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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29년만의 평양 원정서 0-0 무승부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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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대표팀이 29년 만의 평양 원정에서 0-0으로 비겼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한국 축구대표팀이 29년 만의 평양 원정에서 0-0으로 비겼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한국 축구대표팀이 29년 만의 평양 원정으로 열린 남북 대결에서 무승부를 기록했다.
파울루 벤투(50·포르투갈)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5일 북한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 원정 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승점 1을 보탠 한국은(승점 7·2승1무)로 단독 선두를 지켰다. 한국(골득실+10)은 북한(승점 7·골득실+3)과 승점이 같지만, 골득실에서 앞섰다. 더불어 2차 예선 3경기 연속 무실점 경기 기록도 이어갔다.

깜깜이축구+무관중 초유의 사태 #팽팽한 긴장감 속 옐로카드 4장 #손흥민-황의조 북한 못 뚫어 #벤투호 2승1무로 조 1위 유지

이날 경기는 당초 4만 명의 북한 관중이 입장할 거라는 예상과 달리, 무관중 경기로 치러졌다. 북한축구협회는 '무관중 경기' 개최를 사전에 아시아축구연맹(AFC)과 협의를 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이 TV 생중계를 거부하면서 '깜깜이+무관중 경기'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경기장 내 인터넷 상황도 좋지 않아 현지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경기 전후반 직후 한 차례씩만 연락이 됐다. 대부분의 경기 상황을 해당 경기 감독관인 케멜 토카바예프(키르기스스탄) 씨에게 전달받았다. 토카바예프 감독관이 휴대폰 앱으로 문자메시지와 사진을 전송하는 방식이었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토트넘)과 황의조(보르도)를 투톱 스트라이커로 내세운 4-4-2 전술을 가동했다. 좌우 날개는 이재성(홀슈타인 킬)과 나상호(FC도쿄)가 맡았고, 공격형 미드필더는 황인범(밴쿠버)이 나서고 수비형 미드필더는 정우영(알사드)이 출전했다. 좌우 풀백은 김진수(전북)-김문환(부산)이 담당하고, 중앙 수비는 김민재(베이징 궈안)-김영권(감바 오사카)이 출격했다. 골키퍼는 김승규(울산)가 나섰다.

이에 맞서는 북한은 유벤투스(이탈리아) 23세 이하(U-23) 팀에서 활약 중인 한광성과 장크트푈텐(오스트리아)의 박광룡을 투톱 공격수로 세웠다. 경기는 초반부터 팽팽한 긴장감 속에서 진행됐다. 전반 30분 북한 리영직이 경고를 받으면서 분위기는 다소 거칠어졌다. 전반 도중 양팀 선수간 한 차례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흐름은 북한 리은철도 옐로카드를 받은 후반 1분까지 이어졌다.

전반을 득점없이 마친 벤투 감독은 후반 분위기 반전을 위해 후반 시작과 동시에 나상호를 빼고 최근 컨디션이 좋은 황희찬(잘츠부르크)을 투입했다. 그러나 오히려 후반 10분 김영권, 후반 17분 김민재가 경고를 받으며 수세에 몰렸다. 이에 벤투 감독은 후반 20분 황인범 대신 권창훈(프라이부르크), 후반 34분엔 황의조를 빼고 장신 스트라이커 김신욱(상하이 선화)으로 한 방을 노리는 승부를 걸었다.

그러나 벤투 감독의 용병술은 모두 북한 수비에 막혔다. 후반 24분 상대 골키퍼에게 막힌 김문환의 결정적인 슈팅이 그나마 결정적인 장면이었다. 북한도 '맞불 작전'으로 나섰지만, 소득이 없었다. 후반 36분 수비수 심현진을 빼고 미드필더 김금철, 후반 48분엔 박광룡을 빼고 김영일을 넣어 공격을 강화했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평양 원정을 마친 대표팀은 중국 베이징을 거쳐 17일 새벽 인천공항으로 입국한다. 한국은 11월 14일 레바논과 원정으로 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예선 H조 4차전에 나선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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