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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율 "코링크서 사라진 13억, 정경심은 공범이라서 침묵"

중앙일보

입력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조국(54) 법무부 장관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회사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블루코어 펀드와 그린코어 펀드가 ‘쌍둥이 펀드’라는 주장이 나왔다. 사모펀드 투자와 관련해 조 장관을 공개 비판한 김경율 회계사(전 참여연대 공동집행위원장)는 최근 유튜브·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이를 근거로 “투자 내용을 몰랐다”는 조 장관의 해명이 거짓이라고 강조했다.

블루코어밸류업1호는 2017년 7월 31일 조 장관이 부인 정경심(57) 동양대 교수와 자녀, 정 교수 동생과 그 가족이 14억여원을 투자 약정한 펀드다. 검찰이 지난 7일 공개한 공소장에 따르면 정 교수 등은 투자 약정금이 100억1100만원으로 기재된 펀드 정관에 도장을 찍고 실제 14억7100만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돈 가운데 13억8000만원은 가로등 점멸기 업체인 웰스씨앤티에 투자됐다. 김 회계사는 “돈을 투자받으면 유무형 자산 구매 등에 써야 하는데 돈이 그냥 빠져 버린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검찰은 코링크PE의 실질 운영자이자 조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36·구속 기소)씨가 웰스씨앤티에서 13억원을 횡령해 WFM 인수 등에 썼다고 공소장에 적시했다.

"두 펀드 자금 흐름 등 닮았다" 주장 

검찰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지난 3일을 시작으로 세 차례 불러 조사했다. [중앙포토·연합뉴스]

검찰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지난 3일을 시작으로 세 차례 불러 조사했다. [중앙포토·연합뉴스]

그린코어밸류업 1호는 2017년 8월 9일 설립돼 코스닥 상장사인 바이오리더스가 15억원을 투자했다. 이 돈은 5G광중계기 회사로 알려진 태영웨이브에 투자됐다. 그린코어 펀드 설정금액은 61억1000만원, 바이오리더스가 실제 납입한 투자금은 15억원이다. 해당 투자 관계자는 “코링크PE가 제안한 정관에 따라 실제 투자금을 납입하는 것으로 투자가 마무리되고 설정액은 소멸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김 회계사는 9일 ‘KBS 김경래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바이오리더스가 그린펀드에 15억을 투자하고 그린펀드가 태영웨이브에 그것을 곧바로 투자하는 것은 정상적 절차지만 투자자금이 태영웨이브에서 씨케이글로벌이라는 회사로 곧바로 움직여가게 된다”며 “블루펀드와 동일한 때 거의 비슷한 자금이 비슷한 패턴으로 이뤄졌다”고 말했다. 김 회계사에 따르면 바이오리더스는 6개월이 지나 “15억원이 어디 갔느냐”며 문제제기를 한 뒤 코링크PE에 돈을 돌려달라고 요청했다.

“정상이라면 ‘그린’처럼 문제제기해야”

김 회계사가 그린펀드를 예로 들어 지적한 문제는 두 가지다. 먼저 조 장관의 “나와 처는 사모펀드 투자처를 몰랐다”는 해명이 거짓이라는 것이다. 김 회계사는 바이오리더스가 투자처를 알고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실제 바이오리더스 관계자는 “운용보고서를 보고 투자 내역을 알았다”고 말했다. 블루코어 펀드 정관에서도 운용사가 분기별로 운용현황, 운용전략 등을 보고할 의무가 있다고 정해놨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6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6일 오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종택 기자

또 김 회계사는 같은 라디오 방송에서 “바이오리더스는 태영웨이브에서 돈이 어떻게 쓰이는지 알게 됐고 곧바로 항의를 하는데 정 교수는 똑같은 자금이 자금 흐름에 대해서 자금이 투자되자마자 어디론가 사라진 것에 대해서 문제제기하지 않는다”며 “(코링크PE가) 돈이 어떻게 쓰이고 어떤 식으로 들어와서 어떻게 사라진다는 상세한 설명을 정 교수에게 해준다는 문건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자금의 흐름이 어떻게 이뤄지는지 그리고 혹여 경영 과정에 참여하는지, 경영 과정에 회사의 어떤 전반적인 운영 과정의 설명을 듣는지가 대여냐 투자냐를 결정하는 것”이라며 “대여로 보기 어렵고 차명 투자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사기냐, 속았느냐는 성립하지 않고 둘(조범동씨, 정경심 교수) 사이에 성공했느냐, 실패했느냐만 가능하다”고도 했다.

투자사 “코링크PE 운영상 문제 있었다” 

바이오리더스 측은 김 회계사의 발언에 관해 “코링크PE가 운용보고서를 제대로 주지 않는 등 운영상 문제로 지난해 중순 펀드 청산을 요구한 것”이라며 “자금 회수 절차를 밟고 있으며 일부 자금을 회수했고 나머지 자금 회수에 대한 확약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린코어 펀드가 투자한 태영웨이브 관계자는 “투자와 관련해 잘 알지 못한다”며 “다만 5G 관련 사업을 하지 않는데 언론에 왜 5G 기업으로 알려졌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회로기판 등을 생산한다.

최은경 기자 choi.eun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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