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개국 고수 서울서 '게임 올림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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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55개국 대표선수 6백명 서울 입성-' 오는 12일부터 서울 올림픽공원에서 열리는 월드사이버게임(WCG) 결승전을 앞두고 이 행사를 주최하는 월드사이버게임조직위원회도 행사 점검 등 막바지 준비로 바빠졌다.

세계 온라인 게임대회인 이 행사는 문화관광부와 삼성전자가 온라인게임산업의 세계화를 위해 추진했으며,지난 2001년 첫 대회가 열렸다.올해 3회째를 맞으며 점차 '사이버 올림픽'으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첫해 17개국에 그쳤던 참가국 수는 올해 55개국으로 확대됐으며 예선을 포함한 참가자 수도 1만명에서 60만명으로 크게 늘었다. 세계 각국 게이머(Gamer)들의 관심도 커지면서 내년에는 처음으로 해외에서 최종 결승전을 치르게 됐다. WCG의 위상이 높아가면서 한국이 '온라인 게임 강국','IT강국'이라는 이미지도 전세계에 퍼지고 있다.

◇치열했던 예선전=온라인게임 예선은 인터넷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각국에서 자체적으로 열린다. 지난 8월 3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월드사이버게임(WCG)싱가포르 예선전에는 1

천여명이 참가했다.이날 '워크래프트'부문의 대표로 선발된 조나단 톰(15)은 "3년째 계속 참가한 끝에 올해 서울에서 열리는 결승전에 갈 수 있게 됐다"며 "워낙 고수들이 많아 학교수업이 끝나면 바로 게임연습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를 포함해 자체 예선대회를 연 국가는 모두 55개국.월드사이버게임조직위는 "모두 60여만명이 참가한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중 서울에서 열리는 결승전 참가하는 사람들은 6백여명으로 1천대 1의 경쟁을 뚫은 셈이다.

대회를 주관하는 인터내셔널사이버마케팅(ICM)의 정흥섭 사장은 "자기 나라의 IT산업 수준을 자랑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온라인게임대회에 대한 세계 각국의 열정이 뜨겁다"며 "대회를 창설하고 결승전을 두번째 치른 한국은 세계 온라인 게임의 메카로 인식되고 있다"고 말했다.

◇게임올림픽으로 부상=올해 지역 예선을 치른 55개국 중 중국.이탈리아.덴마크 등 17개국은 정부기관이 나서 대회를 후원했다.미국에서는 2만명의 게이머들이 참가,20개 도시에서 4백회 이상 예선전이 펼쳐졌으며 중국에서는 공중파 방송인 CCTV가 자국 대표 선발전을 생중계했다.

WCG를 올림픽에 버금가는 행사로 대우하는 국가들도 나오고 있다.

ICM 관계자는 "러시아의 경우 WCG 우승자에게 올림픽 금메달 수상자와 같이 병역면제 혜택을 주는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칠레 올림픽 위원회는 온라인 게임을 'e스포츠'라는 이름으로 스포츠 종목의 한 장르로 공식 인정한다는 공문을 발송해왔다"고 밝혔다.

◇국산 게임 활성화가 과제=현재 WCG의 정식 경기종목 7개는 모두 외국에서 개발된 게임이다.국산 온라인 게임은 올해 처음 한빛소프트의 '서바이벌 프로젝트'가 시범종목으로 채택됐을 뿐이다.

이때문에 국내에서 기반을 만든 WCG가 자칫 외국 게임업체들의 잔치로 변질될 우려도 나오고 있다. ICM 관계자는 "아직 전세계에서 보편적으로 통용되는 국산 게임 없는 탓"이라며 "최근 국내 게임업체들의 해외진출이 크게 활발해진 만큼 국산 게임 종목을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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