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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고 강한 태풍’ 레끼마, 상하이 앉아서 제주도까지 비 뿌린다

중앙일보

입력

제 9호 태풍 레끼마가 접근하고 있는 한반도 남쪽 해상 위성사진. 우리나라는 레끼마의 직접 영향에 들지는 않지만, 태풍 가장자리의 기류를 타고 상층운이 정렬해있다. [자료 기상청]

제 9호 태풍 레끼마가 접근하고 있는 한반도 남쪽 해상 위성사진. 우리나라는 레끼마의 직접 영향에 들지는 않지만, 태풍 가장자리의 기류를 타고 상층운이 정렬해있다. [자료 기상청]

제 9호 태풍 레끼마(LEKIMA)가 제주 먼 바다 턱밑까지 올라왔다.
이로 인해 토요일 밤부터 제주도에 비가 내리겠지만, 다른 영향은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크고 강한' 태풍 레끼마 오늘 밤 타이완 상륙

제9호 태풍 레끼마는 10일 오전 3시 타이완으로 상륙해, 중국 해안가를 따라 북상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기상청]

제9호 태풍 레끼마는 10일 오전 3시 타이완으로 상륙해, 중국 해안가를 따라 북상할 것으로 보인다. [자료 기상청]

레끼마는 9일 오후 3시 기준으로 중심기압 950 헥토파스칼(hPa), 최대 풍속이 시속 155㎞에 달하고 강풍 반경이 400㎞인 ‘크고 강한’ 중형 태풍이다. 올해 우리나라 인근에 접근한 태풍 중 가장 강력하다.
서북서진하던 경로를 점차 북진으로 틀면서 타이완 타이베이 북북동쪽 230㎞ 부근 해상을 지나 중국 땅에 상륙할 것으로 보인다.
기상청은 "10일 오전 3시 상하이 남쪽 330㎞ 육상으로 상륙한 뒤, 중국 연안 해상을 따라 다음주 초까지 북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태풍 레끼마는 현재 타이완 해상에 있지만, 워낙 큰 태풍이라 태풍 가장자리의 기류가 우리나라 상공의 구름에도 영향을 미쳤다.
천리안 위성사진을 보면 남부지방에도 태풍 모양으로 구름이 걸쳐져있지만, 이 구름은 태풍과 별개로 한반도 위에 있던 상층운이라 비를 뿌리는 구름은 아니다.

기상청 윤기한 사무관은 “태풍 레끼마의 세기는 정점을 지났고, 상하이 인근에서 상륙한 뒤 산둥반도를 지나면서 지면 마찰로 약화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이미 9일 오전 중심기압 945hPa, 최대풍속 162㎞에 비해 오후 3시 중심기압 950hPa, 최대풍속 155㎞로 내림세를 보이는 중이다.
다만 약화된 뒤 열기와 수증기가 동쪽으로 이동하며 한반도에 영향을 줄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타이완에 있지만, 제주까지 뻗치는 태풍 구름… 해안가 너울성 파도 주의

9호 레끼마, 10호 크로사의 기류를 나타낸 자료. 9호 레끼마는 아직 타이완 해상에 있지만 우리나라 인근 기류흐름에까지 영향을 줄 정도로 큰 태풍이다. 10호태풍 크로사는 아직 태평양 해상에서 세를 키우며 천천히 올라오고 있지만, 우리나라에 끼칠 영향은 다음주까지 지켜봐야 한다. [자료 기상청]

9호 레끼마, 10호 크로사의 기류를 나타낸 자료. 9호 레끼마는 아직 타이완 해상에 있지만 우리나라 인근 기류흐름에까지 영향을 줄 정도로 큰 태풍이다. 10호태풍 크로사는 아직 태평양 해상에서 세를 키우며 천천히 올라오고 있지만, 우리나라에 끼칠 영향은 다음주까지 지켜봐야 한다. [자료 기상청]

그러나 레끼마가 워낙 큰 태풍인 탓에, 제주도와 남쪽 해안은 벌써 태풍의 간접 영향을 받고 있다.
윤 사무관은 “제주도만 태풍 가장자리의 영향권에 들어 토요일 밤부터 비가 올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제주 남쪽 먼바다에는 풍랑 경보가, 제주 앞바다와 서해 남부 남쪽 먼바다는 풍랑 주의보가 내려져있다.
윤 사무관은 “레끼마 가장자리가 제주도를 스친 뒤 중국 육상을 따라 북진해, 남해안 등 다른 지역에는 거의 영향이 없겠지만 먼바다에서 발생하는 너울성 파도가 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상청은 "제10호 태풍 크로사(KROSA)는 주말동안 북태평양 고기압 가장자리 따라 일본에 접근하지만, 우리나라에 미칠 영향은 다음주까지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주말 내내 폭염·게릴라 소나기

8일 오후 전북 전주시 종합경기장 야구장에서 개막한 2019 전주가맥축제를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소나기가 내리자 우산으로 비를 피하거나 비를 맞고 있다. [뉴스1]

8일 오후 전북 전주시 종합경기장 야구장에서 개막한 2019 전주가맥축제를 찾은 시민과 관광객들이 소나기가 내리자 우산으로 비를 피하거나 비를 맞고 있다. [뉴스1]

한편 9일 오후 전국 곳곳에 갑작스런 깜짝 소나기가 쏟아져 시민들이 불편을 겪었다.
기상청은 “대기 불안정에 의한 소나기가 오후 내내 돌풍‧천둥·번개와 함께 국지적으로 나타나는 곳이 있겠다”며 “주말 내내 대기불안으로 산발적이고 짧은 소나기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9일 오후 중부지방과 남부내륙, 제주 산지에는 5~50㎜의 소나기가 내렸고, 10일 오후에는 경기동부와 강원영서 지방에 5~40㎜의 소나기가 예상된다.

주말 내내 소나기와 함께 전국에 찜통더위가 이어진다.
10일 서울 37도, 춘천‧청주 36도, 대구‧전주 35도, 제주 32도 등 전국이 30도가 넘는 낮 최고기온을 보이겠고, 일요일인 11일도 서울 35도, 청주‧대전‧춘천‧광주‧대구 33도, 부산 31도 등 무더위가 예상된다.

김정연 기자 kim.jeong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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