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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 헤이리 건축물 '딸기가 좋아' 미술품 경매에 나왔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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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4일 열리는 서울옥션 경매에 나온 파주 헤이리의 '딸기가 좋아'(공식 명칭은 예술마을 헤이리.) [사진 서울옥션]

9월 4일 열리는 서울옥션 경매에 나온 파주 헤이리의 '딸기가 좋아'(공식 명칭은 예술마을 헤이리.) [사진 서울옥션]

경기도 파주의 예술마을 헤이리의 유명 테마파크 '딸기가 좋아'가 국내 미술품 경매에 나왔다.
 서울옥션은 오는 9월 4일 서울 신사동 서울옥션 강남센터에서 열리는 제153회 미술품 경매에 '예술마을 헤이리 딸기테마파크'(이하 딸기테마파크)를 출품한다고 28일 밝혔다. 추정가는 40억∼60억원이다.

딸기테마파크는 2층으로 된 문화공간 '딸기가 좋아'와 3층으로 구성된 전시장 겸 수장고인 '미술창고'가 결합한 건축물이다. 천호균 씨가 이끈 패션잡화브랜드 쌈지가 2004년 헤이리 예술마을 초입에 공식 개관했다. 설계는 2014년 베네치아비엔날레 국제건축전에서 황금사자상을 받은 조민석(매스스터디스)과 최문규(가아건축사무소), 제임스 슬레이트가 함께 맡았다.

 '딸기가 좋아'는 2000년대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 관람객에게 큰 호응을 얻으며 파주 헤이리를 대표하는 명소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2010년 쌈지가 부도를 맞고 2014년 '딸기' 캐릭터 매각을 거치면서 영업이 중단됐다. 현재는 해당 건물에서 천씨 아내 정금자·아들 천재용 씨가 대표인 (주)어린농부가 영업 중이다.

 "건축물도 미술품 경매에서 다룬다"

회화, 조각 등을 다루는 미술품 경매에 부동산이 나온 것은 매우 드문 일이다. 더구나 미술경매사가 공개 경매로 건축물을 거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옥션은  "해외 소더비 등의 미술품 경매에서도 유명 건축가가 설계한 공간 등이 출품된 사례가 제법 있다"며 "해당 건물은 독창성을 인정받아 2003년 미국 P/A (Progressive Architecture) 건축상을 받는 등 예술적인 성격을 띠고 있어 경매에서 선보이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옥션은 그간 비공개 ‘프라이빗 세일’을 통해 두 차례 건축물을 선보인 적 있다. 지난 2011년 건축가 김중업이 설계한 가회동의 옛 한국미술관 건물이 추정가 300억원에 나왔으나 최종 유찰됐다. 2013년에는 미국 출신의 건축가 스티븐 홀이 설계한 성북동 주택이 경매에 올라 새 주인을 찾았다. 미술경매사가 공개 경매로 건축물을 거래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0폭짜리 조선 회화 '신축진찬도' 

1901년에 그려진 '신축진찬도'. 최저 12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서울옥션]

1901년에 그려진 '신축진찬도'. 최저 12억원을 넘을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 서울옥션]

조선 제24대 왕 헌종의 계비인 효정왕후(1831∼1904)의 71세 기념 잔치 모습을 그린 10폭 그림 '신축진찬도(辛丑進饌圖)'도 출품됐다. 1901년에 제작된 것으로, 이 그림엔  대사령(국가적 경사를 맞아 죄수들의 죄를 용서하고 형벌을 면제해 주는 것)을 반포하는 진하례(국가에 경사가 있을 때 문무백관들이 축하하는 의식) 장면 등 왕실의 전통 문화 행사 풍경이 담겨 있다.

이번 경매에 출품된 '신축진찬도'는 대한제국기에 제작된 진찬도병으로는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와 동일한 본이 국립고궁박물관에 한 질 소장돼 있다. 서울옥션 측은 "왕실 행사를 시각적으로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물론 대한제국 시기까지 명맥을 이어나간 조선 화공의 손길이 묻은 왕실 기록화로서 소장 가치가 높다"고 밝혔다.

실학자 정유 박제가(1750∼1805)가 1793년 이전에 그렸을 것으로 보이는 '목동취적도(牧童吹笛圖)'도 경매에 나왔다. 소 등에 걸터앉아 피리 부는 목동의 모습을 그린 그림의 경매 추정가는 5000만~2억원이다.

김환기. '백자와 꽃' (1949). [사진 서울옥션]

김환기. '백자와 꽃' (1949). [사진 서울옥션]

 1950년대 김환기 정물화 전형이라는 평가를 받는 '백자와 꽃'(1949)도 경매에 나왔다. 추정가는 8억∼12억원. 어둠이 내려 앉은 밤 풍경을 묘사한 이 그림은 중앙에 항아리아 고목, 꽃이 수직으로 배열돼 있으며, 마치 산에 걸린 항아리가 환한 보름달을 연상시킨다.

서울옥션의 이번 경매엔 총 127점(120억 원 규모)이 나왔으며, 출품 작품은 28일부터 경매 당일까지 강남센터에서 무료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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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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