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3 여름방학 학습법 - 외국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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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수업과 내신 시험의 부담으로부터 해방된 여름 방학은 수능 원점수 만점을 향하여 영어 실력을 끌어 올릴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이 시점의 학습에서 가장 범하기 쉬운 방법상의 오류는 약하다고 생각되는 영역만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단어가 약하다고 단어집만 파고, 듣기가 약하다고 테이프만 잡고 있어서는 점수가 올라갈 수 없다. 문법 때문에 독해 점수가 안 올라갈 수도 있고, 어휘가 약해 듣기가 안 될 수도 있다. 따라서 문법:독해:듣기:어휘를 1:1:1:1로 공부하는 기본 노선을 흔들면 안 된다. 각 부문별 전략을 검토해 보자.

첫째, 어법은 검증된 인터넷 강의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이 시점이면 수능을 준비해 온 학생의 경우 문법 공부가 한 번 이상은 끝난 상황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오히려 이런 상황이 인터넷 강의의 장점을 극대화시켜 줄 수 있다. 광범위한 문법 전 영역을 혼자서 다시 정리하기에는 너무 벅차다. 또한 여름방학부터 어법 문제만 풀고 있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 대신 인터넷 강의를 따라 듣다 보면, 과거에 공부했던 내용들이 자연스럽게 복습되는 효과를 갖게 된다. 동시에 혼자 공부하면서 잘못 생각했던 부분이 발견되는, 아찔하면서도 기쁜 순간을 맛볼 수도 있다.

둘째, 어휘 암기 상태를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

우선 수능에서 출제 가능한 단어 전체를 정리해야 한다. 이를 위한 가장 적절한 교재는 다름 아닌 학교 교과서이다. 1, 2, 3학년의 기본 교과서와 '영어독해' 책을 전부 훑으면서 모르는 어휘와 잊었던 어휘를 다 찾아내야 한다. 학습방법은 다음과 같다. 먼저 책 뒤에 있는 색인(index)을 읽는다. 색인에 있는 어휘 중 모르는 것이 발견되면 그 어휘가 있는 페이지 번호를 찾아간다. 그 어휘가 포함된 문장을 읽어보고도 해석이 안 되면 모르는 단어인 것이다. 또한 구동사(Phrasal Verbs)를 정리해야 한다. 실제 영어에서는 '(불을) 끄다'라고 표현할 때, extinguish보다 put out을 쓴다. 그만큼 구동사가 중요한 것이다. 마지막으로 commit, omit와 같은 비슷한 형태의 어휘들을 특별히 정리해야 한다.

셋째, 독해는 여전히 수능보다 약간 난이도가 높은 지문을 많이 푸는 것이 좋다. 모의고사 문제집 정도를 쭉쭉 푸는 것은 9, 10월에 해도 늦지 않다. 독해는 절대적인 양의 확보와 심도 높은 독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 한다. 수능을 보듯이 실전처럼 술술 풀어내는 동시에, 틀렸던 문제, 찍었던 문제는 꼭 다시 꼼꼼히 풀어 보아야 한다.

넷째, 듣기, 말하기는 1주일에 모의고사 3회 이상을 풀어야 한다. 동시에 주제별.상황별 표현 정리도 게을리 하지 말아야 한다. 어휘와 표현이 약하면 아무리 들어도 듣기 점수가 올라가지 않는다. 딕테이션(받아적기)은 잘 안 들리는 것에 한정한다. 귀로 듣고 입으로 따라할 수 있는 것은 굳이 받아 적을 필요가 없다. 시간을 절약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이 시점에선 이어폰과 완전히 결별해야 한다. 실전 상황에 맞게 가능한 한 '음질이 좋지 않은' 스피커로 들어야 한다.

김찬휘 강남구청 수능방송 외국어영역 대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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