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적폐수사 전광석화처럼” 윤석열 “특별공판팀 만들어 신속 진행”

중앙일보

입력 2019.08.08 00:03

업데이트 2019.08.08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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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문희상 국회의장(오른쪽)이 7일 오전 국회를 방문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의미의 ‘파사현정(破邪顯正)’이라고 적힌 친필 휘호를 선물하고 있다. 문 의장은 이 자리에서 ’국민이 기댈 수 있고 신뢰하는 검찰로 거듭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경록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오른쪽)이 7일 오전 국회를 방문한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는 의미의 ‘파사현정(破邪顯正)’이라고 적힌 친필 휘호를 선물하고 있다. 문 의장은 이 자리에서 ’국민이 기댈 수 있고 신뢰하는 검찰로 거듭나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경록 기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7일 국회를 찾았다. 경제를 거론하며 “수사의 양을 줄이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문희상 국회의장과의 만남에서 한 말이다.

윤 총장, 취임 인사차 국회 방문
“경제 살려나가는 데 보탬되겠다”

그는 “취임사를 통해 공정한 경쟁질서를 무너뜨리는 범죄에 대해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국민들께 보고드렸다”면서 “검찰 법집행이 경제 살리기에 역행이 되지 않도록 수사의 양을 줄이되 경제를 살려나가는 데 보탬이 되는 사건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특별공판팀을 운영해 재판이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직접 수사했던 검사들이 공소유지를 담당토록 해 검찰 측 사유로 재판이 지연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는 취지다.

앞서 문 의장은 ‘破邪顯正(파사현정·그릇된 것을 깨고 바른 것을 드러낸다)’이라는 직접 쓴 글귀를 건넸다. 문 의장은 “검찰이 신뢰를 잃으면 권력에 치이고 아무 일도 할 수 없게 된다”며 “어디에도 치우치지 않는 균형감각으로 공정한 수사에 임해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검찰이 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곤 “적폐 수사는 전광석화, 쾌도난마처럼 처리하지 않으면 국민들이 지루해하고 잘못하면 ‘보복 프레임’에 걸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교롭게 이 문구는 2017년 말 교수신문이 전국 교수 1000명을 대상으로 선정한 올해의 사자성어로도 선택됐던 말이다. 당시 “최근 적폐청산의 움직임이 제대로 이뤄져 ‘破邪(파사)’에만 머물지 말고 ‘顯正(현정)’으로까지 나아갔으면 한다”고 설명했었다.

문 의장의 강조점은 그러나 2017년과 미묘하게 달랐다. ‘파사’에 머문 게 아니냐는 우려로 해석할 수 있는 발언이었다.

‘균형감각’과 관련한 얘기는 이날 오후에 이어진 야당 지도부와의 만남에서도 나왔다. 최근 검찰 간부급 인사 직후 벌어진 검사들의 줄사표 논란과 관련한 대화였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이 정권에 협조한 사람은 중용하고, 이 정권 쪽의 수사를 한 사람은 좌천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있다”고 꼬집었고, 오신환 원내대표는 “내 편 네 편 가르지 말고 만인이 법 앞에 평등하듯 검찰 조직을 운영함에 있어서도 원칙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손 대표와 오 원내대표의 발언을 듣던 윤 총장은 악수할 때 보여줬던 웃음기를 거두고 앞만 응시한 채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윤 총장은 “국민의 대의기관인 국회의 말씀을 잘 경청하고 그 뜻을 잘 받들어서 검찰 업무에 많이 반영하도록 하겠다. 국회의 검찰에 대한 기대와 질타를 겸허히 받아들여 검찰 업무를 해 나가는 데 큰 가르침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또 “공정하게 하면서도 국가 안보와 경제 살리기에 지장이 없도록 항상 가치 판단을 함에 있어 국가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일하겠다”고 덧붙였다.

윤 총장은 이날 문 의장과 바른미래당 지도부 외에도 자유한국당 소속 여상규 법제사법위원장과 박지원 민주평화당 의원을 만나 취임 인사를 했다. 그는 각종 현안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오늘 취임 인사 온 것”이라고만 답하고 입을 닫았다.

윤 총장은 8일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을, 다음 주에는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예방할 계획이다.

전임인 문무일 전 검찰총장도 취임 후 여야 지도부를 예방해 인사를 했다. 다만 당시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정치적 오해를 살 소지가 있다”며 문 전 총장과의 만남을 거절했었다.

하준호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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