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사진관]'가지도 말고, 사지도 말자' 보이콧 재팬 한 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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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선 기자

'가지 않습니다. 사지 않습니다'
지난달 1일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불만으로 한국에 반도체 핵심소재 등의 수출 규제제재 조치를 강행하자 국내에서 일고 있는 일본 불매 운동의 구호다. 일본 여행을 가지도,국내외에서 일본 제품 구매를 하지 말자는 운동이 시작된 지 어언 한 달이 지났다.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여론이 확산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지난 달 7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의 한 식자재마트에 '일본 맥주를 판매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걸려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에서 일고 있는 전방위적인 불매 운동에도 불구하고 일본 정부는 2일 수출 규제에 이어 한국을 수출심사 우대국 목록인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했다. 백색국가 제외는 국내에서 일고 있는 일본 불매 운동에 기름을 부었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청와대 여민관에서 긴급 국무회의를 열고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에 대해 "대단히 무모한 결정으로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단계적으로 대응조치를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예고하면서 동시에 국민에 단합을 호소했다.

지난 달. 7일 서울 한 마트에서 직원이 일본 맥주, 담배, 식품들을 진열대에서 빼내 반품 준비를 하고 있다.[연합뉴스]

네티즌들은 곧바로 청와대 홈페이지를 통해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파기 국민청원을 시작했다. 또 인터넷을 통해 구체적으로 구매하지 말아야 할 일본 제품 목록이 공유되며 실생활 깊숙이 파고든 일본 제품에 대한 리스트가 퍼지고 있다. '노노재팬'은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국내에서 판매되고 있는 모든 일본 제품 목록을 올렸다. 또 일본 제품을 대체할 국내 제품도 함께 공지하고 있다.

한국중소상인자영업자총연합회 회원 등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의 무역보복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제품 판매중지 및 불매운동을 선언하며 일본제품의 브랜드명이 붙어있는 종이상자를 밟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

불매 운동의 여파로 일본 차 국내 판매량도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는 5일 올 7월 수입 승용차 신규등록 대수 발표를 근거로 일본 브랜드 차량 판매량이 두 자릿수 이상으로 급감했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일본 차 렉서스와 도요타의 판매량은 6월과 비교해 각각 24.6%, 37.5% 감소했다. 렉서스는 982대, 토요타는 865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울산적폐청산시민연대 회원들이 지난 달 8일 오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울산시민들의 일본제품 불매운동을 독려하고 있다. [뉴시스]

아베 정권을 규탄하는 우리 국민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3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 거리에서 열린 '아베 규탄 시민행동 3차 촛불 문화제'에는 폭염의 날씨였지만, 주최 측 추산 1만 5000여명이 집회에 참석했다. 1차 촛불 문화제보다 약 6배 많은 시민이 모였다.
이튿날 일본 도쿄 신주쿠 역에 모인 도쿄 시민 수백 명은 "한국과 우호 관계를 유지하라"며 1시간 반 동안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다음은 지난 한 달 동안 진행된 일본 불매 운동과 그 여파의 장면을 사진으로 정리했다. 김상선 기자

지난 17일 오후 광주 서구 광덕고등학교 학생들이 '일본 제품 안쓰기 운동'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제품을 상자에 버리고 있다. 학생들은 이날 일본제품 불매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것을 다짐했다. [뉴스1]

인천 구월문화로상인회 회원들이 지난 달 23일 오후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한 상가 밀집 지역에서 열린 '일본 경제보복 규탄 불매운동 선언 행사'에서 일본산 차량인 렉서스 승용차를 부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달 25일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일본 불매운동 시민촛불발언대' 행사에서 서울겨레하나 회원과 시민들이 일본 상품과 전범기업의 로고가 적힌 대형 현수막을 짓밟으며 행진하고 있다. [뉴스1]

의정부고등학교학생연합 학생들이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제품 불매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 달 25일 오전 부산 부산진구 송상현 동상 앞에서 열린 '일본 아베정부 경제보복 규탄 및 일본제품 불매확대 범시민운동'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물을 채운 투명한 수조에 일본 제품을 수장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달 31일 강원 원주시사회단체협의회(회장 장각중)가 원주시 단구동 의료원사거리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및 독도영유권에 대한 억지주장을 규탄하는 대회를 하고 있다. 협의회는 아베 인형 단두 및 화형식에 이어 대대적인 불매운동 전개를 선언했다.[뉴스1]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 및 화이트리스트 배제로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4일 오전 서울 용산역 아이파크몰 유니클로 매장이 매장 리뉴얼로 셔터를 내린 채 영업을 중단하고 있다. 유니클로 아이파크몰점 매장 앞에는 7월29일부터 8월 5일, 9월 5일부터 19일까지 영업을 중지하며 9월 20일 리뉴얼 그랜드 오픈한다는 안내판이 설치되어 있다. 한편 8월 6일부터 9월 4일까지는 부분 영업을 하며 리빙파크로 입장이 가능하다는 내용도 함께 적혀 있다. [뉴스1]

그룹 'SS501' 출신 탤런트 김규종이 여자친구와 찍은 일본여행 사진을 삭제하고 사과했다. 김규종은 지난 24일 SNS에 여자친구와 일본여행 중 찍은 사진을 여러 장 올렸다. 일본 불매 운동이 사회적으로 확산된 가운데, 일본 여행 사진을 올렸다. [뉴시스]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한국 배제 조치로 불매운동이 확산되는 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일본행 출국장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여행객으로 붐비고 있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이해 이날 인천국제공항 출국장은 여행객으로 붐비는 모습을 보여 대조를 이루었다. [뉴스1]

노노재팬(일본 불매운동)이 들불처럼 번지는 가운데 4일 대마도 히타카츠항 국제터미널 단체여행 버스 주차장이 한산한 모습이다. 현지 매체인 나가사키 신문은 지난달 31일 일본 불매운동의 영향으로 한국인 관광객이 급감해 대마도 관광산업이 타격을 입고 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