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법무부 장관이 26일 검찰이 자신의 집을 압수 수색하던 날 검찰 수사팀장과 통화했다고 인정했다.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서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월요일(23일) 검찰이 자택 압수 수색 시작할 무렵에 압수 수색하고 있는 수사팀장에게 전화 통화한 사실 있나”라고 묻자 조 장관은 “있다”고 답했다. 주 의원이 “왜 통화했느냐”고 묻자 조 장관은 “지금 (아내) 상태가 안 좋으니까 좀 차분히 해달라고 부탁했다”고 말했다.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연락을 받고 통화했다는 것이다.
그간 해명 두곤 "거짓말한 적 없다고 생각"
조 장관은 후보자 시절이던 2일 기자간담회에서 딸의 입시부정, 웅동학원, 사모펀드 등 주변인 의혹과 관련해 “당사자와 전화 연락을 해보았느냐”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어 현 상황에서 연락은 적절치 않다”는 말을 여러 번 강조했었다.
조 장관은 서울대 교수 재직 때인 2013년 5월 트위터에 ‘김용판 전 청장, 권은희 수사국장에 직접 전화’ 기사를 링크한 뒤 “증거인멸 우려가 매우 높은 김용판, 구속 수사로 가야겠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당시 사이버 여론조작 의혹을 수사하던 권은희 수서경찰서 수사과장(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김용판 서울경찰청장이 수사과정에서 축소와 은폐를 지시했다”고 폭로했다.
조 장관은 또 기자간담회와 인사청문회에서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그는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이 “기자간담회와 국회청문회 과정에서 한 답변 중 한 가지의 거짓말도 없었나”라고 묻자 조 장관은 “당시에 제가 알고 있는 것, 제가 기억하는 것 그대로 답변했다. 거짓말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거짓말 의도는 없었지만, 청문회가 지나고 보니 사실과 다른 것은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따져봐야겠지만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했다. 이 의원이 “본인이 답변한 것 중에 나중에라도 거짓이 드러나면 책임지겠느냐”고 묻자 조 장관은 “무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대정부질문 답변과 달리 조 장관의 거짓말 의혹은 점점 커지고 있다. 조 장관은 후보자 신분일 때 가족이 투자한 ‘블루코어밸류업1호’ 사모펀드에 대해 “투자 종목이 정해져 있지 않아 어느 종목에 대해 투자했었는지도 모르고 있다”고 밝혔다. 기자간담회와 인사청문회에서도 비슷한 취지로 발언했다. 하지만 검찰 수사에서 사모펀드에 조 장관 일가가 깊게 개입했다는 정황이 드러나고 있다. 조 장관은 “딸의 고려대 진학 때 단국대 의학 논문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검찰은 조 장관 딸이 고려대에 의학 논문을 제출했다는 증빙자료 제출 목록을 압수 수색을 통해 확보했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