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부시, 유색인종 총회 첫 참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4면

조지 W 부시(얼굴)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처음으로 미 최대 흑인 민권단체인 유색인종지위향상협회(NAACP)의 연례 총회에 참석하기로 했다고 18일 백악관이 발표했다.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부시 대통령이 20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NAACP 총회에서 연설한다"며 "민권을 지키기 위한 자신의 노력과 성과를 설명하고 국민 통합을 호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부시 대통령은 NACCP와 사사건건 충돌해 왔다. 특히 2000년 대선 당시 부시에게 승리를 안겨준 플로리다주 투표 결과에 NAACP가 주도적으로 반발하며 '앙숙'이 됐다.

이런 이유로 부시 대통령은 취임 이후 NAACP 총회 초청을 매년 거부해왔다. NAACP는 흑인 사회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어 총회에는 현직 대통령이 거의 빠짐없이 참석해왔다. 부시 외의 불참자로는'역대 최악의 대통령'으로 평가받는 제29대 대통령 워런 하딩이 유일하다.

이 때문에 NAACP 전 회장인 줄리언 본드는 부시 행정부와 공화당을 '나치'와 '탈레반'에 비유하며 공격해왔다. 부시 행정부는 이에 맞서 이 단체가 받아 온 세금 감면 혜택을 박탈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대통령의 급격한 심경변화는 NAACP 회장의 교체와 함께 일어났다.

신임 회장인 브루스 고든은 통신회사 최고경영자 출신으로 전임 본드와 비교해 상당히 온건하다. 하지만 워싱턴 정가에서는 이번 결정이 11월 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다급해진 부시 대통령이 흑인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것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2004년 대선에서 부시 대통령이 얻은 흑인 표는 전체의 11%에 불과했다.

◆ NAACP=1909년 창립된 미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규모가 큰 흑인 민권운동단체. 54년 브라운 대 토피카 재판을 지원해 '공립학교에서 인종분리는 위헌'이라는 역사적인 판결을 이끌어냈으며 이후 민권운동과 반전운동을 주도했다. 현재 로스앤젤레스 본부와 1500여 개의 지부를 두고 있으며 회원 수는 50만 명에 이른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