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청와대 전 정책실장 불출마 선언 "감당 어려운 일"

중앙일보

입력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지난 5월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지난 5월 서울 종로구 총리공관에서 열린 고위 당정청협의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강정현 기자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김 전 실장은 18일 언론인터뷰에서 “당으로부터 구미 또는 대구 지역 출마를 강하게 권유받았던 것이 사실”이라며 “고심을 거듭했지만 제가 감당하기에는 어려운 일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출마 고사 의사를 명확히 밝힌 것이다.

김 전 실장은 최근 민주당 총선 영입 ‘1호’ 인사로 이름이 거론됐다. 정치권에서는 그가 청와대 출신이라는 강점을 안고 대구·경북(TK) 지역에 전략적으로 투입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김 전 실장 본인도 출마를 진지하게 고려했다고 고백했다. “지역주의를 넘어서고, 또 가장 지지세가 약한 곳에서 이 정부의 성공을 위한 기치를 세워야 한다는 명분을 거역하기 어려웠다”고 했다. 그는 그러나 “오랫동안 현실 정치와 거리가 있는 곳에서 활동했던 사람으로서 현실적으로 (정치를)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라면서 “너무나 안타까운 마음이지만, 깊은 고민을 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정을 내린 것이기 때문에 바꿀 여지는 없다”고 말했다. 최종 결심이란 의미다. 그는 그러면서 “이 정부의 성공에 무한 책임이 있는 사람으로서 온 마음으로 도울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김 전 실장은 지난 6월 청와대 정책실장에서 물러났다. 지난 8·9개각 때 보건복지부 장관 입각설이 돌았지만, 그보다는 총선 출마가 유력하다는 이야기가 당 안팎에서 흘러나왔다. 익명을 요구한 민주당 의원은 “이해찬 대표가 직접 출마를 권유했다고 들었다”고 전했다.

김 전 실장은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 국민경제비서관과 사회정책비서관, 환경부 차관을 역임했다. 그가 불출마 의사를 밝히면서 민주당의 영남권 총선 전략은 일부 수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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