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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억 모으고 강남에 집도 있다···40대 골드미스 위한 노후준비

중앙일보

입력

Q 올해 40대 초반인 권 모씨는 디자인 회사에서 제품디자이너로 일하는 ‘골드미스’다. 권씨는 대학 졸업 후 17년동안 한 우물을 판 덕에 관련 업계에서 전문가로 인정받았다. 그동안 일과 전문가로서의 성취에 인생의 의미를 두고,  결혼보단 싱글로서의 삶을 선택한 결과다. 지금까지 1억원에 가까운 연봉을 받고, 여행과 취미 등 자기 생활도 누리면서 만족스럽게 살아왔다. 크지 않지만 서울 강남에 내집도 장만했다.

권씨는 40대로 접어들면서 노후준비의 필요성을 느꼈지만 차일피일 미뤄오다 최근 이래선 안 되겠다 싶어 중앙일보 재산리모델링 센터의 문을 두드렸다. 무엇보다 자산을 어느 정도 모았지만 일과 취미생활에만 빠져 있다 보니 자산관리는 별로 신경쓰지 못했다. 특히 펀드의 수익률이 나빠 걱정이다. 결혼을 안 하고 혼자 살려고 하는데, 노후준비를 어떻게 하면 좋은지 물어왔다.

국내 주식형 펀드 깨고, 달러 자산에 투자하라

A 권씨는 바쁜 직장 생활 탓에 소홀히 해왔던 노후준비에 본격 나서려고 한다. 중견 직장인으로 연금 재원을 늘려야 하고 독신인 만큼 노후 의료비에 잘 대비해야 한다. 투자 경험이 어느 정도 있고 상품 이해력도 높은 편이므로 단순 저축형 금융상품보단 사모펀드 등의 ‘대안투자’로 눈을 돌릴 필요가 있겠다. 또한 성과가 낮은 국내투자보단 해외투자를 고려하되, 안정성과 수익성 면에서 유리한 달러표시 자산에 관심을 갖기 바란다. 거주 중인 보유 오피스텔은 주거편의성이 높으면서 관리비 부담을 낮추고 자산가치도 올릴 수 있는 소형 아파트로 갈아타면 좋겠다.

달러 자산은 효과적인 수익률 방어 수단=권씨는 알뜰하고 꼼꼼한 성격 덕분에 40대 초반임에도 불구하고 5억원대의 투자자산을 모았다. 자산이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게 은행정기예금, 회사채, ELS(주가연계증권), 국내 주식형 펀드 등에 골고루 투자하고 있다. 그러나 분산투자를 한다고 했지만 국내에 편중돼 있는데다 혹시 있을지 모를 금융위기에 대한 대비가 안 돼 있다. 안정성에 지나치게 무게를 둬 투자자산의 수익성이 나쁜 것도 문제다.

코스피는 2000선을 중심으로 한 박스권에서 10년 가까이 맴돌고 있다. 같은 기간 미국 다우지수와 나스닥지수가 2~3배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저조하다. 또 최근에는 미국과 우리나라의 채권기준금리가 역전돼 오히려 미국의 기준금리가 더 높아졌다. 그동안 펀드 시장 환경도 많이 변해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공모형 상품이 퇴조하고 자산가를 위한 사모형 상품이 부상하고 있다. 이런 금융시장의 환경 변화를 감안해 투자 포트폴리오를 전면적으로 손질할 필요가 있다.

우선 부동산투자에 관심이 많으므로 사모펀드 형태로 판매되는 부동산대체투자상품을 추천한다. 부동산대체투자형상품은 주로 아파트·오피스텔·호텔·쇼핑센터 등의 신축자금에 대출해주거나, 임대수익을 받는 구조다. 종전엔 최소투자액이 1억원 이상인 경우가 많았으나 공모 상품 형태가 출시되면서 1000만 원 이상이면 가입할 수 있게 됐다. 투자부동산의 성격에 따라 연 5~6%대의 이자수익 또는 배당수익을 받을 수 있다. 근 채권금리가 급락하면서 상대적으로 고수익 상품으로 인식돼 자금이 몰리고 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부동산대체투자상품은 만기까지 중도매도가 안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여유자금으로 투자하는 것이 중요하다.

권씨의 포트폴리오에는 결정적으로 해외투자 부분이 빠져 있다. 해외투자란 단순히 해외자산, 해외펀드에 투자하라는 의미가 아니다. 지금의 해외투자는 투자대상은 해외 자산이지만 원화로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예를 들어 해외의 펀드·주식·채권·ELS 등에 분산투자를 한다고 해도 결국은 원화 자산에 투자하고 있을 뿐이다. 이런 방식보다는 직접 달러자산에 투자하는 게 바람직하다. 달러 자산은 글로벌 경기둔화를 비롯해 각종 이벤트 발생시 효과적인 자산 방어수단이 될 수 있다. 달러자산 투자는 환율 변동에 따른 환차익 부분만 부각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보유 자산의 일부를 달러로 보유한다면 환율변동은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미국 채권은 시장충격에 따른 변화가 적어 안정적인데다 수익도 국내 채권보다 높다. 변동성이 큰 금 등의 실물자산보다 장점이 더 많다.

재산리모델링 8/12

재산리모델링 8/12

달러자산 투자의 매력은 글로벌 위기 때 크게 발산한다. 일례로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를 비롯한 다양한 위기상황에서 우리나라의 주식·부동산 등 자산은 폭락 한 반면, 원·달러 환율은 급등해 국내투자자산의 손실을 해외투자자산의 수익으로 방어할 수 있었다.

요즘 자산가들은 달러 자산을 투자보다는 보유 개념으로 접근하고 있다. 한국은행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8년 12월말 국내 거주자 달러예금 잔액은 633억달러로 2013년말 263억달러 대비 약 2.5배 증가했다. 달러자산 투자로는 환헤지를 하지 않는 ‘환노출 상품(UH)’를 구매하는 방법이 있다. 달러RP·국내기업달러채권·미국채권·미국주식 등에 투자할 수도 있다.

ISA에 월 200만원 가입해 노후자금 써라=권씨는 월 800만 원의 적지 않은 수입을 갖고 있다. 월 생활비는 250만 원으로 수입의 31% 수준이며 나머지는 연금과 펀드에 나누어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노후자금으로 쓰기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우선 연말정산 세액공제용으로 불입하는 연금펀드는 금액을 조정하자. 연금펀드는 연 400만 원 한도로 12%의 세액공제를 받을 수 있지만 권씨처럼 급여가 높은 경우엔 다르다. 총급여 1억2000만원을 초과하면 세금혜택 금액이 300만원으로 축소된다.

따라서 연금펀드에는 지금처럼 월 34만 원이 아닌 월 25만 원으로 줄여 불입해야 한다. 대신 연금펀드와 IRP(개인형 퇴직연금)는 합산 연 700만 원으로 공제한도가 늘어나는 점을 활용해, IRP에 33만원을 불입하면 좋겠다. 권씨는 금융자산이 적지 않지만 연간 금융소득은 2000만 원 이하로 금융소득 종합과세 대상자는 아니다. 따라서 세제혜택이 있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가입이 가능하다. ISA는 연 2000만 원까지 불입할 수 있고 발생하는 소득에 대해 비과세와 분리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월 150만원을 ISA에 불입해 5년간 유지한다면 세제혜택과 투자효과를 동시에 거둘 수 있다.

치매, 실손, 암 보험 준비해야=보험자산 가운데 변액연금보험과 종신보험이있다. 변액연금보험은 10년동안 불입했다. 투자수익률 3.75%를 가정할 때 만 60세부터 매달 150만원 정도를 받을 수 있다. 투자대상인 국내 자산의 운용성과가 저조해 해외투자 자산으로 바꿨으면 한다.

권씨에게 은퇴준비에 연금만큼 중요한 부분은 의료비보장이다. 3년전 가입한 종신보험은 입원 또는 수술시, 그리고 3대 중대질병 진단 시에도 보험금을 받을 수 있다. 혼자 사는 사람은 상속이나 사망보험금의 필요성이 적다. 최근 종신보험은 사망보험금이 필요 없을 때 적립금을 연금으로 전환하는 것도 가능한 상품이 나와 있다. 종신보험 외에도 만성질환을 보장해주는 보험도 있다. 평균 수명이 빠른 속도로 늘면서 가장 우려되는 질병이 치매다. 이에 따라 치매간병비 등의 준비 필요성도 크게 높아지면서 치매간병보험에 대한 관심도 자연스레 커지고 있다. 권씨도 노후에 홀로 살 경우 치매 등 노인성 질환에 대비하는 것도 중요하다.

치매간병보험은 40대 초반은 월 5만 원 정도면 충분하다. 치매간병보험은 소액으로 치매진단금과 간병비 준비를 할 수가 있다. 또한 90세 이전에 해지하게 되면 환급금도 커 일부 저축 기능도 있는 셈이다. 의료비를 실비로 보상해주는 실손의료비보험가입도 고려해보자. 권씨는 아직 젊기 때문에 치매간병보험과 실손보험 모두 준비하더라도 보험료는 월 9만 원이면 충분하다.이와 함께 암진단 받을 경우 보험금을 탈 수 있게 준비해 주는 것도 필요하다. 일반암 3000만원, 고액암 3000만원, 2차로 발생하는 암 3000만원을 진단금으로 받는 보험은 월 9만원이면 된다.

과거에는 종신보험에 실손보험 정도면 보장 자산으로 충분했지만 초고령사회가 되면서 치매와 암 등 특정질환에 대한 보장도 필요해졌다. 보험은 연령이 낮을 때 미리 가입하면 보험료 부담을 줄일 수 있다.

거주 오피스텔, 소형 아파트로 갈아타라=현재 거주 중인 강남의 오피스텔의 시세는 4억원 정도다. 혼자 나름 만족하며 살고 있지만, 오피스텔은 재산가치 측면에서 불리하다. 5년여 전 매입 당시 3억 8000만 원으로 2000만 원 정도 올랐다. 하지만 비슷한 가격수준의 아파트는 이보다 상승폭이 월등히 컸다. 더구나 오피스텔은 관리비 부담이 크고, 공간 효용성이 떨어진다.

오피스텔은 소액투자로 임대료를 받는 임대수익형 투자자산이 어울린다. 거주 목적이라면 관리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나오고, 편의성도 좋은데다 가격상승 가능성이 큰 소형 아파트가 낫다. 생각보다 많은 전문직 싱글여성이 오피스텔이나 원룸에 거주하고 있다. 만약 자금여력이 어느 정도 확보된다면 오피스텔이나 원룸보단 소형 아파트를 구입해 거주하는 것이 주거만족도는 물론 향후 자산가치의 증대도 기대할 수 있다.

◆ 지면 상담=재산리모델링센터(02-751-5688, asset@joongang.co.kr)로 상담을 위한 전화번호, 자산·수입·지출 현황 등을 알려 주세요. 가명으로 처리되고 무료입니다.

◆ 대면 상담=전문가를 만나 상담을 받습니다. 상담료 10만원은 저소득층 아동을 돕는 ‘위스타트’에 기부 됩니다. 연락처는 지면상담과 동일합니다.

김재언, 김윤정, 강신창, 허현(왼쪽부터)

김재언, 김윤정, 강신창, 허현(왼쪽부터)

◆ 재무설계 도움말=김재언 미래에셋대우 VIP컨설팅팀 부동산수석컨설턴트, 김윤정 국민은행 명동스타PB센터 세무전문위원, 강신창 한화투자증권 투자컨설팅 팀장, 허현 오렌지라이프생명보험 FC

◆ 후원=미래에셋대우·KEB하나은행

서명수 객원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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