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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트렌드] 전쟁 도구서 평화 상징으로 ··· 퇴역 무기 안식처를 찾아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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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면

공군의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곡예비행을 펼치고 있는 모습.

공군의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곡예비행을 펼치고 있는 모습.

가을바람이 불 때면 마음은 소풍을 떠난다. 올가을엔 그런저런 소풍이 아닌, 평화와 역사로 초대하는 이색 공간으로 떠나 보자. 전쟁 영화를 좋아하는 가족이라면 더욱 반길 만한 색다른 테마파크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퇴역 무기부터 최신 무기 체계를 둘러볼 수 있는 SEOUL ADEX 2019까지 이색적인 가을 나들이를 제안한다.

호국정신 되새기는 나들이

세계 평화의 종, 화천 국제평화 아트파크

강원도 화천에 있는 평화의 댐에서는 항상 평화로운 풍경이 연출된다. 댐이 만든 거대한 호수가 만들어내는 풍경이다. 일교차가 큰 가을철 아침이면 수려한 경관과 넘실대는 안개가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평화의 댐 바로 옆 국제평화 아트파크에선 퇴역 무기를 평화 예술품으로 재구성한 작품들이 시선을 붙잡는다.

2015년 개장한 이곳엔 탱크·자주포·대공포·전투기 등을 활용한 예술작품이 다양하다. 단순히 수명을 다해 폐기처분 된 무기들을 전시한 게 아니다. 예술적 감각으로 재구성한 작품을 통해 평화의 가치를 직접 체감할 수 있게 이끈다.

‘세계 평화의 종’도 감동을 전한다. 아트파크 바로 옆 세계 평화의 종 공원에 위치한 높이 5m, 너비 3m의 종. 60여 개국 분쟁 지역에서 수거한 탄피 37.5t을 녹여 만들어 의미가 남다르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 12명의 평화 메시지와 핸드프린팅도 볼 수 있다. 종 위에는 한쪽 날개가 잘린 채 북쪽을 바라보는 비둘기 모형도 있다. 통일이 되면 잘린 날개를 붙여 종을 완성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자녀나 연인에게 알려준다면 평화와 화합의 소중함이 더욱 의미 있게 느껴질 것이다.

조선시대 수군훈련장, 한강 서울함 공원

한강에 가면 유람선 외에도 늠름한 군함도 볼 수 있다. 한강의 신랜드마크이자 데이트 코스로 꼽히는 서울함 공원이다. 이곳의 주변 강변은 왕이 훈련을 참관했던 조선시대 수군훈련장이었다.

서울함 공원에선 한강의 아름다운 야경과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다양한 버스킹도 열려 주말 밤 가족 나들이 코스로도 제격이다. 이달 말까지 야간 개장(오후 10시)을 한다.

2017년 문을 연 서울함 공원엔 30여 년동안 대한민국 바다를 지켜온 서울함, 참수리 고속정, 돌고래급 잠수정 등이 전시돼 있다. 참수리 고속정은 크기가 카페리 여객선보다 작지만 군함만의 특별한 경험을 선사하다. 군함 내부는 물론 함포·레이더 등 다양한 전투 기기를 볼 수 있다. 제2 연평해전 때 출격했던 참수리-357호의 이전 모델이지만 외형은 똑같다.

국내 최초 돌고래급 잠수함이었던 잠수정은 한쪽 옆면을 개방해 관람객이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다. 공원의 백미인 서울함은 원형 그대로 한강 위에 정박시켜 실감난다. 관람객은 마치 해군이된 듯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 내부로 들어갈수록 호위함의 세계와 위용이 더욱 생생하게 느껴진다.

최무선 장군 승전지, 진포해양테마공원

군산에선 적산가옥 등 옛 건물뿐 아니라 다양한 군 장비도 만날 수 있다. 군산 진포해양테마공원은 세계 최초 함포해전으로 기록된 고려시대 최무선 장군의 진포대첩을 기리기 위해 조성된 곳이다. 공원이 자리한 군산 내항은 고려 말 최무선 장군이 왜선 500여 척을 격퇴시킨 진포대첩의 역사적인 전적지다.

육·해·공군의 퇴역 장비 13종 16대가 전시됐다. 그중 위봉함은 제2차 세계대전 연합군 상륙작전에서 활약한 역사를 자랑한다. 1959년 우리 해군에 인수된 뒤 65년 월남전에도 투입된 역사적인 함정이다. 이와 함께 장갑차·전차 등 다양한 퇴역 무기들도 만나볼 수 있다. 우리 국군의 역사를 한눈에 확인하고 무기에 대한 호기심도 채울 수 있는 곳이다.

남이섬, 6·25 전투기 제주항공우주박물관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인 남이섬에 전차가 등장했다. 70년대부터 활용되다 지금은 사용하지 않는 M48A3K 퇴역 전차다. 지난해 육군 제66보병사단과의 인연을 계기로 설치됐다. 고철이 될 뻔한 퇴역 전차가 남이섬 관광객들의 포토존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전쟁의 상징물인 탱크가 마주 보이도록 ‘평화의 거울 방패’가 설치돼 세계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담았다.

제주도 서귀포시 안덕면에 위치한 제주항공우주박물관은 항공우주 과학기술을 주제로 교육과 엔터테인먼트를 접목한 아시아 최대 박물관이다. 한국전쟁 때 투입된 비행기부터 최근까지 대한민국의 하늘을 지켰던 팬텀 전투기(F-4) 등 항공기 20여 대를 볼 수 있다. 라이트 형제의 플라이어호 레플리카도 전시됐다. 중력 가속도를 느끼는 우주비행 체험도 인기다.

항공우주방위산업전, SEOUL ADEX 2019

첨단 무기에 관심이 많다면 10월 15~20일 경기도 성남의 서울공항에서 열리는 SEOUL ADEX 2019(Seoul International Aerospace & Defense Exhibition 2019)로 가 보자. 96년 서울 에어쇼에서 시작된 이 행사는 올해 12회째를 맞는 동북아시아 최대 국제 항공우주·방위산업 전시회다. 이 전시회에서 최신 전투기, 수송기, 헬기와 탱크, 자주포, 장갑차 등 세계 무기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우리 공군의 70주년이라 볼거리가 더욱 풍성하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펼치는 곡예비행과 국내외 항공기들의 시범 비행은 환상적이다. 이와 함께 항공기 조종사·정비사 체험, 항공 분야 직업 강연, 드론 종합경연대회, 군악대·의장대 시범 등 다양한 행사가 기다리고 있다. 항공과 우주에 관심이 많은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꿈과 희망을 심어줄 수 있는 체험교육의 장이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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