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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금강산 청산, 남북관계냐 한미동맹이냐 선택하라는것"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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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 해금강 선상호텔 앞에서 현지 지도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 해금강 선상호텔 앞에서 현지 지도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998년 이래 남북 협력의 상징이던 금강산관광을 청산하겠다고 선언한 것은 한국 정부를 향해 "남북관계냐 한미동맹이냐 선택을 강요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미국 백악관과 국무부는 이틀째 공식 반응을 하지 않는 가운데 에번스 리비어 전 국무부 아태담당 부차관보는 "김정은이 한·미 관계를 이간질하고 서울이 북한과 관계개선과 미국과 관계 사이에서 선택하라고 강요한 것"이라고 말했다.

리비어 "남북 관계냐, 한미동맹이냐 선택 압박" #미 군축대사 "유엔 회원국 제재 전면 이행해야, #싱가포르 비핵화 약속 진전위한 협상 복귀 촉구"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23일(현지시간) 중앙일보에 금강산에서 현대아산 시설 철거 및 독자 관광개발을 선언한 의미에 대해 "김정은이 한국이 북한에 대한 접근법을 바꾸라고 추가 압박을 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김정은은 2017년 이래 3년 연속 신년사에서도 이 같은 목표를 분명히 했다"며 "김정은은 한국이 본질에서 북한과 더 나은 관계를 원하는지 아닌지를 결정해야 한다고 하면서 한미동맹을 깨려고 노력해왔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북 유대관계의 대가는 한국이 미국과 거리를 둬야 한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이어 "하지만 평양 입장에서 한국 정부가 지금까지 남북경협 재개 등 요구한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은 물론 심지어 미국으로부터 첨단항공기를 구매해 방위를 증강했고 미국과 일부 연합훈련은 지속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들 관점에서 한국이 시험에 불합격했기 때문에 금강산관광 협력 사업을 종료하겠다는 신호를 주는 것으로 한국에 압박을 배가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리비어 전 부차관보는 "김정은은 금강산관광 사업의 보존의 한국 결의가 어느 정도인지 시험하는 동시에 북한의 제시한 입찰에 응하라고 촉구한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트로이 스탠거론 워싱턴 한미경제연구소 선임 국장은 "북한이 금강산사업 중단을 밀고 나갈 경우 남북관계에는 큰 차질을 빚을 것"이라며 "남북협력 사업에 대한 그들의 약속과 조건을 이행하는 데 의문을 제기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스탠거론 국장은 "이번 결정은 국제 사회에도 북한이 투자에 안전한 곳이 아니며 평양이 경제 발전에 진지하지 않으며, 국제투자를 촉진하는 데 필요한 재산권 보호와 같은 필요한 개혁 조치를 거부한다는 강력한 신호가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탠거론 국장은 대신 "북·미 협상과 관련해선 미국이 북한 원산 갈마 리조트 건설 및 확장할 것이란 소문이 거짓일 가능성이 높아 영향이 거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의 경제개발을 지원하는 어떤 활동도 미 의회의 경제원조 금지조치 해제를 요구하기 때문"이라며 "상당한 비핵화 과정의 진전이 없이 그럴 일이 벌어질 가능성은 작다"라고도 했다.

금강산관광에 대해 공식 입장을 내진 않았지만, 미국 정부는 유엔 회원국이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를 완전히 이행해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로버트 우드 미 군축대사는 현지시간 22일 유엔총회 제1위원회 핵무기 주제 회의 연설에서 "북한에 관한 우리의 목표는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라며 "모든 유엔 회원국이 유엔 안보리 결의안이 부과한 기존 제재를 계속 완전히 이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김정은 위원장이 지난해 싱가포르 정상회담에서 비핵화에 대해 약속한 진전을 이루기 위해 북한의 협상 테이블 복귀를 촉구한다"고도 말했다.

워싱턴=정효식 특파원 jjp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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