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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마크라메요? 초등학생은 팔찌 등 장신구부터 시작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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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년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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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와요!" 전현례 마크라메 작가가 만들기에 관심 많은 맹서후·이은채 학생기자를 맞았습니다. 한국마크라메협회 대표이기도 한 전 작가에게 최근 유행하는 마크라메를 배우기 위해 만났죠. 주로 얇은 실을 이용하는 '마이크로 마크라메'를 공부하기로 했습니다. 다양한 소재로 인테리어 소품, 의류, 매듭 주얼리, 입체 섬유 미술, 설치 미술 등에 활용되는 현대 마크라메 공예의 세계로 들어가 볼까요.

작은 팔찌부터 인테리어 장식까지 실 엮으면 작품 나오죠

 전현례 작가가 만든 작품. 반지와 목 걸이 장신구로 작품명은 포도나무다.

전현례 작가가 만든 작품. 반지와 목 걸이 장신구로 작품명은 포도나무다.

마크라메(macrame)는 매듭 공예를 의미해요. 어원은 13세기 아라비아의 직조 공예에서 사용된 용어 migramah(프린지·술이라는 뜻) 혹은 터키어의 makrama(수건이나 냅킨이라는 뜻이며 베의 끝술 장식법을 의미)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죠. 마크라메는 무어족(Moors)에 의해 아프리카·아라비아로부터 스페인으로 전해지면서 프랑스·이탈리아 등 유럽의 여러 나라로 전파했어요. 마크라메는 스페인어화 된 현재의 명칭이 된 걸로 추측해요. 마크라메는 선원들을 통해 여러 나라로 퍼졌죠. 선원들은 배 위에서 무료한 시간을 보내기 위해 마크라메 소품을 만들었고 이를 육지 사람들과 물물교환하는 데 썼죠.

학생기자단이 자리에 앉자 전 작가가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먼저 실을 풀면 네 가닥이 있어요. 그중 두 가닥은 짧고요. 두 가닥은 길어요. 짧은 두 가닥은 이제부터 하나라고 생각하세요. 둘을 끝을 맞추고 판 중간에 둘게요." 전 작가가 실을 들고 설명을 시작했습니다. "짧은 실과 긴 실을 서로 끼워서 동그라미를 만들어요." 서후 학생기자가 시작부터 난관을 맞았습니다, "어떻게 해요?" "실 끝을 동그라미 안으로 통과시켜 묶어요. 요령이 있죠. 묶은 부분을 집게 안으로 넣어서 짧은 실 두 줄을 양옆에 두고 긴 실을 가운데 둬요. 넓은 실 두 줄 가운데 두고 양옆에 두 줄 한 줄씩 떨어뜨려 두세요." 전 작가를 따라 하자 난관은 쉽게 해결했습니다.

평돌기한 후 남은 실은 쪽가위로 자른 다.

평돌기한 후 남은 실은 쪽가위로 자른 다.

이후 라이터로 끝을 지져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보호자의 도움 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후 라이터로 끝을 지져 깔끔하게 마무리한다. 보호자의 도움 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제 평돌기라는 매듭을 배울 거예요. 중심끈 위에다가 양쪽 끈 두 개를 모아 산처럼 중심을 올려요. 올렸어요?" 두 학생기자가 고개를 끄덕였어요. "올렸으면 오른쪽에 있는 실을 일자 위에 올려요. 일자로 올린 실이 삼각형 구멍으로 나와야 해요. 왼쪽 끈을 위로 올리고 여기로 나와야 해요. 뒤로 해서. 계속 반복하는 거예요. 네 번 하세요, 네 번." 서후 학생기자가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자 전 작가는 반복해 설명했어요. "중심끈은 일자여야 해요. 중심끈을 묶는 끈이 계속 감싸면서 매듭을 만드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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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이은채 학생기자, 전현례 작가, 맹서후 학생기자가 마크라메 공예 에 열중하고 있다. 전 작가는 처음 마크라메를 접하는 학생기자단에 마이크로 마크라메로 팔찌 만들기를 추천했다

(왼쪽부터) 이은채 학생기자, 전현례 작가, 맹서후 학생기자가 마크라메 공예 에 열중하고 있다. 전 작가는 처음 마크라메를 접하는 학생기자단에 마이크로 마크라메로 팔찌 만들기를 추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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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후 학생기자는 그제야 미소를 되찾았죠. “휴, 다 했다.” 반전이 있었습니다. “에고, 틀렸네. 송곳으로 풀어야 해요.” 전 작가가 설명했어요. 혼자 잘 따라오던 은채 학생기자는 처음 어려움을 맞았죠. “어디까지 했는지 기억이 안 나요.” 난처한 표정을 지은 은채 학생기자를 보고 전 작가가 미소를 지었습니다. "그래도 은채 학생기자는 잘 따라오고 있어요. 학생마다 격차는 있지만 마크라메를 처음부터 잘 해내는 건 어려운 일이거든요." 전 작가가 말을 이었죠. “저 어릴 때는 인형 머리 땋는 게 어려운 일이 아니었어요. 근데 요즘 친구들은 잘 못 하더라고요. 요즘 아이들은 손으로 하는 놀이를 잘 하지 않으니까요.” 은채 학생기자가 고개를 주억거렸죠. “실로 뭔가를 만드는 경험은 처음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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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돌기를 네 번 하면 세 줄을 엮어 만든 매듭 부분이 4㎝가 됩니다. "이제 줄 끝에 구슬을 넣고요. 또 네 번 엮을 겁니다." 전 작가의 설명을 따라 꼬물꼬물 손을 움직였어요. "4㎝ 하고 구슬 끼우고 네 번 또 평돌기해요. 한 번이 꼭 1㎝라는 건 아니에요. 네 번이란 건 사람마다 힘을 얼마나 가하느냐에 따라 다르죠." 은채 학생기자는 손에 붙었는지 평돌기도 쉽게 해냈고요. 구슬도 수월하게 끼웠죠. 은채가 구슬 다섯 개, 서후가 구슬 세 개를 끼웠을 때쯤 전 작가도 팔찌 만들기를 시작했어요. 아이들이 각자 평돌기, 구슬 끼우는 걸 손에 익힌 다음이니 문제없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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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기자들이 잘해서 구슬을 더 넣기로 했어요.” 전 작가가 구슬을 더 꺼내 왔죠. 구슬을 하나씩 더 끼운 후 평돌기를 하자 묶음 작업은 끝입니다. “이거 친구한테 주면서 ‘내가 만들었어’ 하면 어떤 반응일까요. 안 믿겠죠?” 서후 학생기자가 싱글벙글 웃었지요. “라이터로 마무리해야 하는데 위험하니까 선생님이 할게요.” 전 작가가 두 학생기자의 팔찌를 들었죠. 구슬을 다 끼운 끝 세 줄 중(앞서 짧은 두 줄은 하나로 엮었으니 세 줄) 가운데 줄만 두고 다 자르고 불로 지져 마무리했습니다. 끝은 매듭으로 마무리했죠. 조언도 덧붙였어요. "줄에 구슬이 잘 안 들어갈 땐 왁스로 끝을 문지르세요." 또 어떤 얘기를 들려줄까요. 궁금하다면 일문일답으로 확인하길 바라요.

플레이페스티벌에 부스를 차렸던 전 현례 작가. 전 작가는 이날 초등생들에 겐 팔찌 등 장신구 만들기 공예를 가르 쳤다.

플레이페스티벌에 부스를 차렸던 전 현례 작가. 전 작가는 이날 초등생들에 겐 팔찌 등 장신구 만들기 공예를 가르 쳤다.

Q. 한국마크라메협회는 왜 생긴 건가요.
A. 협회는 지난 2015년 만들었고요. 2014년에 아카데미를 만들고 운영하다 보니까 정규과정을 마친 분들은 보통 강사나 작가 활동을 하고 싶어 하는데요. 관공서·문화센터에서 강의하려면 자격증이 있어야 해요. 그런 분들이 잘 취업할 수 있게 해드리려면 자격증 제도가 있어야겠다고 생각한 후 협회를 꾸리고 시험도 만들었죠. 다 같이 모여 1년에 한 번 전시회도 합니다. 2018년까지는 1년에 두 번 했지만 올해부터는 한 번만 하려고요.

Q. 어떤 이들이 모여 협회를 만들었나요.
A. 저희 공방에서 배워 나간 분들을 모아서 만들었어요. 본래 서로 만드는 작품 만드는 방법을 공유하곤 했는데요. 최근에는 1년에 한 번 전시회를 여는 걸 주목적으로 하는 모임으로 바뀌었죠. 전시 준비를 위해 매듭법 등을 공유하고 새로운 짜임새를 만들어요. 최근에 마크라메가 유행이잖아요. 실이 굵은 로프 마크라메가 있고 오늘 배운 작품처럼 섬세한 마이크로 마크라메가 있죠. 저는 마이크로 마크라메를 먼저 배우는 걸 추천해요. 로프 마크라메로는 어려운 마감법을 쓸 수 없거든요. 마이크로 마크라메에 쓰는 얇은 실이 폴리에스테르 재질이라 불로 지지면 녹거든요. 녹이는 방법으로 여러 가지 마감법을 쓸 수 있죠. 조금 더 난도 높은 어려운 마감법, 어려운 패턴이 더 많아요. 로프 먼저 배우면 마이크로 마크라메는 기법적으로 다시 배워야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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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마크라메를 처음 배우는 사람은 뭐부터 공부하는 게 좋을까요.
A. 간단한 팔찌가 좋죠. 큰 작품은 아이들이 배우려면 힘드니까요. 시간이 오래 걸리면 어렵잖아요. 한 시간 안에 만들 수 있는 게 좋죠. 장신구도 추천할 법하고요. 아이들은 직접 몸에 갖고 있거나 자기 걸 만들고 싶어하지 인테리어에는 아직 관심이 없으니까 지루해하죠(웃음).

Q. 마크라메에 필요한 재료는 뭔가요. 또, 이색 재료가 있다면요.
송곳·줄자·비즈·실·라이터·가위 등이 기본이죠. 소재를 바꿔 면 소재로도 엮어 작품을 만들 수 있는데 깔끔하게 마감이 되진 않죠. 면소재로 하면 단점이 있어요. 쉽게 끊어지고요. 심각한 단점 하나는 냄새가 나는 거예요.

전현례 작가의 페루 마크라메 선생님 이반(왼쪽)이다. 전 작가는 페루 시장서 그의 작품을 보고 반해 그에게 마크라메를 배웠다.

전현례 작가의 페루 마크라메 선생님 이반(왼쪽)이다. 전 작가는 페루 시장서 그의 작품을 보고 반해 그에게 마크라메를 배웠다.

Q. 마크라메와의 인연이 궁금해요.
A. 남미 쪽에서 배웠거든요. 남미에는 마크라메가 흔해요. 크기는 국내보다 크고 색감은 화려하죠. 국내 정서에선 어려운 작품도 그곳에선 실생활에서 착용합니다. 본격적으로 배운 건 2012년부터예요. 그 전에는 주얼리를 취미로 만들었어요. 금속공예도 했고요. 제게 마크라메를 주로 가르치신 선생님은 페루 분입니다. 길에서 관광객 상대로 노점처럼 판매하시는데 제 기준에선 선생님 작품이 제일 멋졌어요. 판매대를 보고 반해서 가르쳐달라고 막 졸랐죠. 내가 이만큼의 물건 가격을 드릴 테니 가르쳐달라고 말이에요. 일주일 동안 매일매일 가서 배워 더 화려한 마크라메 작품 만드는 법을 터득했죠.

전 작가의 작품 '포도나무'. 그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전 작가의 작품 '포도나무'. 그가 가장 좋아하는 작품이다.

Q. 전통 매듭과 마크라메의 차이는요.
전통 매듭도 마크라메 안에 속해요. 다만 형식이 동양적인 거죠. 크게 다른 걸 하나 꼽자면요. 마크라메는 여러 가닥 실을 가지고 채워지는 면을 만드는 거죠. 한국에서 사용하는 전통 매듭 노리개 만드는 방법은 한 가닥을 꼬고 지나서 서로 지나고 꼬아 모양을 만드는 거예요. 스타일도 다르고 활용도도 다르지요. 또, 전통 매듭은 실생활에 사용하는 물건보다는 장식에 주로 쓴다는 것도 다른 점이죠.

글=강민혜 기자 kang.minhye@joongang.co.kr, 사진=이승연(오픈스튜디오), 동행취재=이은채(경기도 명당초 5) 학생기자, 맹서후(서울 중대초 4) 학생기자

학생기자단 취재후기

 (왼쪽부터) 이은채 학생기자, 전현례 작가, 맹서후 학생기자가 나란히 섰다. 두 학생기자는 이날 만든 마크라메 팔 찌를 바로 착용했다.

(왼쪽부터) 이은채 학생기자, 전현례 작가, 맹서후 학생기자가 나란히 섰다. 두 학생기자는 이날 만든 마크라메 팔 찌를 바로 착용했다.

이은채(경기도 명당초 5) 학생기자
자세히 보아야 좋은 것을 찾을 수 있다는데 ‘마크라메’가 그런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많이 복잡해 보였지만 작가님의 설명에 따라 차근차근하다 보니 규칙과 방법을 터득할 수 있었죠. 매듭 방법도 알려주셔서 정말 좋았습니다. 우리가 체험한 마크라메 팔찌는 평돌기 기술로 만들었습니다. 섬세한 기술이 필요해서 조금 힘들긴 했지만 제가 직접 만든 마크라메 팔찌를 보니 뿌듯함이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다음에 다시 방문해서 다른 장식품 만들기에 도전하고 싶어요. 누구든 재료만 있다면 언제, 어디서나 다양하게 함께 만들 수 있는 마크라메를 친구들에게도 추천하고 싶습니다.

소년중앙_마크라메

소년중앙_마크라메

맹서후(서울 중대초 4) 학생기자
마크라메 팔찌를 만들고 나서 좀 어렵지만 재미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매듭을 이용하여 공예품을 만드는 건 흥미로웠지요. 실뜨기하는 것처럼 손가락이 움직였어요. 손가락이 바늘이 된 것도 같았습니다. 손으로 예쁜 걸 만드는 게 신기했어요. 또, 그래도 만들기 쉬운 작은 팔찌를 선생님께서 도와주셔서 쉽게 만들었어요. 정말 재미있었고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음에도 마크라메 작품에 또 도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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