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2003 일본시리즈가 오는 18일부터 7전4선승제의 열전에 돌입한다.
올해 일본시리즈에서는 센트럴리그 우승팀인 한신 타이거스와 퍼시픽리그 우승팀인 다이에 호크스가 맞붙는다. 가장 흥미를 끄는 것은 양팀 사령탑의 맞대결이다.
'열혈남아'라는 별명답게 불 같은 성격과 강한 카리스마를 앞세운 한신의 호시노 센이치(56)감독과 다이에를 이끄는 '영원한 홈런왕'오 사다하루(王貞治.63)감독의 라이벌 대결이다. 이승엽(삼성)의 홈런 행진과 함께 국내에서도 지명도가 높아진 오 감독은 통산 홈런 8백68개로 세계 최다홈런 기록 보유자다.
호시노 감독과 오 감독의 인연은 197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오 사다하루는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간판 타자였고 호시노는 '안티 교징(요미우리를 적대시하는 사람들을 일컫는 말)'의 선봉에 서서 "타도 요미우리"를 외쳤던 주니치 드래건스의 투수였다.
은퇴 후 지도자로 변신한 둘은 87년 요미우리 사령탑으로 일본시리즈를 제패한 오 사다하루가 88년 호시노가 이끄는 주니치에 센트럴리그 우승을 내주면서 선수 시절의 끈끈한 라이벌 의식을 이어갔다. 오 감독은 이때의 성적 부진으로 요미우리 사령탑에서 물러났다.
이후 오 감독은 95년 다이에의 지휘봉을 잡았고, 99년 호시노가 이끄는 주니치와 일본시리즈에서 다시 만났다. 이때 주니치에는 한국에서 건너간 선동열-이상훈-이종범이 뛰고 있었다. 오 감독은 이때 4승1패로 간단히 주니치를 물리치고 우승했다.
절치부심하던 호시노는 마침내 한신으로 팀을 옮겨 일본시리즈에 올랐고 오 감독의 다이에와 다시 만났다. 올해 일본시리즈는 호시노의 복수전인 셈이다.
이태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