(25)를 구속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는 지난 21일 오후 6시 40분쯤 부산 부산진구의 한 아파트에 사는 B씨(30대 중반·여)의 집에 들어갔다. B씨가 팔려고 내놓은 중고 소파의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이들은 중고 거래 사이트를 통해 만났고, 일면식이 없는 사이라고 한다.

A씨와 B씨는 중고 소파 가격을 두고 흥정을 벌이다 시비가 붙은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B씨가 갑자기 나를 무시하는 듯한 말을 했고, 화가 나 B씨의 얼굴을 몇 대 때렸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폭행을 당한 B씨가 휘청하며 쓰러졌는데도 A씨의 폭행은 멈추지 않았고, 결국 B씨는 숨졌다.

놀란 A씨는 살인을 은폐하기 위해 B씨가 자살한 것처럼 위장한 뒤 황급히 집을 빠져나왔다. 다음날 B씨가 직장에 출근하지 않자 직장 동료는 경찰에 실종 신고를 했다.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B씨의 집을 찾았고, 화장실에 쓰러져 있는 B씨를 발견했다. B씨의 목에 전화줄이 매어져 있었지만, 자살로 볼 수 없는 여러 가지 정황을 확인한 경찰은 곧바로 수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에서 B씨의 집으로 들어가는 A씨를 발견해 용의자로 특정했다. 이틀간의 수사 끝에 경찰은 지난 23일 A씨를 붙잡았다. 경찰은 A씨가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살인죄를 적용해 구속했다.

부산경찰청 관계자는 “A씨가 B씨의 휴대전화를 집에서 갖고 나왔지만, 이는 금품을 노렸다기보다는 사건을 은폐하기 위한 행위로 보인다”며 “A씨가 살인 의도를 갖고 B씨의 집으로 침입한 것으로 보기도 어려워 우발적 살인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이다”고 말했다.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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