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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위법행위 수사·기소·재판 절차 거치는 것으로 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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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법무부 장관이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9일 조국 법무부 장관을 임명하면서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다. 명백한 위법행위가 있었다면 장관으로서 결격이라는 의미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1일 열린 대정부질문에서는 이를 두고 주호영 자유한국당 의원과 조국 장관 사이 문답이 오갔다.

조국, 1일 대정부질문서 주호영 의원에 답변 #촛불집회 두고는 "검찰개혁 대의 위한 것" #이낙연 "피의사실 공표, 참 오래된 적폐"

▶주 의원=“명백한 위법행위는 어떤 경우에 인정되는 것인가.”
▶조 장관=“통상적으로 수사·기소·재판 절차를 거치는 것으로 안다.”
▶주 의원=“재판 확정판결이 있어야 하는 것이냐.”
▶조 장관=“최종적 결과는 그렇게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경우에 따라 조 장관이 기소되더라도 확정판결 이전까지 사퇴를 하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주 의원은 조 장관에게 더 물었다.

▶주 의원=“조윤선은 무슨 낯으로 장관직을 유지하며 수사를 받느냐고 한 적 있나.”
▶조 장관=“그렇다.”
▶주 의원=“본인도 양심이 있다면 수사받는데 그만둬야 하는 것 아니냐.”
▶조 장관=“교수 시절 썼던 글 같다. 다시 한번 성찰하겠다.”

이날 열린 교육·사회·문화 분야 대정부질문에서도 가장 큰 관심사는 조국 장관이었다. 야당은 첫 질문자였던 주호영 의원부터 조 장관에 대한 공세를 이어갔다.

조 장관은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알지 못한다”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라 답변이 적절하지 않다”는 기존 대응 방식을 답습했다. 지난달 23일 조 장관 자택 압수수색 당시 현장에 있던 검사와 통화한 데 대해서는 “제가 바꿔 달라고 한 게 아니라 제 처가 순식간에 바꿔줘서 부탁을 드렸다”고 해명했다. 수사개입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는 “오해의 소지를 일으킨 점에 대해 죄송하다“면서도 ”일체의 지휘나 관여는 없었다. 가장으로서 불안에 떠는 아내의 남편으로서 호소했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청문회 답변이 사실과 다른 부분을 사과할 생각이 없냐’는 질문에는 “제가 알고 있는바 당시 확인한 그대로 말씀드렸다”며 사과를 거부했다.

조 장관은 지난 주말 촛불 집회에 대한 언급도 했다. 조 장관은 관련 내용을 묻는 더불어민주당 맹성규 의원 관련 질의에 “저의 부족함이나 불찰에 국민들 많은 실망했을 텐데 저를 꾸짖으시면서도 서초동에서 모여서 촛불을 드셨다“며 ”촛불 시민들이 제 개인을 위해서 나섰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검찰개혁이란 시대적 과제, 역사적 대의를 위해 모인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또 “저로선 제가 할 수 있는 순간까지, 주어진 순간까지 제 일을 하고자 한다”며 “불쏘시개 정도 역할만 하면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낙연 국무총리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조국 법무부장관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이낙연 국무총리가 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조국 법무부장관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뉴스1]

여당 의원들은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검찰을 압박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송기헌 의원은 몇몇 언론보도를 나열하며 “명백하게 피의사실을 공표하거나 수사자료를 유출하는 행위가 계속되고 있다”고 했다. 이낙연 국무총리도 “참 오래된 적폐다. 일부 검사들과 일부 언론의 공생관계는 참으로 오래된 부끄러운 유산”이라고 답했다. 검찰이 야당과 야합해 기획 수사를 하는 게 아니냐는 질의에도 "여러 가지 의심이 든다. 진실이 밝혀지기 바란다"고 했다. 이 총리는 ‘조국·윤석열 동반 사퇴설이 떠돈다’(박명재 의원)는 질문에는 ”들어본 적 없다“고 말했다.

이날 대정부질문에서 조국 장관 관련 이슈가 주목받긴 했지만 ‘대조국질문’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던 첫날(9월 26일) 분위기와는 다소 달랐다. 한국당 소속인 함진규 의원은 질의시간이 끝날 때쯤 조국 장관을 불러 질문 간단한 질문을 했다. 이낙연 총리를 향해서는 “대선 주자면 독자적 목소리 내야 하는 것 아니냐. 총리 임기가 얼마나 남았나” 등을 물었다. 이 총리는 자신의 거취와 관련 “잘 모르겠지만, 너무 오래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독자적 목소리는) 별도의 문제고 총리로서의 직분을 다하는 게 옳다”고 말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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