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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의 심판 잇따르는 석포제련소의 8월…환경단체 고발까지

중앙일보

입력

석포제련소. [중앙포토]

석포제련소. [중앙포토]

시민·사회단체들이 낙동강 오염원인으로 지목돼 온 경북 봉화군의 영풍석포제련소를 다음달 6일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이틀 뒤인 다음달 8일에는 석포제련소의 조업정지 120일 처분과 관련한 청문회가 열리고, 다음달 14일에는 조업정지 20일 취소소송 1심 판결까지 있다.  석포제련소에 8월은 운명의 달이다.

환경단체 다음달 6일 석포제련소 고발할 계획 #다음달 8일엔 조업정지 120일 결정하는 청문회 #다음달 14일엔 지난해 조업정지 20일 관련 1심 #제련소 "환경단체 고발은 부정적 영향 주기 위함"

환경단체인 ‘영풍제련소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피해 공동대책위원회’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대구지부 소속 변호사들이 중심이 된 ‘제련소 공대위와 함께 하는 법률대응단’은 물환경보전법 등을 위반한 석포제련소에 대해 다음달 6일 대구지검에 고발장을 낼 계획이다. 실제 고발로 이어질 경우 1970년에 생긴 석포제련소가 시민단체로부터 고발당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고발단체를 대리한 백수범 변호사는 “지난 4월 환경부가 석포제련소를 조사해 밝혀진 위반사항 가운데 지하수법 위반에 대해서만 환경부가 관할인 봉화군에 고발을 요청했다”며 “처벌이 무거운 물환경보전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고발을 요청하지 않아 공대위와 법률대응단이 검찰에 직접 고발하게 됐다”고 말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4월 17일부터 19일까지 석포제련소를 대상으로 특별 지도·점검 결과 폐수 배출시설 부적정 운영 등 6가지의 관련 법률 위반사항을 확인했다. 우선 석포제련소 내에서 허가받지 않은 관정(우물) 52곳을 이용한 건 지하수법 위반이다. 당시 관정 안 지하수는 중금속에 오염된 상태였다. 이에 환경부는 지난 4월 22일 무허가 지하수 관정·개발 운영에 대해 고발(3년 이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 벌금) 조치하도록 관할 지자체인 경북 봉화군에 요청했다.

공장 내 바닥으로 폐수가 유출된 사항과 별도 배관으로 폐수를 흘려보내는 등 물환경보전법 위반 등의 사항도 확인했다. 이에 경북도는 최종적으로 120일 조업정지 처분을 예고했다. 석포제련소 측은 “환경부 적발 사항은 위법이 아니다. 소명하겠다”며 경북도에 청문을 신청한 상태다.

지난해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영풍제련소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피해 공동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 상류에 있는 영풍석포제련소의 폐쇄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6월 5일 환경의 날을 맞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영풍제련소 환경오염 및 주민건강 피해 공동대책위원회'가 기자회견을 열고 낙동강 상류에 있는 영풍석포제련소의 폐쇄를 촉구하고 있다. [연합뉴스]

석포제련소는다음달 14일 행정소송 1심 선고도 앞두고 있다. 석포제련소가 지난해 경상북도의 조업정지 처분(20일)에 반발해 제기한 소송이다. 지난해 경상북도는 석포제련소의 폐수 배출 오염 기준 초과 등과 관련해 조업정지 20일 처분을 내렸다. 석포제련소는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조업정지 처분을 과징금으로 대체해달라는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1심선고와다음달 8일 청문회를 앞두고 석포제련소 임원진이 구속되는 사태도 발생했다. 대구지검 서부지청은 지난 19일 환경분야 시험·검사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석포제련소 상무와 대기오염물질 측정 위탁업체 임원 등 2명을 구속했다. 이들은 지난 3년간 측정한 4400여 건의 제련소 대기오염물질 측정자료 가운데 약 40%인 1800여 건의 수치를 배출허용 기준 이내로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석포제련소 관계자는 “임원 구속 건에 대해서는 죄송한 마음”이라며 “다만 시민단체의 고발 건은 청문회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기 위한 것으로 판단된다. 조업정지 처분을 이행하면 손해가 1조4000억원이 넘어 운영이 힘들다”고 입장을 전했다.

영풍석포제련소는 1970년 경북도와 강원도가 인접한 해발 650m의 봉화군 석포면에 설립됐으며, 아연괴·황산 등을 생산하고 있다. 제련소 인근의 하천은 안동호를 거쳐 낙동강으로 유입된다.

봉화=백경서 기자 baek.kyungse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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