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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67년 고령인구 47%…일하는 한 명이 노인 한 명 부양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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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2045년 한국이 세계에서 가장 ‘늙은 국가’가 될 전망이다. 2055년에는 생산연령인구 비중이 세계 최하위가 된다.

2045년 세계서 가장 늙은 국가 #67년엔 인구 1300만 줄어 3900만 #“외국인 노동자 포용 나서야”

통계청은 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세계와 한국의 인구현황 및 전망’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세계 인구는 2019년 현재 약 77억1000만 명으로 20년 사이 1.3배 증가했다. 현재 추세대로면 2067년 세계 인구는 103억800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저출산 문제가 대두하고 있는 한국은 현재(5200만 명)보다 인구가 약 1300만 명 줄어들어 2067년에는 3900만 명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문제는 고령화다.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중은 2040년 33.9%로 세계에서 둘째로 높아지고, 2045년 37%로 세계 1위가 된다. 2067년에는 46.5%까지 치솟는다. 2067년 세계 평균(18.6%)은 물론 고령인구 비율 2위인 대만(38.2%)과 3위인 일본(38.1%)을 훌쩍 뛰어넘는 수준이다. 2019~2067년 전 세계 고령인구 비율이 9.5%포인트 오르는 것을 고려하면 한국의 고령화 속도는 3배 이상 빠르다.

반면 2019년 72.7% 수준인 한국의 생산연령인구는 2055년 50.1%로 세계에서 가장 낮아진다. 2067년에는 절반도 안 되는 45.4%까지 떨어진다. 노동력 부족에 따른 생산성 저하로 경제 전반의 활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통계청 관계자는 “감소 속도 면에서도 세계 1위”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복지 부담은 가중될 전망이다. 한국의 노년부양비(생산연령인구 100명당 고령인구)는 2019년 20.4명에서 2067년 102.4명으로 약 5배 증가한다. 역시 세계 최고로 높아지는 것이다. 고령인구에다 유소년 인구 부양까지 고려한 총 부양비는 현재 37.6명에서 2067년 120.2명으로 증가한다.

다만 남북이 통일될 경우 고령화와 생산연령인구 비율 감소가 완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경우 현재 7700만 명 규모인 남한과 북한의 인구는 2067년 6500만 명으로 감소한다. 그러나 생산연령인구 구성비는 2067년 51.4%로 남한 단독일 때보다 6%포인트 개선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고령인구 구성비도 37.5%로 남한 단독일 때보다 9%포인트 낮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추세대로라면 생산·투자가 감소해 경제가 위축되고 연금 지출 등 사회적 부담도 커질 것”이라며 “획기적인 출산·육아 정책에 더해, 다른 저출산 국가처럼 외국인 노동자를 받아들이고 사회적으로 포용할 대책에 대해서도 논의가 시작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의 2015∼2018년 기대수명은 82.5세로 40년 사이 19.4세 늘었다.

한편 2027년이 되면 세계 최다 인구 보유국이 중국에서 인도로 바뀔 전망이다. 중국의 인구는 2019년 14억3000만 명에서 2067년에는 12억8000만 명으로 줄어든다. 대신 현재 13억7000만 명으로 2위인 인도는 2067년 16억4000만 명으로 늘어난다. 현재 28위인 한국은 같은 기간 56위로 순위가 떨어지며, 남북한이 통일할 경우 36위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세종=허정원 기자 heo.jeon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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