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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의 ‘사·사 행적’…저격수 vs 방패 사활 건 공방 예고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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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49호 06면

8말9초 인사청문회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조 후보자 청문회는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열릴 예정이다. [뉴시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16일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조 후보자 청문회는 이달 말 또는 다음달 초 열릴 예정이다. [뉴시스]

장관 후보자 7명의 릴레이 인사청문회에서 가장 주목받는 건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다.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이미 “부적격자”라며 송곳 검증을 예고한 데다 청와대 민정수석에서 법무부 장관으로 직행하는 ‘정권 실세’ 후보자라는 시각 때문이다.

민정수석 임명 직후 사모펀드 투자 #야당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사” #사모펀드서 인수 회사 주가 급등락 #조 후보자 측 “간접투자는 적법 행위” #“42억 빚 피하려 동생 부부 위장이혼” #주광덕 한국당 의원, 새 의혹 제기

가장 주목받는 청문회 쟁점은 사모펀드 74억원 투자 약정 논란이다. 야당은 펀드 약정 시기와 금액 등이 석연찮다고 보고 있다. 조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 임명장을 받은 지 2개월 뒤 약정한 점을 두고 시기가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먼저 나온다. 수익성이 불투명한 펀드에 공직자로 임명된 직후 재산보다 더 많은 금액의 투자 약정을 한 게 공직자로서 적절하지 못한 처사라는 주장이다.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준비단의 설명은 이렇다. “민정수석 임명 2개월 뒤 약정한 것은 그렇게 해야 하니 그렇게 한 거다. 민정수석이 되면 공직자윤리법상 주식을 가질 수 없다. 백지신탁을 하거나 주식을 팔아야 한다. 조 후보자와 가족은 파는 쪽으로 선택한 거다. 법률에 따라 주식을 팔았으니 현금이 생긴 것이고 배우자가 이걸 간접투자(펀드 가입 등)했다. 간접투자까지는 법률이 허용한 것이다. 74억원도 신용카드 한도액 같은 거다. 신용카드 한도가 월 1000만원이라고 1000만원씩 써야 하는 게 아닌 것과 같다. 사모펀드 방식은 회사에서 출자 이행을 요구할 때 출자하는 방식인데 10억5000만원 출자 이후 회사의 요구도 없었고 계약 기간도 끝났다. ‘블라인드 투자’ 방식이라 펀드 투자를 어디에 했는지도 전혀 몰랐다.”

야당은 조 후보자가 1993년 울산대 교수 재직 시절 ‘사노맹(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 사건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은 이력도 집중 공격하고 있다, 울산대 조교수 시절인 1999년 딸과 함께 한 달 반 동안 부산 아파트에서 서울 송파구 풍납동의 한 아파트로 주소를 옮긴 걸 놓고도 딸의 학교 배정을 고려해 위장전입을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이밖에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신분으로서 장기간 휴직이 불가피한 데 따른 ‘폴리페서’ 논란, 민정수석 재직 당시 인사 검증 실패 등을 집중적으로 따질 계획이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일가의 재산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주광덕 자유한국당 의원이 16일 국회 정론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일가의 재산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더해 한국당은 16일 두 가지 새로운 의혹을 제기했다. 하나는 조 후보자 가족이 사업체를 운영하며 정부출연기관(기술보증기금)에 진 빚 42억원을 회피하려 했다는 주장이다. 또 하나는 일가에서 운영한 웅동학원에 51억원대 양수금 청구 소송을 내 승소하는 과정에 의혹이 있다는 주장이다. 주광덕 한국당 의원이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런 의혹을 제기했다.

주 의원에 따르면 조 후보자의 부친과 그의 동생은 1995년 고려종합건설과 고려시티개발 대표를 각각 맡고 있었다. 동생은 코리아코팅엔지니어링 이사도 맡았다. 사업하며 받은 은행 대출금은 기보가 보증을 섰다. 문제는 1997년 회사가 연달아 부도를 내며 기보가 은행 빚을 대신 갚아준 뒤 생겼다. 기보는 연대 채무자인 3개 법인과 4명(조 후보자의 부친, 모친, 동생 등)에게 “대신 갚아준 돈을 변제하라”며 구상금을 청구했다. 42억원 규모(원금 9억4141만원+지연 이자)였다.

주 의원은 “조 후보자 부친은 9억8000만원 정도만 변제했다. 2013년 7월 조 후보자 부친이 사망할 당시 보유 재산도 21원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기보를 상대로만 32억원 이상의 채무를 그대로 남긴 것이다. 조 후보자 등 상속인들도 ‘한정승인’을 신청해 추가 변제를 하지 않았다는 게 주 의원 설명이다.

이미 제기된 조 후보자 동생 부부의 위장 이혼 의혹과의 연관성도 제기했다. 주 의원은 “연대채무자인 조 후보자 동생이 자기 명의 재산이 있으면 기보가 받아 내니 과거 배우자 앞으로 명의를 해놨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사학재단 웅동학원 관련 의혹도 제기됐다. 조 후보자의 부친과 모친은 웅동학원 이사장을 맡았다. 앞서 조 후보자 부친의 동생이 대표를 맡았던 고려시티개발은 웅동학원으로부터 공사 대급금 총 16억원을 받지 못한 채 부도를 내 2005년 완전 청산됐다고 한다. 그런데 2006년 조 후보자 동생과 배우자가 이미 사라진 고려시티개발로부터 양수권 51억원을 인수해 웅동학원을 상대로 “돈을 내라”고 소송을 했다. 주 의원은 “이미 없어진 회사에서 어떻게 서류를 받았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소송은 웅동학원이 변론에 나서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원고 승소로 마무리됐다. 웅동학원 측은 그 결과 51억원의 채무를 떠안았다. 당시 웅동학원 이사장은 조 후보자의 부친이었고 조 후보자도 이사로 재직 중이었다고 한다. 주 의원은 “봉이 김선달이 대동강 물 팔아먹는 소송”이라며 “만약 실제로 51억원 전액이나 상당 금액이 지급됐다면 최악의 모럴 해저드다. 배임에 해당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법무부 청문회 준비단 관계자는 “웅동학원의 재정적 어려움으로 인해 공사 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었고 소송이 진행됐는데 현재까지도 판결상 채무를 변제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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