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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현석 앞에 놓인 카지노 기록…승리처럼 원정도박 시인할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양현석 전 YG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해 포토라인에 섰다. 권유진 기자

양현석 전 YG 대표가 29일 오전 서울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해 포토라인에 섰다. 권유진 기자

29일 오전 9시 50분쯤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앞에 양현석(50)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상징과도 같은 '빵 모자'는 쓰지 않은 채 였다. 흰 셔츠에 검은 정장 차림으로 차에서 내린 양 전 대표는 취재진이 표시해놓은 자리에 잠시 멈췄다. 양 전 대표는 취재진의 “승리는 해외 도박 혐의 인정했는데 같은 입장이냐” “YG 미국 법인을 통해 도박 자금을 마련했다는데 사실이냐”는 질문에 “경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성접대 의혹은 어떻게 된 것이냐”는 등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고 건물로 들어갔다.

포토라인에 처음으로 서

 상습도박·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조사를 받기 위해 29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상습도박·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양현석 전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조사를 받기 위해 29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 전 대표가 경찰 포토라인에 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6월 성매매 알선 혐의 참고인 자격으로 경찰에 출석했으나, 비공개로 진행돼 지금까지 한 번도 포토라인에 모습을 드러낸 적이 없다. 양 전 대표는 상습도박ㆍ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입건돼 현재 피의자 신분이다. 2000년대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 등에 드나들며 수십억 원대의 도박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경찰은 양 전 대표가 현지에서 달러를 빌려 도박을 한 뒤 한국에 들어와서 원화로 갚는 이른바 ‘환치기’ 수법을 이용해 상습적으로 도박을 했다고 보고 있다. 협조가 어려운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의 특성상 경찰 수사 기간이 오래 걸렸으나, 최근 미국 당국과 공조 하에 양 전 대표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자료를 확보했다. 카지노 출입 기록과 판돈의 액수 등이라고 한다.

승리는 원정 도박 시인 

한편 같은 혐의로 입건된 YG 소속 그룹 빅뱅의 전 멤버 승리(29ㆍ본명 이승현)는 전날 경찰에 출석해 약 12시간에 걸친 조사 끝에 도박 혐의 일부를 시인했다고 알려졌다. 조사 과정에서 승리는 해외에서 도박을 한 사실을 대체적으로 인정하면서도 환치기는 부인했다고 한다.

경찰은 지난 17일 YG 사옥을 압수수색해 도박 자금의 출처와 돈의 흐름을 살필 수 있는 자료를 확보했다. 경찰이 양 전 대표의 자택에 대해서도 압수수색 영장도 신청했지만 법원이 영장을 내주지 않아 자택은 강제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양 전 대표는 현재 출국금지 조치된 상태다.

YG 미국법인 등 회삿돈 횡령 여부도 조사 

이때 양 전 대표가 YG 재직 당시 회삿돈을 도박에 이용했다는 단서가 나왔다면 횡령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회삿돈’의 범위에는 YG 미국 법인도 포함된다. 경찰은 미국 당국 협조하에 받은 YG 미국 법인 자료를 들여다보며 혐의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여기서 양 전 대표의 횡령 혐의가 발견될 경우 별건으로 입건해 수사하겠다는 게 경찰의 입장이다.

한편 양 전 대표는 이번 조사에서 성매매 알선 혐의에 대해서도 신문 받을 예정이다. 양 전 대표는 2014년 서울의 한 고급식당에서 외국인 재력가를 접대하면서 유흥업소 여성들을 동원해 성접대했다는 혐의(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로도 입건된 상태다. 경찰은 성매매 알선 공소시효(5년) 만료가 다가오고 있는 만큼 양 전 대표의 계좌와 주변인들의 진술을 통해 혐의 입증에 주력하고 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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