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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서초동 집회엔 "무겁게 인식" 광화문 집회엔 "입장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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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이 지난달 27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와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 고민정 대변인이 지난달 27일 오후 춘추관 대브리핑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과 관련한 검찰의 수사와 관련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전하고 있다. [연합뉴스]

청와대는 개천절 휴일인 3일 보수진영이 결집한 광화문 집회에 대해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문재인 정부를 규탄하고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을 촉구 이번 집회는 오래전부터 예정됐지만, 결과적으론 지난달 28일 검찰개혁을 촉구한 서초동 촛불 집회의 맞대응 성격이 됐다. 이날 오후 노영민 비서실장 주재로 열린 현안점검회의에선 제18호 태풍 ‘미탁’ 피해 상황 등과 함께 광화문 집회 상황에 대한 현황 보고도 이뤄졌다고 한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지난주 서초동 집회에 대해서도 청와대가 공식 입장을 낸 적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서초동 촛불 집회 이틀 뒤 청와대 관계자가 기자들과 만나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숫자의 사람들이 모였다”며 “수많은 사람이 다 함께 촛불을 들고 한목소리를 외쳤다는 것에 대해 당연히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청와대는 그러면서 검찰 수사는 수사대로, 검찰 개혁은 개혁대로 해나가면 된다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검찰이 이날 조국 장관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를 소환 조사한 데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서다. 청와대 관계자는 “수사는 검찰에서 하는 일”이라며 “투트랙이다. 검찰은 검찰이 할 일을, 법무부는 법무부가 할 일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최근 윤석열 검찰총장이 조국 장관 임명에 앞서 문재인 대통령과 독대를 요청했으나 수용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는 등 청와대가 검찰을 압박하는 모양새였다. 검찰이 정 교수에 대한 공개 소환방침을 철회하고 휴일에 비공개 소환한 것은 ‘절제된 검찰권 행사’를 주문한 청와대와 여권 메시지 등에 영향을 받은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청와대는 일단 지켜보겠다는 기류다. 앞으로는 검찰이 대통령 지시를 성실히 이행하는 것이 관건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검찰총장’을 적시해 검찰개혁안 마련을 직접 지시한 만큼 후속 상황을 보겠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검찰에 대해서는 검찰권 행사의 문제와 수사 관행, 조직문화 등을 나열해 구체적으로 지시했다”며 “자신들이 지시받은 내용을 얼마나 성실하게 해내는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문 대통령이 법무부에 대해서도 검찰개혁과 관련된 제도적인 노력을 주문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일단 문 대통령 지시 다음 날인 1일 서울중앙지검 등 3개 검찰청에만 특수부를 남기고 나머지는 폐지하겠다는 검찰 발표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국민이 바라는 검찰 개혁의 시작이 되기를 기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청와대가 ‘시작’이라는 표현을 쓴 건 앞으로도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주문으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검찰 자체 개혁방안이 마련되는 대로 윤석열 검찰총장으로부터 보고를 받겠다는 입장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법무부 내 법무검찰개혁위원회나 검찰개혁추진단처럼 검찰 내부에 별도의 기구를 꾸릴지는 검찰이 알아서 할 문제”라며 “대통령 지시가 있었으니 속도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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