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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선 차량 멈추니, 알아서 차선 바꾸는 자율주행차

중앙일보

입력

1차로를 나란히 주행하던 차량 3대 중 가장 앞선 차량이 갑자기 멈춰선다. 전방에 비상점멸등을 켠 채 정차된 차를 센서를 통해 인지했기 때문. 뒤이어 가던 두 번째 차량도 급정거한다. 하지만 세 번째 차량은 정차 없이 2차로로 차선을 바꿔 달린다.

현대모비스·KT 공동으로 #'커넥티드카' 기술 개발 #전방 장애물, 통신으로 파악 #5G로 고화질 영상 활용가능

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장면이지만, 이 차들이 '자율주행차'였다면 어떨까.

각각의 자율주행차가 통신을 통해 연결되어 차량이 센서 감지 전에 장애물 정보를 인지해 주행 경로를 바꾸는 기술이다.

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 테스트 차량 엠빌리를 통해 이동통신 기반 차량-사물 통신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자율주행 테스트 차량 엠빌리를 통해 이동통신 기반 차량-사물 통신기술을 시연하고 있다. [사진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와 KT가 이 기술을 공동 개발해 최근 충남 서산 소재 현대모비스 주행 시험장에서 시연에 성공했다. 현대모비스가 가진 자율주행 센서기술과 KT의 5세대 이동 통신(5G) 기술을 접목한 결과다. 커넥티드카 기술의 기초기술을 개발한 것이다.

커넥티드카란 자동차와 각종 사물을 통신을 통해 연결하는 기술을 뜻한다. 자율주행 수준을 고도화하기 위해서는 도로 위를 달리는 모든 자율주행차를 연결해 유기적으로 운행되도록 해야 한다. 주변 차량은 물론, 길을 지나는 사람이나 길가에 놓인 물건 등에 정보를 끊임없이 받고 이를 주행에 활용하는 것이다.

커넥티드카 기술이 고도화되면 자율주행뿐만 아니라 집, 가전제품, 주차장 등 일상생활과도 결합한다. 운전대를 잡기 전 집에서 차량 실내 온도를 조율하는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홈투카(Home To Car)가 예다.

이번에 현대모비스와 KT가 공동 개발한 것은 '실시간 내비게이션 업데이트' 기술과 '이동 통신 기반 차량·사물 통신(C-V2X)' 기술이다.

우선 실시간 내비게이션 업데이트 기술은 앞선 차량이 센서를 통해 수집한 교통 정보를 서버로 모은 뒤, 이를 바탕으로 지도에 반영해 뒤따르는 차에 전달하는 기술이다.

앞선 차량이 전방에 정차된 차량을 발견하면 이를 카메라와 레이더, 센서로 인식한 뒤 이 정보를 5G 단말기를 통해 5G 서버로 보낸다. 이후 서버는 이 정보를 바탕으로 차량 운행에 필요한 지도와 경로를 실시간 수정한다. 이후 뒤따르는 차량의 5G 단말기로 해당 정보를 보낸다.

또 C-V2X기술은 이동 통신망으로 차량, 도로, 보행자 등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기술이다. 각 자율주행차가 센서로 장애물을 인지하지 못하더라도, 이 기술을 통해 통신으로 장애물 정보를 받기 때문에 회피 주행 등 사전에 경로를 조정할 수 있게 된다.

미국자동차기술학회(SAE) 기준 레벨2(부분 자율주행) 수준인 현재 자율주행기술은 각종 센서를 사용 범위 내에서만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전방감지센서는 전망 수십m 앞 장애물을 감지할 수 있지만 시야 확보가 어려운 교차로나 기상악화 조건에서는 장애물을 감지하기 어렵다.

현대모비스의 자체 개발 자율주행 시험차 엠빌리(M.Billy)가 운전자 개입 없이 자율주행하는 모습. [사진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의 자체 개발 자율주행 시험차 엠빌리(M.Billy)가 운전자 개입 없이 자율주행하는 모습. [사진 현대모비스]

SAE는 자율주행기술을 0~5단계 분류하고 있는데 이 가운데 레벨2는 운전자가 조향과 가속을 조율하는 가운데 차량이 일부 기능을 대신한다. 시스템이 모든 주행 기능을 수행하는 레벨4(고도 자율주행) 수준의 자율주행을 C-V2X기술이 필수적이다.

이호근 대덕대 자동차학부 교수는 "5G를 기반으로 하면 실시간으로 고화질 영상데이터를 받을 수 있고 관제센터를 통해 이 정보를 수집 분석할 수 있다"며 "차량 운행정보를 정확히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여러대의자율주행차를 동시에 조정할 수 있는 최적화된 자율주행을 선보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효성 기자 kim.hyos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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