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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 행성처럼 신비로운, 무지개빛 오팔의 매력

중앙일보

입력

[더,오래] 민은미의 내가 몰랐던 주얼리(27) 

2009년 개봉해 큰 인기를 얻었던 영화 '아바타'. [사진 20세기 폭스]

2009년 개봉해 큰 인기를 얻었던 영화 '아바타'. [사진 20세기 폭스]

서기 2154년, 지구로부터 4.4광년 떨어진 행성 ‘판도라(Pandora)’. 지구 인류는 에너지 고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판도라에서 대체 자원을 채굴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판도라의 독성을 지닌 대기로 인해 자원을 얻는데 어려움을 겪는다.

지구인은 판도라의 원주민 ‘나비’ 족의 외형에 인간의 의식을 주입, 원격 조정이 가능한 새로운 생명체인 ‘아바타’를 탄생시킨다. 하반신이 마비된 전직 해병대원 ‘제이크’는 아바타 프로그램에 참여할 것을 제안받아 판도라 행성으로 향하고, 제이크는 자신의 아바타를 통해서 자유롭게 걸을 수 있게 되는데….

대체 에너지 자원을 찾기 위해 판도라를 파괴하려는 지구인과 판도라를 지키려는 원주민 나비족과의 갈등과 전쟁. 자신의 아바타를 원격조종하며 나비족에 침투한 지구인 남자 제이크와 나비족 여자 네이티리의 사랑을 그린 영화가 ‘아바타’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이 만든 영화 ‘아바타’는 개봉한 해인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0년 동안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 흥행 1위의 왕좌를 지켰다. 10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아바타가 지켜왔던 기록은 지난 4월에 개봉한 ‘어벤저스 엔드게임’에 의해 깨졌지만, 여전히 2위를 지키고 있다.

개봉 당시,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아바타에 혁신적인 3D 기술을 적용해 영상매체를 새로운 장으로 이끌었다는 찬사를 받았다. 3D 기술로 만들어낸 아바타와 나비족 눈동자의 움직임과 핏줄이 비치는 피부, 눈썹의 미세한 떨림까지도 재현해 내 실존하는 생명체를 보는 듯했다. 신비롭고 아름다운 판도라의 자연과 풍경 또한 지구 어딘가에 있는 장소처럼 생생했다.

개인적으로는 아바타를 본지 10여년이 넘었지만, 워낙 화려한 영상의 색감 때문에 지금도 아바타 하면 생각나는 보석이 있다. 빨간색 하면 루비, 파란색은 사파이어, 초록색 하면 에메랄드가 자연스럽게 떠오를 만큼 ‘유색 보석’이 품은 색상의 존재감은 막강하다.

만약 루비·사파이어·에메랄드의 아름다운 색상을 모두 한몸에 지닌다면? 그런 보석이 어디 있겠느냐고 할 수 있지만, 현실에 존재한다. 10월의 탄생석, 오팔 얘기다. 빨주노초파남보, 무지갯빛을 모두 지닌 보석이 오팔이다.

무지개의 화신, ‘오팔’

오팔은 우리나라에서 단백석이라 불린다. 오팔의 원석은 무색, 노란색, 갈색, 분홍색, 초록색, 파란색 등 여러 가지가 있으나 그중에서도 무지갯빛으로 빛나는 것을 보통 오팔이라고 한다. 오팔의 이름은 ‘귀중한 돌’을 뜻하는 라틴어에서 유래했다. 보는 각도에 따라 다양한 색이 보이는 유색 효과가 나타나는데, 유색 효과가 선명할수록 가치가 높다. 유색 효과로 인해 ‘무지개의 화신’으로 불리기도 한다.

오팔은 크게 유색 효과가 있는 ‘프레셔스 오팔(precious opal)’과 유색 효과가 없는 일반 오팔(common opal)로 나눈다. 바탕색에 따라 화이트 오팔, 라이트 오팔, 파이어 오팔, 블랙 오팔 등으로 구분할 수도 있다.

오팔 중 오스트레일리아 산 블랙 오팔이 변채(變彩)가 뛰어나기 때문에 그 가치가 가장 높다. 실제론 이름처럼 검은색이 아니라 진한 청록색을 띠고 있다. 블랙 오팔을 보고 있으면 깊은 바다, 혹은 머나먼 우주가 연상되고 영화 ‘아바타’에 나오는 신비한 행성인 ‘판도라’와 그곳에 사는 생명체인 파란색 피부를 가진 ‘나비족’이 떠오르기도 한다.

오팔은 4대 보석이라고 불리는 다이아몬드, 루비, 사파이어, 에메랄드만큼 대중적인 보석은 아니다. 그래서 주얼리 상이나 주얼리 브랜드에서는 흔히 볼 수 없는 보석이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유색 보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오팔을 메인 스톤으로 한 주얼리 제품을 출시하는 브랜드가 늘고 있다. 대표적인 오팔 주얼리를 소개한다.

1. 블랙 오팔이 세팅된 목걸이와 귀걸이

[사진 타사키 홈페이지]

[사진 타사키 홈페이지]

프랑스어로 매혹적인 정원을 뜻하는 ‘쟈뎅 앙샹떼’ 컬렉션. 싱그러움으로 가득 찬 리츠 파리 정원의 화려한 꽃에서 영감을 받았다. 블랙 오팔이 장미꽃 봉오리와 같이 묘사되어 무지개 빛깔로 빛나고, 꽃받침과 줄기는 밝은 유색석들로 장식했다. 장미 모양의 블랙 오팔은 보이는 각도에 따라 스톤의 색이 변한다. 디자인의 아름다움은 장미의 줄기를 묘사하는 생생한 곡선으로 정렬된 컬러 스톤으로 극대화된다.

2. 핑크 오팔이 세팅된 브로치와 시계

[사진 쇼메 홈페이지]

[사진 쇼메 홈페이지]

정원을 뜻하는 ‘자르뎅’ 컬렉션의 ‘호텐시아’ 브로치와 시계. 호텐시아는 프랑스어로 '수국'을 뜻하고 호텐시아의 꽃말에는 '진심어린 사랑'의 의미를 담고 있다. 정원에 아름답게 만개한 한 다발의 수국을 표현한 핑크 골드 소재에 핑크 오팔과 엔젤 스킨 오팔, 핑크 투르말린, 핑크 사파이어, 다이아몬드를 세팅했다. 수국의 꽃잎 하나하나가 다채로운 유색 보석으로 물들어 있다.

3. 라이트 오팔ㆍ라이트 오렌지 오팔ㆍ블랙 오팔이 세팅된 반지

[사진 디올 파인주얼리]

[사진 디올 파인주얼리]

깃털을 주제로 한 ‘쁘띠 파나쉬’ 컬렉션의 4개의 오팔 반지. 화이트, 옐로우, 로즈 골드에 다이아몬드를 세팅한 깃털 사이 중앙에 오팔이 대담하게 자리 잡았다. 마치 오팔 스톤 하나가 가벼운 고급 이불 위에 살짝 내려앉은 것처럼. 오팔의 존재감을 한껏 과시한 디자인의 반지다.

이처럼 10월의 탄생석인 보석, 오팔은 그 종류와 색상이 매우 다양하고 다채롭다. 오팔 마니아 중엔 오팔을 손에 넣는 순간, 하늘의 무지개를 내 손 안에 거머쥔 것과도 같은 느낌이라고 말하는 이도 있다. 그 느낌을 상상해본다. 무지개가 내 손 안에….

주얼리 마켓 리서처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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