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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노레일 대구3호선 개통 4년...선로 침범 가로수를 어찌할꼬

중앙일보

입력

대구 남구 이천동 대구도시철도 3호선 건들바위역 인근에서 가로수가 3호선 선로 인근까지 자라난 모습. [사진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대구 남구 이천동 대구도시철도 3호선 건들바위역 인근에서 가로수가 3호선 선로 인근까지 자라난 모습. [사진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지난 8일 대구 남구 이천동 대구도시철도 3호선 건들바위역. 역사로 들어가는 약 10m 높이의 선로 곁으로 가로수가 울창하게 자라나 있었다. 가지가 넓게 퍼진 가로수는 여름철을 맞아 이파리도 무성하게 피었다. 선로와 높이가 엇비슷한 가로수의 이파리는 궤도빔을 오가는 3호선 열차와 거의 닿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선로 닿을 듯 자라난 가로수와 교각 뒤덮은 담쟁이 #대구안실련 "나뭇가지·낙엽 선로 닿으면 안전 위협" #대구시, 도시철도공사·관할구청과 합동 점검 예정

건들바위역에서 정거장 2개 거리인 수성시장역 인근에선 담쟁이덩굴이 교각을 대부분 뒤덮고 있었다. 빠르게 성장한 담쟁이덩굴은 교각을 모두 뒤덮은 데 이어 선로 바로 아래까지 자라난 상태였다. 이대로 두면 담쟁이덩굴이 선로까지 타고 올라갈 기세였다.

대구 도심을 가로지르는 모노레일형 교통수단인 대구도시철도 3호선이 개통한 지 4년여가 지났다. 2015년 4월 개통한 대구도시철도 3호선은 전국 최초로 모노레일을 대중교통으로 활용한 사례다. 개통 후 시간이 흐르면서 가로수와 담쟁이덩굴이 선로에 근접해 안전운행을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이하 안실련)은 최근 대구도시철도 3호선 24㎞(칠곡경대병원~용지역) 인근 가로수와 교각 아래 조경수, 교각을 타고 자라는 담쟁이덩굴 등을 현장 점검한 결과 시급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안실련에 따르면 대구도시철도 3호선 ▶대봉교역~수성못역 ▶달성네거리~북구청역 ▶수성시장역~대봉교 구간은 조경수와 담쟁이 식물이 궤도빔에 근접할 만큼 자랐다. ▶범어천변(수성구민운동장역~수성못 구간) ▶팔거천 동로변(동천역~구암역 구간)은 조경지에 교각을 세우다 보니 조경수가 자라 선로 접촉 우려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대봉교역~명덕역 ▶지산역~범물역 ▶북구청역~달성공원역 구간 등은 6차선 도로변 가로수가 강풍이 불 때 3호선 선로에 접촉할 위험성을 갖고 있다.

대구 수성구 대구도시철도 3호선 수성시장역 인근에서 담쟁이덩굴이 3호선 교각을 거의 뒤덮은 모습. [사진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대구 수성구 대구도시철도 3호선 수성시장역 인근에서 담쟁이덩굴이 3호선 교각을 거의 뒤덮은 모습. [사진 대구안전생활실천시민연합]

대구도시철도 3호선은 습기가 있는 나뭇가지나 낙엽이 선로에 닿을 때 단전이 발생하고, 모노레일에 이물질이 끼면 사고가 일어날 우려가 있다. 이 때문에 대구시 도시철도건설본부 업무지침에는 가로수가 도시철도 전 차선에서 1m 이내로 접근하지 못하게 키 낮추기 작업을 하도록 했다.

안실련은 “도시철도 3호선 선로의 평균 높이는 10~11m 정도다. 도시경관을 위해 3호선 열차 아래 중앙분리대에 심어놓은 조경수는 18여종으로 수종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구간에 따라 키가 큰 가시나무 등 20m 이상 자라는 조경수를 심은 곳이 많다”며 “대구시와 관할 구청은 조경수 수종 교체와 가로수 관리에 대한 적절한 대책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또 “대구도시철도공사 측에 확인한 결과 3호선 운행 선로 주변 가로수 전정작업 협조 공문을 지난 5월 구청 담당과로 보낸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각 지자체가 이를 이행하지 않은 직무상 책임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실련은 “3호선 중앙분리대에 식재된 조경수는 일부 구간을 제외하면 성장이 빠른 수종이 심어져있어 키 낮추기 작업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키가 작은 반송이나 쥐똥나무, 회양목 등으로 수종을 변경하는 등 구간별 특화된 시민 아이디어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안실련의 지적에 따라 대구시는 대구도시철도공사, 관할 구청과 함께 도시철도 조경수·가로수 합동점검에 나서기로 했다.

대구=김정석 기자
kim.jung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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