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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서 또 자폭 테러…"미군 포함 10명 이상 사망"

중앙일보

입력

미국과 탈레반(아프가니스탄의 테러 단체) 간 평화협정 초안 합의가 이뤄진 가운데 5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 외교단지 인근에서 자살 폭탄 공격이 발생해 미군 요원 등 1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5일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벌어진 차량 테러 현장의 모습. [AP=연합뉴스]

5일 아프간 수도 카불에서 벌어진 차량 테러 현장의 모습. [AP=연합뉴스]

이날 폭발이 발생한 곳은 미국 등 각국 대사관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본부 등이 밀집한 샤시 다라크 지역이다. 이 지역에는 아프간 안보국 건물이 자리 잡고 있다.

10명 이상 숨지고 42명 부상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 차지하려고 #공격 강도 높이고 있다는 분석 #지난 2일에도 차량 폭탄 테러 자행

목격자들은 이날 오전 샤시 다라크에서 큰 굉음이 들린 후 거대한 연기 기둥이 피어올랐다고 전했다.

나스라트 라히미 아프간 내무부 대변인은 중심도로에서 차량 자폭 공격이 발생했다며 "10명 이상이 숨지고 42명이 다쳤으며 차량 12대가 파괴됐다"고 말했다. 나토 측도 성명을 통해 요원 2명이 이번 폭발로 전사했다고 밝혔다. AP는 이들이 미군과 루마니아군 소속 요원이라며 지난 2주간 미군 요원으로는 4번째 사망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탈레반은 이번 테러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자비훌라 무자히드 탈레반 대변인은 "이번 폭발로 차량 3대가 파괴됐고 외국인 12명과 정부군 8명이 사망했다"며 "외국인 차량을 겨냥했다"고 주장했다.

탈레반은 지난 2일에도 국제기구들이 모여있는 카불 그린 빌리지 인근에서 차량 폭탄 테러를 감행해 16명이 숨지고 119명이 다쳤다. 지난달 31일에는 아프간 북부 대도시 쿤두즈를 집중적으로 공격하기도 했다.

외신은 탈레반이 향후 타결될 평화협정이나 아프간 정부와의 협상 등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해 공격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아슈라프 가니 아프간 대통령은 이날 테러 후 성명을 내고 "무고한 사람들을 죽이는 집단과의 평화는 의미가 없다"고 탈레반을 비판했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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