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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요 절반 일본에 의지하는 차세대 연료전지 핵심소재 국산화 성공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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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학연구원이 국산화에 성공한 차세대 연료전지용 부품소재인 바인더와 분리막. [사진 화학연구원]

화학연구원이 국산화에 성공한 차세대 연료전지용 부품소재인 바인더와 분리막. [사진 화학연구원]

 국내 연구진이 수요의 절반을 일본에 의지해야 하는 차세대 연료전지용 음이온 교환막 연료전지(AEMFC)의 핵심소재를 국산화하는데 성공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30일 화학소재연구본부 이장용 박사팀이 차세대 연료전지 ‘음이온 교환막 연료전지’에 쓰는 음이온 교환소재인 바인더와 분리막의 제조 기술을 개발해, 국내 중소기업 SDB에 이전했다고 밝혔다. 상용화는 올해 말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한국은 지금까지 연료전지용 음이온 교환소재를 독일 푸마테크와 일본 도쿠야마 등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다.

음이온 교환막 연료전지는 수소차와 발전용으로 쓰고 있는 ‘양이온 교환막 연료전지’에 비해 제조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어 차세대 연료전지로 각광받고 있다. 양이온 교환막 연료전지는 성능과 내구성이 우수하지만, 값비싼 백금을 촉매로 쓰다 보니 비용 부담이 컸다. 실제 백금 촉매가 양이온 교환막 연료전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에 달한다.

이에 반해 음이온 교환막 연료전지는 니켈과 구리 등 비귀금속계 촉매를 사용해 제조비용을 크게 낮출 수 있다. 또 관련 기술은 연료전지뿐만 아니라 수처리 시스템 등에도 활용할 수 있다. 하지만 핵심소재인 음이온 교환소재의 성능과 내구성이 떨어지는 게 문제였다.

이번에 개발된 음이온 교환소재는 음이온 교환막 연료전지에 쓰는 전극 바인더와 분리막이다. 연료전지에서 바인더는 분말가루 형태의 전극을 단단히 결합시키고전극층 내부에서 이온이 이동할 수 있는 채널을 형성한다. 분리막은 이온교환막이라고도 하는데, 고체 전해질로 양극에서 음극으로 음이온을 선택적으로 이동시키는 채널 역할을 한다.

화학연구원 연구진은 기존 상용 음이온 교환소재의 성능과 내구성을 한층 개선시켰다. 이온 전도도가 3배 이상 향상됐고, 화학적 안정성도 높아졌다. 하지만 양이온 교환소재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수준까지는 못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성능은 양이온 교환소재와 동등하지만, 내구성이 이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번에 개발된 음이온 교환막 연료전지는 당장 자동차나 건물용 연료전지를 대체하기보다 상대적으로 이용 빈도가 낮아 높은 내구성을 요구하지 않는 무정전 전원 공급장치(UPS)에 우선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연구책임자인 이장용 박사는 “연료전지의 소재 시장이 전체의 10%나 되는 것은 대단히 큰 규모”라면서 “이번 기술이전을 계기로 SDB와 함께 산업적 파급효과가 큰 음이온 교환소재를 상용화하고, 가격을 낮추기 위한 원천기술 연구 개발에 힘을 쏟겠다”고 말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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