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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호르무즈 해협에 자위대 독자파견 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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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P-3C 초계기가 열추적 미사일을 따돌리기 위한 플레어(고온의 섬광탄)를 쏘며 비행하고 있다. [중앙포토]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P-3C 초계기가 열추적 미사일을 따돌리기 위한 플레어(고온의 섬광탄)를 쏘며 비행하고 있다. [중앙포토]

일본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에 자위대를 독자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산케이신문은 “일본 정부가 중동, 호르무즈 해협에서 항행의 안전보호와 관련해 자위대의 독자 파견을 검토하고 있다”고 6일 보도했다.

산케이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 인용 보도 #미국이 '호위 연합체' 참가 종용하고 있지만 #국내법상 문제·이란 관계 악화 등 난제 산적 #함선 안 보내고 P-3C 초계기 등 파견 유력

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미국이 요청한 ‘호위 연합체’ 참가에는 부정적이다. 일본 국내법과 충돌할 우려가 있고, 특히 이란과의 관계 악화 등이 염려되기 때문이다.

앞서 지난 4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호주와 2+2(외교·국방장관) 회담을 마친 뒤 기자회견에서 한국과 일본을 콕 짚어 사실상 파병을 요청했다. 이날 폼페이오 장관은 “한국과 일본처럼 (호르무즈 해협을 이용해 무역하는 국가는) 자국의 경제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참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산케이는 복수의 일본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파견 시) 자위대 단독으로 경계 감시 및 정보수집 등을 통해 일본의 역할을 맡는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호위연합체 참가는 어렵지만 미국의 요구를 어느 정도 충족시키는 군사활동을 전개하겠다는 방침으로 풀이된다. 신문은 “단독으로 수집한 정보를 미국 및 호위 연합체에 제공하는 형태로 공헌하는 안이 유력해지고 있다”며 “일본 정부는 현지 정세를 주시하면서 계속해서 구체적인 대응책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군사 충돌 가능성이 높아 함선 파견은 유보적인 것으로 보인다. 신문은 “파견할 경우 해상자위대 P-3C 초계기 등이 유력하다”며 “방위성 설치법상 ‘조사·연구’에 기반해 정보수집 및 경계감시를 수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자위대법상 해상 경계 활동은 일본과 관련 없는 외국 선박은 호위할 수 없다. 또 무기사용 권한도 정당방위나 긴급대피 등에 한정된다. 2015년부터 시행 중인 안보법제에서 용인하는 자위권 발동 근거인 중요영향사태나 존립위기사태 등의 해석도 엄격히 제한된다고 산케이는 분석했다.

다만 일본 국내법으로도 해적 대책에 한해선 타국 선박을 포함한 민간 선박을 경호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미 해적 대응 차원에서 파견된 자위대의 거점인 동부 아프리카 지부티 인근 바벨만데브 해협도 선택지로 거론되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자위대 독자 파견은 이란과의 관계도 염두에 둔 조치로 보인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산케이에 "미국이 주도하는 호위 연합체에 참가하면 이란과의 관계가 손상되고 에너지 안보가 위협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상진 기자 kine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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