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물벼락' … 국가위기 '오렌지' 발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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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 올림픽대로 한강대교 부근이 물에 잠겨 있다. 서울경찰청은 이날 오후 올림픽대로 전 구간과 진입로를 모두 통제했다.(16일 오후 3시, 여의도 63빌딩 옥상에서 촬영). 안성식 기자

15일과 16일 이틀간 중부 지방 곳곳에 300㎜가 넘는 폭우가 쏟아 면서 영동고속도로가 마비되는 등 피해가 속출했다. 기상청은 17일에도 남부지방까지 장마전선의 영향권에 들어 곳에 따라 250㎜가 넘는 집중호우가 쏟아질 것으로 예보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로 서울과 경기.인천.강원지역에 국가위기경보 '경계(오렌지)'를 발령했다. 나머지 지역에는 위기경보 '주의(옐로)'를 발령했다. 정부는 강원도 인제 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 강원지역 피해 속출=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6일 오후 11시 현재 호우에 따른 산사태로 전국에서 14명이 숨지고 19명이 급류에 휩쓸려 실종됐다고 밝혔다. 또 전국적으로 1092가구, 268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96채의 집이 전부 또는 일부 파손됐고, 1253채는 물에 잠겼다. 농경지 285㏊가 유실되거나 매몰됐으며 1321㏊는 침수된 것으로 집계됐다. 산사태로 이틀째 전면 통제됐던 영동고속도로 강릉~원주 구간은 밤샘 복구 작업으로 이날 밤 상.하행선 한 개 차로씩 통행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국도 44호선 한계령 구간 등 국도 14개 노선, 19개 구간의 교통은 여전히 통제됐다.

◆ 동강.남한강 범람 위기=한강홍수통제소는 이날 오후 4시 남한강 여주대교 인근에 홍수경보를 발령했다. 여주대교 수위는 오후 7시30분 9.66m를 고비로 잠시 주춤하고 있다.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시가지를 관통하는 동강도 위험수위 9m를 2m나 넘겨 주민 6000여 명에게 긴급 대피령이 내려졌다. 서울에서는 영등포구 양평 2동 양평교 부근의 안양천 둑이 일부 유실돼 500여 세대가 대피했다.

또 한강물이 급격히 불어나면서 고양시 행주동 행주산성 인근 한강변 식당 5채가 물에 잠겼고, 주변 267 가구 주민 567명은 인근 행주초등학교로 대피했다. 한강 하류 지역은 서해가 만조가 되는 이날 자정 무렵까지 긴장상태가 계속됐다.

◆ "충청 이남 지방에 250㎜ 폭우"=기상청은 17일엔 충청 이남 지방까지 곳에 따라 250㎜가 넘는 집중호우가 내릴 것이라고 예보했다.

기상청은 16일 "장마전선이 남하해 내일까지 남부 지방에 천둥.번개를 동반한 많은 비가 내리겠다"며 "장마전선은 17일 오후 중부 지방에서 한때 소강상태를 보이지만 20일까지는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예보했다. 17일 자정까지 예상 강수량은 ▶강원도 남부.충청.영남.호남 80~160㎜(많은 곳 250㎜ 이상) ▶서울.경기.강원도 중북부.울릉도.독도 50~100㎜ 등이다.

이틀간 내린 비는 오후 10시 현재 ▶홍천 389㎜ ▶동해 373㎜▶양평 351.5㎜▶인제 332.5㎜▶대관령 320.5㎜▶서울 307㎜ 등이다. 강원도 횡성은 같은 기간 무려 483.5㎜(무인관측장비 측정)가 내렸다.

고정애.최현철 기자, 춘천.여주=이찬호.전익진 기자<ockham@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 국가위기경보=자연 재해, 대형 사고, 전염병 등으로 인해 비상 사태가 생겼을 때 발령한다. 관심(블루), 주의(옐로), 경계(오렌지), 심각(레드) 등 4단계로 구분된다. 가장 낮은 단계가 '관심', 가장 높은 단계가 '심각'이다. 태풍 에위니아 때는 주의가 발령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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