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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조' 연대 공조 하루만에 범야권 이탈…해임건의안 물건너가나

중앙일보

입력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9일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직후 해임건의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지 하루만인 10일 범야권 ‘반조(反曺) 연대’에 힘이 빠졌다. 당장 해임건의안 발의가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가 10일 국회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을 방문해 오신환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오른쪽)가 10일 국회 바른미래당 원내대표실을 방문해 오신환 원내대표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이날 오후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와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회동을 갖고, 조국 장관 해임건의안 의결을 위한 공조체제를 다시금 확인했다. 나 원내대표는 회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오 원내대표와) 해임건의안을 적극 추진하고 특히 지금 국회 내 실질적으로 조국 임명 반대했던 세력들을 해임건의안으로 다시 묶어내는 노력을 하기로 했다”며 “해임건의안뿐 아니라 국정조사도 함께 공조해 추진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날 오전엔 황교안 한국당 대표가 직접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를 잇따라 찾아 “조 장관 파면에 협력해 달라”고 요청했다. 황 대표는 손 대표와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당면한 가장 중요한 과제가 조국 파면이기 때문에 ‘뜻을 같이하는 모든 정당이 함께 힘을 합하는 게 좋겠다’고 말씀드렸다”고 전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0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과 관련해 대화를 나눈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가 10일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과 관련해 대화를 나눈 뒤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표·원내대표가 잇따라 바삐 움직이는 건, 그만큼 범야권 공조가 시작부터 삐걱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나 원내대표가 “국회는 민심을 반영해야 될 텐데 국회 내 의석 비율이 민심과 상당히 괴리가 있는 거 같다”고 한 배경이다.

국무위원 해임건의안을 제출하기 위해선, 일단 재적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가 필요하며 이후 본회의에서 재적의원 과반수의 찬성이 있어야 의결될 수 있다. 현 재적의원 수가 297명임을 고려하면 발의에는 최소 99명, 본회의 가결에는 최소 149명이 필요한 셈이다.

문제는 본회의 가결을 위한 149표가 확보될 수 있는 제 여부다. 앞서 한국당(110석)과 바른미래당(24석, 개별 또는 다른 당에서 활동 중인 박주현·장정숙·이상돈·박선숙 의원 제외)에선 우리공화당(2석), 보수성향 무소속 의원(3석)에 더해 조 장관 임명에 비판적이던 민주평화당(4석)과대안정치연대(10석) 의원들을 합치면 149표 이상이 가능할 거란 기대도 나왔었다.

하지만 이날 오전 유성엽 대안정치연대 대표는 “이미 대통령이 임명 강행을 한 이상, 해임건의안은 실효성이 없다”고 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도 “장관 하나를 두고 한 달이 넘도록 국론이 분열되어 있는 것은 비정상이다. 지금 중요한 건 민생”이라며 부정적 의견을 내비쳤다. 두 당이 불참 의사를 번복하지 않는 이상 해임건의안 가결은 불가능하다.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두 당의 당론 번복을 물밑에서 설득하는 동시에, 이탈표를 확보하기 위한 개별 접촉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평화당과 대안연대 소속 의원들 대부분이 현 정부 지지세가 높은 호남·수도권 지역 의원들이어서 현재로선 설득이 쉽지 않을 거란 전망이 나온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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