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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의리, 유니클로 안간지 2년"…다니엘이 본 日불매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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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니엘 린데만. [유튜브 82people 영상 캡처]

다니엘 린데만. [유튜브 82people 영상 캡처]

독일 출신 방송인 다니엘 린데만(34)이 한국에 사는 외국인으로서 일본 경제보복 조치에 따른 한국 내 일본 제품 불매운동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그는 "2년 전부터 개인적으로 유니클로 불매 운동을 진행해왔다"며 일본의 역사 의식에 의문을 제기했다.

지난달 31일 유튜브 채널 '82people'은 '한국 사는 외국인도 일본 불매운동 동참해야 할까?'라는 제목의 영상을 게재했다. '외국인의 눈으로 본 한국'이란 콘셉트로 국내 이슈를 살펴보는 이 채널은 이날 일본 불매운동을 주제로 다뤘다. 진행자인 러시아 출신 미국인 유튜버 아트(Art)는 자신이 친구이자 JTBC비정상회담에 출연했던 다니엘과 국내 외국인 유학생들의 일상을 소개하는 유튜버 미키서와 이야기를 나눴다.

다니엘은 대화 중 자신은 이미 일본 의류 브랜드 '유니클로'를 오랜 시간 불매해왔다고 밝혔다. 그는 "유니클로가 '독도는 일본 영토'라는 일본 정부의 주장을 지지하고 있다고 들었다"며 "그래서 거의 2년동안 유니클로에서 옷을 한번도 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다니엘이 언급한 유니클로 독도 영유권 지원 발언은 지난 2016년 논란이 됐던 사건이다. 당시 유니클로 측은 공식 입장을 통해  "일본 우익 단체 및 독도 영유권 지원과 관련된 근거 없는 루머가 양산되고 있다"며 "유니클로가 일본 우익 단체를 후원하거나 독도의 영유권 관련 단체를 지원한다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다니엘은 현재 국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보이콧 재팬' 분위기와 관련해 당시 사건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또 그는 "제가 한국인이었다면, 한국에 사는 외국인으로서 한국에 대한 의리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저도 지금 불매에 동참하고 있다. 일본 물건은 쓰지 않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일본을 향한 비판의식을 보여줄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인지는 고민 된다"며 "한일 감정을 더 나쁘게 만들수도 있다. 양국의 무고한 사람들에게까지 피해가 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다니엘은 일본인들이 역사 문제에 무관심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일본인 대학생 가운데 2차세계대전이 끝난 시점을 모르는 학생들이 있다며 "적어도 전쟁이 몇년도에 일어났고, 누가 뭘했고 어떤 나라 편이었는지는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독일에서는 중고등학교 역사 수업 80%가 1·2차 세계대전에 관한 내용이다. 독일이 무엇을 잘못했는지에 대해 배운다"고 설명했다. 이어 "독일인들은 역사에 객관적이다. 동시에 독일인 스스로를 되돌아본다"며 "한국인들은 독일인들이 주변국에 사과를 많이 했다는 점을 좋게 생각하는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독일인들이) 진정성이 있다"고 자부했다.

그러나 "(사과를 했다는 이유로) 단순히 독일은 착하고, 일본은 나쁘다는 식으로 나눠서 볼 문제는 아니다"라고 경계하며 '지리학적 위치'가 일본과 독일의 큰 차이점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독일은 지리학적으로 유럽의 중심에 있다. 그래서 주변 국가들이 정말 많다. 독일은 전쟁 직후 파산했을 때, 다시 성장하기 위해 주변 국가들에 최대한 빨리 사과하고 그들과 경제적 교류를 맺어야 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일본은 독일과 지리적 위치가 달랐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일본은 섬이다. 전쟁 직후 미국의 도움을 받으며 미국의 섬이 되었다. 주변 국가에 사과할 필요가 없었던 거다"라며 "경제를 다시 크게 성장시키기 위해 그럴 필요가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독일도 나치와 관련해서 큰 문제들이 많았다"며 "독일도 강제 노역을 했던 피해자들에게는 2000년대 들어서 사과했다. 정말 늦게 사과한 편이다. 그리고 모든 학살에 대해 다 사과한 것도 아니다. 유대인에게는 사과를 했지만, 아프리카의 피해자들에게는 아직이다"라며 비판적 입장을 내비쳤다.

이민정 기자 lee.minjung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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