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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특보 “지금의 일본은 고압적이고 일방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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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 [뉴스1]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별보좌관. [뉴스1]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14일 “한일 간에 예전에는 상대방 입장이 되어 생각해 보는 마음이 있었으나, 지금의 일본은 고압적이고 일방적”이라고 비판했다.

日 아사히신문 인터뷰

문 특보는 이날 아사히신문 인터뷰에서 현재 한일 관계에 대해 “(일본 정부는) 한국 사람들의 심정을 생각해서 형식적으로라도 협의에 응해야 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문 특보는 현재 한일 관계 악화의 배경에 대해 “(양국) 지도자 간의 불신도 있다”며 “역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한국과의 협력은 어렵다는 주장을 반복하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문재인 대통령이 피로감을 느끼고 단념하는 듯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일본도 한국도 상대를 공격하면 인기를 얻는 구조로 돼 있다”면서 “상대에게 유화적인 태도를 취하면 국내 정치에서 어려운 상황에 빠진다. 그래서 강경한 자세로 나가게 된다”고 분석했다.

문 특보는 또 한국 대법원의 징용 배상 판결을 둘러싼 갈등 해소와 관련한 일본 측의 입장을 반박했다.

그는 “일본 측은 일방적으로 첫 번째 절차가 안 된다고 보고 다음 절차를 밟았다”면서 “한국은 지난 6월에 대응안(한일 기업의 자발적 출연금으로 징용 피해자에게 위자료를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하고 (청구권협정에 따른 분쟁 해결) 첫 절차인 외교적 협의에 응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일본 측은 그 안과 함께 (외교 협의를) 거부했다”며 “(아베 정부는) 한국인의 심정을 생각해 형식적으로라도 협의에 응했어야 했다”고 덧붙였다.

문 특보는 이어 “문재인 정부는 박 대통령 탄핵의 민의에서 태어났다”며 “이러한 법적, 정치적 민감성을 일본이 조금이라도 이해해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해 해결을 위해 협력한다면 공통의 대체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과거사 문제를 놓고 일본에선 ‘사죄 피로’ 현상이 나타나고, 한국에선 “진심이 담긴 사과가 없었다”라는 인식이 강한 것에 대해 “그것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지적했다.

문 특보는 세대가 바뀌면 달라질 것이라는 견해도 있지만 일본에선 수정된 교과서로 역사를 배운 세대도 있고, 한국에선 민족주의가 강해지는 추세라며 “반일(反日), 반한(反韓)이 젊은 세대 쪽에서 강해지는 것 아닌가”라고 우려를 드러냈다.

문 특보 인터뷰를 게재한 아사히신문 지면. [연합뉴스]

문 특보 인터뷰를 게재한 아사히신문 지면. [연합뉴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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