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kg 감량' 아케보노, 최홍만 나오라고해

중앙일보

입력

오는 30일 열리는 'K-1 REVENGE 2006 - 앤디 훅 추모 대회' '최홍만 vs 아케보노' 3차전 발표를 두고 팬들 사이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두 번에 걸친 대결에서 이미 밑천을 드러내 보인 아케보노(37, 일본)와 한창 주가를 올리고 있는 최홍만(25, 스프리스KI)의 대결은 그 결말이 안 봐도 뻔하다는 것.

이러한 반응을 이미 예상했는지 아케보노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에서 "30kg를 감량했다"며 다시 한 번 자신의 경기를 봐줄 것을 요청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팬들은 코웃음을 치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아케보노에게 30kg 감량은 개인적으론 획기적인 성과이겠지만 경기력 향상에 그다지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감량은 체급기준에 체중을 맞추기 위한 목적을 제외하면 대부분 운동능력을 높이기 위해 실시한다. 훈련을 통해 불필요한 체지방을 제거함과 동시에 근지구력을 강화하고 스피드를 높이는 효과를 얻기 위함이다.

하지만 아케보노의 경우는 좀 다르다. 아케보노의 신장은 2m 3cm, 감량 후 체중은 190kg정도다. 일반 성인남성의 키가 2m 3cm라면 적정체중은 얼마일까? 92.7kg이다. 일반인의 기준이 아닌 격투기 선수의 기준으로 봐도 아케보노는 과체중의 정도를 넘어서 '초'과체중 수준이다. 비슷한 신장의 근육질인 150kg의 밥 샙, K-1에서 무거운 선수들로 꼽히는 170kg 정도의 알란 카라예프, 김경석, 김동욱을 여전히 웃돈다.

스모선수의 입장에서 30kg감량은 대단한 것이겠지만 적절한 체중과 더불어 그 체중에 어울리는 신체조정능력, 순발력 및 스태미너가 요구되는 격투기에서 현재의 체중으로는 힘들다는 의미다.

더 심각한 것은 아케보노에게서 발전의 가능성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아케보노가 K-1에 뛰어든 것은 최홍만보다 이른 2003년 12월이다. 격투기로 따지면 아케보노가 최홍만보다 1년 4개월이나 먼저 뛰어든 선배임에도 불구하고 '체중'을 제외하면 나은 부분을 찾아볼 수 없다.

아케보노가 K-1 진출 후 받아든 성적표는 1승 7패, 종합격투기 경기까지 합치면 1승 10패다. 초라함을 넘어서 처연함까지 느껴지는 전적이다. 아케보노가 K-1링에 아직도 오를 수 있는 이유는 일본의 전국민적 유명인사인 전직 '요코즈나'라는 직함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에선 아케보노의 '30kg 감량' 발언을 두고 K-1에 계속 남아 싸우고 싶다는 의사의 표현이자 K-1에 대한 구애작전의 한 부분이라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살 안 뺄 것이면 나가라'는 K-1측의 압력에 '30kg는 뺏으니 이걸로 좀 봐주시오'라는 의사의 표현이라는 것이다.

세 번째로 아케보노와 싸우는 최홍만은 승리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각종 격투기 커뮤니티의 팬들도 최홍만의 승리를 의심치 않고 있다. 삭발까지 감행하며 30kg 감량에 성공했다고 밝힌 아케보노가 최홍만의 완승을 예상하는 이구동성에 어떤 심정을 가질까? 이번에 패한다면 또 다시 30kg를 감량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출처 : 일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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