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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하니 이란대통령, 유엔총회서 美·佛 대화 제의 전부 '퇴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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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지난달 말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 총회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대화 시도를 전부 거절한 것으로 나타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중앙포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 [중앙포토]

유엔 총회가 한창이던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밤 로하니 대통령의 숙소인 유엔 본부 인근의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트럼프 대통령, 마크롱 대통령이 로하니 대통령과 접촉하려 했으나 로하니 대통령은 이들 서방 정상들의 대화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달 뉴욕 유엔 총회 당시 #트럼프·마크롱 물밑 접촉 시도에 #전화 응대도 거부하며 '퇴짜' #"트럼프에게 이용당하는 것 경계"

NYT에 따르면 이날 세계 각국 정상들이 묵던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는 정상들 간 물밑 접촉이 긴박하게 전개됐다.

당시 힐튼 호텔의 방 하나에 설치된 전화선 한쪽 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로하니 대통령을 기다리고 있었으나, 로하니 대통령은 자신의 방에서 나와 통화에 응하는 것을 끝내 거부했다.

마크롱 대통령 또한 이날 밤 소수의 측근을 대동한 채 로하니 대통령의 숙소를 예고 없이 찾았으나, 로하니 대통령을 만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려야 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이란 외무장관도 지난달 28일 "유엔총회에 참석한 로하니 대통령을 만난 유럽 정부 정상이 모두 트럼프 대통령을 직접 만나보라고 설득했다"는 말로 유럽 정상에 의한 중재 시도가 있었음을 암시했다.

로하니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對)이란 제재를 해제하리라는 보장이 없는 상황에서 이 같은 대화에 응할 경우 이용만 당할 수 있다는 우려에서 접촉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로하니 대통령과의 대화 자체를 외교적 성과로 포장해 언론에 홍보할 가능성을 경계했다는 것이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접촉할 경우 자국 내 강경파들을 자극해 국내 정치 싸움에서 역풍에 휘말릴 수 있다는 계산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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